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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12월
평점 :
역사에 점점이 수 놓아진 역성혁명들이 꽤나 많음을 알고 그를 살펴 만약 성공했더라면 이라는 의미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
혁명이란 기존의 정치와 제도 등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하는 의미를 가진 것임을 생각하면 우리의 역사 중 가장 큰 역성혁명으로 알려진 홍경래의 난은 아쉽기도 한 혁명이고 또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서구 프랑스대혁명의 성공과는 그 결이 달라 비교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일도 유익한 일임에 분명하다.
왜 프랑스대혁명과 홍경래의 난은 같은 맥락과 결을 지니고 있는데 그 결과는 우리가 아는바와 같이 완연한 다름으로 기록되어 있는지 궁금하게 여겨진다.
민주주의 확립과 자유, 평등, 박애를 지향했던 프랑스대혁명의 진앙지 세인트헬레나에서 온 남자를 통해 조선 후기의 백성들의 황폐한 삶을 개혁하려 했던 홍경래의 난에 대한 역성혁명의 새로움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 는 미완으로 끝난 홍경래의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성공에 대한 상상력의 제고를 가늠케 하는 의미를 주인공 안지경의 시선을 통해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조선 후기는 신분제도의 부패와 탐관오리가 기승을 부려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황폐화된 삶을 살았던 시기였고 평안도 지역은 더욱 더 중앙의 차별을 받아 그 어려움이 극심했기에 홍경래를 중심으로 중앙에 대항하는 농민항쟁이 발발했지만 그를 지원하는 여타의 세력이 미미했고 전국적인 거사로 확전되는 양상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프랑스대혁명은 사상혁명이자 시민혁명으로 자유로운 개인, 자기확립, 평등한 권리 등을 위한 혁명으로 절대주의 체제 속에서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되어 국민 모두에게 영향력을 미친 대혁명으로 성공을 가져왔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처럼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명분만 있지 모두를 위한 비전의 제시가 없다면 어떤 역성혁명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주인공 안지경, 홍경래를 따르다 쫒겨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까지 흘러가게 되고 프랑스 대혁명을 알게 된 그는 조선을 백성이 다스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한 꿈을 꾸는데...
'때' 라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조선의 상황, 분위기, 사람들의 인식 등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혁명의 때는 무르익어야 비로소 혁명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본다면 여전히 우리는 수 많은 혁명의 때를 놓치거나 미숙함으로 인해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내지 못한 존재로 낙인 찍혀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역사의식 및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의식을 가진 환경들이 무르있었다면 분명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이 지속된 수 많은 혁명들에 의해 우리의 역사는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으로 변화 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소설의 백미는 이런데 있는 것이 아닐까?
안지경의 도망, 후퇴 등으로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어 더이상 혁명으로의 존재감이 없는 일이 되었다.
모름지기 일개 개인의 삶도 비전과 계획을 통해 스스로를 설득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계제를 만들어야 한다.
하물며 백성과 국민을 위한 혁명을 함에 있어 명분만으로는 목숨걸고 뛰어들 사람들을 모으기 힘들다는 사실과 함께 온전한 혁명으로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인정받기 힘들다고 느껴진다.
현실 정치판 역시 국민들의 민의를 저버린 그들만의 리그와 같은 모습으로 혁명과 혁신을 입에 담고 있지만 마뜩찮은 모습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를 쉽게 볼 수 있다.
정권은 국민에 의해 창출되고 언제라도 혁명은 국민에 의해 바뀔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의 바램이 아마도 이런 국민에 의해 바뀌게 되는 세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