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위의 삶 - 뇌종양 전문 신경외과 의사가 수술실에서 마주한 죽음과 희망의 간극
라훌 잔디얼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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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의 삶이라니 섬뜩한 느낌을 주는 표현이라 생각되지만 1만 5천 명의 환자, 4천 건의 수술을 진행한 뇌종양 전문 신경외과의의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간극을 표현한 의미로 해석하면 섬뜩함에서 숭고함으로 전환된다.

그러한 일들이 나, 우리에게는 없어야 하겠지만 우리의 신체는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어떤 경우라도 몸 안에 암(종양)을 가지고 이는 경우 4기를 넘어가면 더이상의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의사들이 생각하고 있기에 우리로서는 더이상의 손 쓸 방법이 없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삶의 애착을 놓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기, 완치 불가능한 암 환자를 수술하는, 희망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사들도 존재함을 생각하면 설혹 수술을 하다 죽음을 맞는다 하더라도 희망의 끈을 잡아보고 싶은 환자들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하나의 수술에 두 목숨이 달려 있다는 건 그만큼 충격적인 일이자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수술, 뇌종양 전문 신경외과 의사가 펼쳐내는 뇌 수술실에서 마주하는 희망의 서사를 기록한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칼날위의 삶" 은 수술대 위에서 몇 천명의 삶을 연장 했고, 죽음의 허점을 공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서사를 안겨주고 싶어 한 저자 라울 잔디얼의 인생과, 일, 경험, 회상에 근거한 논픽션을 그리고 있는 책이다.

그는 말한다, 뇌종양 수술은 단순한 인체 해부가 아니라 피부로 느끼고 머리로 아는 사안의 핵심으로 깊숙이 들어가 경이로운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 봐야 하는 일이라고...

40대인 저자는 1만 5천 명 이상의 환자를 만나고 4천 건 이상의 수술을 진행하며 윤리 문제와 갈등에 대처한 여정으로이 이야기들을 담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 역시 수술이라는 의미를 새롭게 느끼게 된 경위에 대해 적나라하고도 소상히 밝히고 있어 그에게 수술이 어떤 가치와 의미를 지니는지를 살펴 볼 수 있다.

의료계의 기득권 싸움에 온 나라가 시끄러운 지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분을 느끼고 있지만 너무도 의료계에 대한 지식들이 없다는 점은 비단 나만의 문제라기 보다 사회적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단적으로 예를 든다면 환자의 뇌를 열지 말지를 결정하는 일은 전적으로 신경외과 레지던트(경험이 있는 레지던트가 아님), 그것도 (총 7년 중) 2년차 레지던트에게 달려 있다는 이러한 사실은 참으로 놀랄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풋내기 의사에게 우리의 목숨을 맡겨야 하는 실태라는 점은 아마도 나라마다 조금씩 다를지언정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그러한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전문가가 되는 것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의료계에 대한 상식, 지식 등을 꽤나 많이 이해할 수 있었음을 밝히고 싶다.



저자는 몸과 마음에 숨은 상처로의 트라우마를 시작으로 몰입, 자아, 실패, 믿음, 위협, 중독, 가치, 상실, 삶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독자들에게 한 사람의 마음이 다른 사람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보아야 하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그 자신이 뇌종양 환자들을 수술하는 의사이지만 그의 삶은 그들 환자들을 통해 더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삶의 취약성과 회복탄력성에 대해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으로의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누구나 마지막이라는 단어 앞에서 두 손을 드는 일보다 환자의 삶의 여정이 정상이자 희망의 결과임을 드러내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인간 삶의 본질과 가치에 기반하는 박애적인 의미로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하게 된다.

뇌수술은 그 어떤 수술 보다도 어렵고 힘든 수술이지만 수술 집도의의 이러한 마음가짐은 죽음과 삶의 경계를 타고있을 환자들에게 자그마한 희망의 서사가 되기에 충분하리라는 판단을 해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수 많은 교훈, 깨달음, 재미, 매혹과 충격적인 실태를 확인하는 시간을 목도할 것이다.

그러함이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점철된 진짜 칼날 위의 삶이 아닐까 싶어 일독을 추천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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