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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Q - 도둑맞은 기록을 찾아서
이명훈 지음 / 들녘 / 2024년 2월
평점 :
우리의 역사는 그야말로 도둑맞음은 물론이거니와 강탈된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한 역사속에서도 오늘의 우리 삶은 이어지고 있지만 오롯이 나,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에 있서는 마뜩찮은 느낌을 지울 수 없음이 안타까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왜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지 못하는가? 쉽게 말한다면 나는 누군가? 하는 물음을 역사를 통해 비춰보는 일이다.
개개인의 정체성 역시 우리 조상들의 정체성이 명확히 정의 되어야 비로소 오늘의 나, 우리의 정체성도 그 흐름을 이어받아 투명한 정의를 읽어낼 수 있다 생각할 수 있으나 우리의 정체성을 단정지을 수 있는 역사 자체가 뭉텅 잘려 나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러한 역사의 단절은 중국과 일본에 의해 이뤄 졌으며 지금도 역사왜곡이라는 이름으로 덧칠되고 있다 생각하면 왜 그러할까, 왜 그들은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는데 심혈을 기울일까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개인적 사상으로 생각해 보면 이는 쉽게 말한다면 시기이자 질투라 볼 수 있는 일을 옆사람이 한다는 것인데 나, 우리 자체의 존재감을 부정하는 일과 다르지 않음이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이면을 파헤치는 일은 전문 역사가 혹은 사학자들만의 일이 아니라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온전한 역사를 도둑질해 간 중국과 일본의 속내를 파헤치고 그들이 한 행위가 결국 그들에게 돌아가는 부메랑이 될 사실을 확인하게 될 속시원한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Q 도둑맞은 기록을 찾아서" 는 우리나라 역사학계는 주류로서의 강단사학과 재야사학으로 구분되어 형성되어 있지만 각각이 주장하는 역사적 실존의 실체에 대해 진실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음을 지탄하며 역사학자도 아닌 한 인물 남당 박창화라는 인물의 우리나라 강역과 역사에 대해 치밀하게 파헤쳐 들어간 내용을 일본의 궁내성 서릉부 직원인 미치코가 양심고백을 하면서 파장이 일어 그간 역사에 대한 추적을 하고 있던 기자 현우와 남당의 손자 등이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역사를 논하며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 투명성이며 또한 상대성이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투명성은 진실이라는 것이 드러날 수 있도록 수 많은 사료, 자료 등을 통해 명확히 사실임을 밝히는 일이며 또한 상대성은 일제강점기를 생각해 보면 한국으로서는 치욕의 시대이지만 일본으로서는 국운융성의 시대로 볼 수 있는 일이다.
국가주의 또는 국수주의에 매두몰신하게 되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자칫 고립된 상태로의 납득키 어려운 역사관을 갖게 될수도 있다.
이는 상호관계로 이루어져 있는 수많은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이 우리에게 치욕의 삶을 안겨주었다면 우리는 베트남에 그러함을 안겨준 나라라 할 수 있다.
일본에게만 사과를 요하는 우리의 의식속에 베트남에 대해 사과하는 우리의 자세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역사를 올바르게 보고, 판단, 평가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느냐에 대한 의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적 정체성을 이해는데 있어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외에는 마땅히 특정할 사료가 없다.
왜 그럴까? 우리의 역사가 그 두권의 책으로만 특정할 수 있는것인가?
소설속 인물들은 우리 역사의 왜곡은 조선이 들어서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추측하며 그에 따른 합리적인 추론을 펼쳐 나간다.
추론이지만 무지막지한 상상이 아닌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위를 찬탈한 세조의 상고서 수거령을 통해 왜? 왜? 왜?를 캐물으며 조선의 정통성 훼손이라는, 위화도 회군으로 인한 정통성 성립과 유지라는 의미를 밝혀내는데 고군부투한다.
우리의 역사, 우리의 정체성을 깊이 알고 싶어하는 일은 한국인이면 거의 모두가 품고 있는 생각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그러한 우리의 마음에 품고 있는 의식을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밥그릇 지키기와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왜곡이 왜 일어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로의 답답한 현실을 목놓아 부르짖지만 우리것을 우리것이라 당당하게 요구하지 못하는 정부와 학계의 무능을 질타한다.
남당 박창화의 <화랑세기> 필사본의 존재여부, <강역고> 등 존재했다 하지만 확인할 길이 없는 역사사료들이 우리 역사에서 사라져 어떻게 일본의 황궁 서릉부에 존재하는지를 상상의 고리를 펼쳐 독자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과 흥미를 더욱 감칠맛 나게 해 준다.
남당 박창화 선생의 주장은 몇 년전 실제 기획특집으로 마련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묻혀져 버린지 오래다.
저자는 소설 속에서 말한다.
-수 많은 역사를 서술한 책들이 허구라도 좋다. 그것이 무(無)라 해도 좋다. 분명하면 된다.
유(有)든 무(無)든 확실하면 된다.있으면 진실이 되는 것이고 없으면그 무(無)를 바탕으로 허구를 걷어내고 새로운 진실을 짜면 된다고....
현실의 우리 역사학계는 우리의 역사 의식을 이분화 시킨 주범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가 살아 온 강역에 의해 결정된다.
강역은 나라의 기본적인 틀이며 정치, 경제, 행정, 살림 등이 돌아가게 하는 바탕이라 그 바탕이 제대로 되어야 그 위에 문화의 꽃이 핀다. 사람사는 맛이 나고 삶의 윤기가 흐르게 된다.
과거의 왜곡은 현재의 왜곡을 낳고 미래를 왜곡시키는 근원이기에 미래를 윤택하게 하고 현재를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는 왜곡된 과거를 반듯이 펴야 함을 강조한다.
한 편의 역사소설이자 흥미를 자극하는 작품으로만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상상력의 소산이라는 것이 기정 사실의 유추나 추측을 더듬어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임을 생각하고 자서전류와 같은 의미보다 더욱 그 파장이나 결과적 파급력이 크다는 사실을 주장하며 우리의 역사에 대한 상상력을 부추기는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어 우리 역사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는 유한한 시간을 맛보게 해 준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