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화가의 진실
방주 지음 / 큰집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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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나, 우리는 나, 우리라는 정체성 그자체로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이라 생각할 수 있다.

다분히 나, 우리의 존재가 사회적으로 말하는 천재 또는 영재와 같은 이들의 발전을 위한 재료로 사용되는 경우가 된다면 과연 나, 우리는 그러한 상황을 용납하거나 수용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져볼 수 있다.

미술이나 음악은 각기 해당하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재능을 가졌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고 보면 내재된 능력이 있다면 학습에 의해 발현되는 과정을 통해 재능있고 없음을 구분한다고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런데 자신에게 없는 재능을 얻을 수 있다면, 또는 재능이 이동하게 된다면 오늘을 사는 나,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욕망을 꿈꾸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하게 된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갑자기 얻게 된 재능이나 누군가 갖고 있는 재능이 이동하는 현상 등은 어찌보면 인간의 생각만으로 꿈꿀 수 있는 일이지만 초현실적인 모습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이야기를 풀어내 흥미로운 감성을 느끼게 해주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푸른화가의 진실" 은 천재라 해도 모든것에 천재적인 모습을 보일 수는 없지만 천재로의 모습을 보게 하는 금성과 현실에서 천재작가 현목성의 아들로 안목만은 천재적인 현준호와 그의 절대적 재능감을 자신이 이용하고자 하는 강은하의 치정과 애증에 얽힌 이야기들이 마치 캔버스 위에 뿌려지는 서로다른 물감이 보여주는 형체들과 같이 색다른 느낌을 주는 서사를 보여준다.

저자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 넘고자 하는 꿈으로의 욕망을 그려내고 있다.

한국미술계 원로작가인 현목성의 아들로 예술품을 보는 눈을 물려받은 현준호는 그야말로 금수저에 세상을 하잖게 여기는 존재이며 첫 대면에서 거부감을 드러낸 자신의 의식이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거부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현준호의 예술품을 보는 눈을, 그 재능을 자신에게로 옮기고 싶어 하는 은하와 진정한 천재감을 보이는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금성은 현준호와 공생관계로 지내며 예술혼에 집착하는 존재로 느껴진다.

저자는 은하와 금성을 차가운 앤디 워홀형 예술가와 위태로운 바스키아형 예술가로 지칭한다.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앤디 워홀형, 바스키아형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앤디 워홀은 팝아트의 제왕으로 대중적 이미지와 반복적 이미지 등을 통해 작품을 만드는 인물로 시각예술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주도한 인물이며 바스키아는 낙서화가, 만화, 죽음 이야기 등 충격적 주제등을 작품으로 남긴 인물로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킨 현실세계의 예술인이다.

강은하와 금성이 그러한 인물과 교차된다니 가히 강은하와 현준호, 금성의 얽히고 섥힌 광기와 집착, 사랑은 미술이라는 하나의 길을 통해 벌어지는 꽤나 밀집도 높은 매력적인 이야기로 기억될듯 하다.



예술와 예술가들의 천재성, 그에 못미치는 보통사람의 예술과 재능에 대해 꿈꾸는 욕망을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해야 하는걸까?

그들만의 리그 정도로 생각한다면 예술이나 예술가에 대해 논할 가치가 없다.

예술이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듯 누구나 할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도전할 수 있는 대상이 바로 예술이다.

하지만 우리가 예술성을 높이 사는 예술품들이 있듯이 예술가들 역시 자신들의 재능을 자신들의 사유를 통해 작품에 품어 놓고자 하기에 그에 대한 평가 역시 합당한 평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없는 재능을 몸을 팔아서, 목숨을 팔아서 얻는다 한들 과연 그것이 예술을 위한 투혼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

아니 타인의 인정 따위는 부차적이라 해도 자신이 원하는 진정한 예술혼을 위한 방편으로 합당한가를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럴수도 있다면 그러한 기회를 사고자 하는 누군가가 존재할 것이고 이러한 상황은 현실에서 나, 우리가 느끼고 보는 세상에 대한 시각에 반영되고 재단되며 거부되기도 한다.

인간은 자신에게 없는 그 무언가를 갖기 위해 광기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이 작품 역시 그러한 욕망의 끝을 광기로 몰고 가는 세 인물간의 진실을 조명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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