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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피난처에 잘 있습니다
이천우 지음 / 북다 / 2024년 1월
평점 :
피난처는 재난을 피하여 거처하는 곳 또는 근심, 고통, 위험 따위로부터 피할 수 있는 장소나 대상을 지칭하기도 한다.
이러한 피난처의 정의를 생각하면 우리가 몸과 마음을 숨기고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쉼터로의 피난처는 현실 세계에서 터지는 수 많은 전쟁들의 진실을 통해 사실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물질적인 피난처를 생각하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정신적인 피난처를 생각하면 또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는 개연성이 있다 할 수 있겠다.
바로 우리를 길러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부모님들이라는 피난처를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피난처이자 안락한 피난처로 여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피난처에 잘 있다는 건 그만큼 나, 우리 자신이 세상을 맞서 홀로 설 수 있을 때 까지 힘을 모으고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을 가질 수 있으며 세상의 힘겨운 일들이 마치 폭풍우 치는 바다와 같다면 격랑적인 파도를 막아주는 것도 부모님들의 삶과 인생의 책임과 의무, 사랑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매력적인 작품의 이름으로 피난처를 새로운 의미를 더해볼 수 있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우리는 피난처에 잘 있습니다" 는 현실을 사는 우리네와 하등 바를 바 없는 삼남매에게 닥친 반복되는 타임루프를 통해 그간 데면데면해 왔던 아버징 대한 가족간의 사랑에 의미를 더해주는 작품으로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까지 뜨거운 숨을 쉬게 하는 소설이다.
식물인간이 되어 병원에 누워 있는 아버지, 직장에서 명퇴와 아내와의 이혼을 생각하는 진태, 춤 동호회에서 짝 사랑한 여인에게 연정을 배신당했다면 자살을 시도한 진수, 자신의 성적 정체성이 레즈비언임을 깨닫게 된 웹툰 작가 혜민에 이르기 까지 그들의 삶은 어느 하나 우리네의 삶과 다르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적 모습을 기시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의 마지막 임종에 이르러 부르짖은 에이미라는 이름의 여자에 대해 나름대로 각기 분석하고 상상한 삼 남매는 에이미에대한 자료를 찾아 아버지에게 마지막 위로를 해 주고픈 마음에 아버지의 남겨진 역사들을 살피기 시작한다.
아버지 침필로 기록된 명상록을 발견하고 읽어가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젊었던 시절의 이야기는 마치 데자뷔처럼 삼 남매의 현실 속에 회자되지만 밝혀 낸 것은 고작 아버지가 미쓰 박, 미쓰 김이라는 여성에 대한 사랑의 흔적, 에이미에 대한 이야기는 실낫 같은 희망으로 단서를 남기고 더욱더 그 존재에 대해 의문과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실 누구든 자신이 아닌 타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일은 마뜩치 않은 일이지만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삶의 연대기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자녀들이 볼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그들 ㅏ름대로의 아버지에 대한 도리를 다하기 위한 방책으로 볼 수도 있다 생각하거나 이 책이 보여주는 아버지의 삶이 어떠했고 나, 우리는 또 그러한 아버지와 어떤 연관이 있는 존재들인지 연관된 내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더더욱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을것 같다.
머리 크고 제 생각이 있다 하여 우리는 도두다 자신이 어른이 된 것인양 착각을 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세상의 풍파에 맞서 싸워보기도 전에 힘겹다 생각되면 다시 피난처로 돌아가려는 우리의 나약함을 꼬집어 내는 저자의 글일 수도 있다 판단하면 저자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의미는 꽤나 혹독한 채찍질로 느껴질 법하다.
삼 남매의 사정이 딱 그렇다.
에이미와 연관된 단서를 찾기 위해 모인 아버지 집에서 틀어놓은 옛날 오디오 전축의 판이 2~4번 튄 후 시간은 타임 슬립이 되어 15일 이전으로 되돌아 가게 되는데, 과연 그들은 타임슬립을 멈추고 아버지의 죽음을 온전히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의미를 찾아 낼 수 있을지....
지금 나의 존재는 어떤 존재인지 나 스스로 묻기 보다 나의 존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모님께 먼저 물어야 합당하다.
그분들의 과거를 통해 나, 우리가 어떻게 세상에 오게 되었는지를 삶의 진정성을 통해 들어볼 이유가 충분하다.
내가 듣는 부모님의 사랑이야기, 시대와는 맞지 않아 닭살 돋을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부모님도 진짜 사랑을 했구나, 그래서 나, 우리의 존재가 지금 존재하는구나 하는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세번의 타임슬립이 일어나고 이젠 처음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뤘던 어벙벙한 삼 남매가 아닌 그 누가 보아도 어엿한 인물로의 삼 냄매가 된 그들, 우여곡절 끝에 에이미에 대한 비밀이 풀리고 그들은 마지막 타임슬립이 끝난 상황에서의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끈끈한 가족 이야기 이면서도 누구나맞이 하게 될 가족의 죽음과 이별에 대한 의미를 디새겨 볼 수 있는가 하면 한 때 젊었을 나, 우리의 전신이었던 부모님들의 삶 또한 소중한 삶이자 사랑의 역사였음을 지극히 평범한 반전을 통해 깨닫게 된다.
가슴 따듯한 느낌을,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부모님들에 대한 사랑을 진정성 있게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라 소개하고 싶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