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시절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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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있다.

초록, 파랑계열은 인간의 삶을 이야기 할 때 젊음과 청춘의 시기를 뜻하기도 한다.

색을 인간의 인생, 삶과 연결지워 이야기 하는 일은 무수히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고전적 수법임과 동시에 현실적 수사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어제부터 오늘, 그리고 내일도 그러한 방식으로의 표현법은 지속될 터이니 말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루이즈 엘리자베스 글릭의 열번 째 시집 일곱 시절(The Seven Ages)은 시집의 표지 부터 그간 시인이 천착해 왔던 이미지들과는 다른 모습으로의 의미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바로 그 초록은 동색이라는 표현과 어울리는 내용의 시, 시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일곱 시절" 은 시인의 또다른 시집들이 보여주는 삶과 고통, 죽음과 같은 이미지를 벗고 자연, 계절의 여름을 상징하는 듯한 느낌, 성장과 기쁨과 사랑의 시들로 채워져 있다.

시절과 시대, 시절은 일정한 시기나 때를 가리키며 역사적 시간을 드러내는 시대에 비해 순간이라는 의미로 사용될 수도 있음이고 보면 저자의 일곱시절의 의미는 색다르게 느껴질 법도 하다.

일상적이며 약동하는 기운을 느껴볼 수 있는 시들이 시어를 토해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들이 나, 우리의 살아있음을 보고하는 현장이며 스스로가 목도하는 시절임이 분명하다.

삶의 종착역을 향해 가는 매 순간마다의 나, 우리의 마음은 자신도 모르는 불분명하고 어색한 무엇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마음이 드러내는 진솔한 의미를 저자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나?

많은 시들이 있지만 "일곱 시절" 을 통해 보이는 시인의 '나' 라는 존재이며 그 존재는 사랑을 하고 배신을 당했으며 지구를 얻었다고 했다.

'일기에서' 는 한 번 사랑했고 두 번 사랑했다, 쉽게 세번을 사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세계, 문명 안에서 우리라는 존재로 나는 온전히 나로만 존재하며 나 이외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남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다양한 시어들을 읽어내며 유추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게 바로 저자가 원했던 것이라는 시어처럼...



시인의 시에서 여름을 주제로 한 시들이 종종 눈에 띤다.

여름은 초록의 계절이자 만물의 생장이 이뤄지는 계절이라 볼 수 있다.

어쩌면 시인이 말했던 것처럼 한 여름 밤의 몽상에 불과한 인생이자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머물면 여름밤의 위안과 일상의 위안으로 인간 존재의 당당한 기쁨과 슬픔의 메아리를 일곱시절의 시집에서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삶의 저편에 고통을 멈추게 할 죽음이 존재하지만 삶을 사는 우리에게 죽음은 가 닿기 두려운 존재감을 가진다 할 수 있다.

죽음이 가까워 지면 우리에게 과연 무엇이 남고 무엇을 마음에 그리며 애틋하게 생각할까?

모두가 한 여름밤의 몽상과 같을진데...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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