-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청춘 ㅣ 청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619/pimg_7974361234332235.jpg)
일본문학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그야말로 한창 청춘이라 할 나이인 35살에 파란만장한 삶을 마무리한 작가이다.
오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나쓰메 소세키 등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하지만 일본 근대문학의 정점이라 지칭하는 존재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 하겠다.
아마도 그의 작품을 접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거개가 근대적 산물의 작품들이라 여길 수 있고 단편에 속해 있어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은 마주할 기회가 마땅치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어쩌면 그의 작품이 그 자신의 생애를 대환한 작품으로 느껴지게 될 수도 있겠다.
35세면 청년의 청춘을 지나 중년기의 청춘에 접어드는 시기에 이르는 시점이라 삶에 대한 다양한 느낌을 조망할 수 있었을 터이고 보면 그러한 시기에 스스로의 생을 마감하는 일은 적잖히 그의 작품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판단 했을지를 짐작케 한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 중 청춘을 테마로 한 작품들만 골라 수록한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X 청춘" 은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생애만큼이나 짧은 단편소설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12편의 소설들은 모두 '청춘' 이라는 테마를 갖고 있어 오늘 우리의 현실 속에서 느끼는 우리의 청춘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가 지향한 경향이 대부분 어둡고 암울하며 인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한 부분들을 인간 내면의 이기심과 모순된 심리 등으로 세상을 염세주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관점을 다분히 느끼게 한다.
염세주의는 비관주의라고도 하며 세계 자체를 불합리하고 비애가 가득찬 곳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행복이나 꿈과 같은 것들을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생각하는 세계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경향적 관점이 그의 작품속에서 드러나는 것을 몰입도 있게 읽은 독자는 느낄 수 있을 것이나 이번에 출판 된 '청춘'을 테마로 한 작품들에서는 색다른 시선들이 더해져 눈에 들어온다.
'짝사랑' 은 누군가의 짝사랑을 듣고 또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하는 류의 서사와 '게사와 모리토' 는 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하지만 성적 욕망과 애증의 서사를, '귤' 에서는 화자의 행동이 만들어 내는 따듯함에 대해 목도할 수 있는가 하는 등 다양한 관점과 시선들이 우리를 그의 염세주의적 경향성에서 건져올려 청춘만의 특유의 빛깔과 역동적인 힘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청춘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방종과 자유분방함이 그 특유의 성질이라 여기지 않을까 싶지만 그 또한 사람마다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개연성이 농후하다.
청춘들에게는 무엇을 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고민으로 삶의 여운들이 영향을 미치고 그러한 일들은 왠지 모를 불안함으로 늘 나, 우리를 옥죄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게 된다.
마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쓴 유서에서 처럼 어떤 특정한 사유라기 보다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이 스스로의 생을 마감하게 하는 결과를 배태했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면 적어도 그가 바라 본 청춘의 모습이 어떤 모습으로 포착되고 그의 작품 속에서는 또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에 대해 관조하며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이 느끼는 청춘, 그가 생을 마감하며 전하고자 했던 청춘의 단말마가 오늘의 우리 현실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터에 우리의 청춘들은 과연 어떤 마음, 어떤 의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