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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버전
그레이스 챈 지음, 성수지 옮김 / 그늘 / 2024년 1월
평점 :
현실과 가상세계는 엄연한 구분이 존재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지만 지금보다 더 먼 미래에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 지거나 아니면 현실과 가상세계의 동일화가 이뤄질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이 현실을 의식하는 일은 물질적인 존재로의 현시성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다.
가상공간, 가상 세계에서 나, 우리의 존재를 드러내는 일은 나, 우리라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으로 이뤄지는 일들이라 볼 수 있기에 현실에서 느끼는 가상세계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의문과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깨닫게 된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모든 변화의 결과는 인간의 삶으로 귀결됨을 의식할 수 있다.
2080년, 지금으로 부터 50~60년 후의 세계는 현실과 가상세계의 구분에 대한 경계를 넘어 현실가상세계라는 또다른 세계관을 엿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면 2080년의 세계를 먼저 맛볼 수 있는 소설을 통해 저으기 두려움 가질 수 있거나 호기심 섞인 미래의 이야기를 즐겨볼 수 있을것 같다.
이 책 "너의 모든 버전" 은 2080년대의 지구는 아마도 지금 이대로의 인간의 삶이 지속된다면 맞게된 전혀 새로운 세계를 뜻하며 그러한 SF적 세계관은 아마도 지금껏 우리가 생각했던 많은 미래에 대한 공상, 상상, 추측 등을 통해 떠올린 그 모든 것들이 이뤄졌거나 더 많은 변화를 목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사이보그는 인간과 로봇의 유기적인 합작품이지만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변화로 말미암아 물질적, 육체적 존재감을 떨쳐버리고 정신적 존재로의 삶을 통해 세상 모든것과의 유기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된다.
이른바 영혼, 정신만의 지속가능한 삶을 살수 있고 또한 버전 업 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인간의 육신은 더이상 필요치 않는 쓰레기가 될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제까지의 나, 우리를 형성했던 정신적 버전이 오늘의 업로딩으로 인해 새로운 영혼, 정신을 다운로드 받거나 하는 모습으로 인간의 정신적, 외형적 모습이 변화한다면 더이상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로 불리기를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구를 뜻하는 가이아의 환경은 이미 오래전에 척박할 대로 척박해져 더이상 인간으로의 삶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인간은 그런 환경을 벗어나고자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현실가상세계라는 SF적 세계를 통해 정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인간이 인간이기 보다 컴퓨터의 한 부품처럼 인식하게 되는 세상이 도래해도 인간적인 삶이라 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뇌를 스캔하고 뇌속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가이아로 업로딩 후 신체는 헌 옷 바꿔 입듯 바꿔치기 하는 기술을 통해 늙음도, 아픔도, 고통도, 죽음도 없는 신인류의 탄생이 그려진다면 지금의 나, 우리는 그러한 세상을 과연 원한다고 말하거나 기다릴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인간의 최고 숙원이라는 죽음을 넘어서는 일, 죽음조차 넘어서 영원히 사는 세상을 만난다면 과연 행복할까 하는 물음에 나,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인간적인 모습으로의 삶과 죽음을 선택하는 자와 병들고 늙어가는 신체를 버리고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해 가이아라는 현실가상세계로 떠나는 사람들, 저자는 내 존재의 정의에 대해 심층적으로 고민하고 시간적 순서로 읽혀지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속 나의 존재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저자는 미래 가이아라는 가상세계를 통해 우리가 바라마지 않는 세계를 유토피아적으로 그리고자 했으나 무언가 빠진듯 한 느낌으로 아쉽게만 느껴지는 삶의 모습들에 대해 인류의 미래라는, 그러나 '인간적인 ' 이라는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느껴진다.
어제의 나, 우리가 컴퓨터 부품 갈아 끼우거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듯 바뀌어 가는 세상을 만나게 되면 새로움이라는 의식이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죽음과 같은 의미로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더더욱 기술이 발전하면 원하지 않아도 버전을 바꾸어야 하는 나, 우리가 될 수도 있고 보면 인간이라는 타이틀을 버린 존재로의 삶은 유토피아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