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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전유성 지음 / 허클베리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제목 말처럼 지구에 처음 온 사람이라면 모든게 새로울게 분명하다.
그런 새로움은 두려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두려움 보다는 모든것들이 새롭게 느껴진다면 식상하거나 매너리즘에 빠져 무기력해 지는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그런 삶을 살 수는 없을까? 삶에 대한 권태를 느끼는 나, 우리에게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되는 일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일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일상이 마찬가지인 나, 우리에게 새로움이라는 상황이나 분위기는 나, 우리를 완전히 다른 존재로 바꿔 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그러한 삶을 살아 가기가 힘들겠지만 의식적인 노력을 경주하면 어느 정도는 늘 새로움을 지향하며 사는 나, 우리가 될 수 있으리라 판단해 볼 수 있다.
개그맨으로, 개그맨들의 맨토로 알려진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전유성의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은 개그맨 전유성을 생각하면 떠 오르는 싱긋한 느낌의 웃음을 머금게 하는 책이다.
살아 보면 인간은 웃음만을 웃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웃음도 울음도 찡그림도 마음의 표현임을 이해하게 되는건 그러한 표정을 통해 나, 우리는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작든 크든 상대의 마음에 깃든 진실함을 원한다고 느끼게 된다.
전유성, 그의 유머와 개그는 눈물과 웃음과 마음을 아리게 하는 느낌을 담고 있어 인간적이고 복고적이며 새롭다는 의식을 가질 수 있다.
그는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실행하며 살고 싶다고 한다.
그런 그의 생각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눈물 한 바가지를 쑥 쏟아 내게 한 글 한 편을 소개하면...
<너네 어머니 오이지 참 맛있었는데> 라는 글이다.
다양한 전시와 근조화환들은 이제 천편일률적이다 못해 식상한 수준으로 전락했기에 더이상 우리는 그러한 화환들을 통해 작으마한 위로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마음이 담긴 화환, 한 줄기 글, 문장이라도 다르게 쓸 수 있고 받을 수 있다면 다분히 위로받고 축하받을 수 있는 자리의 역할은 충분히 해 내리라는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
생각해 보라, 어머니 장례식을 치르는 친구에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보다 '너네 어머니 오이지 참 맛있었는데' 라는 문구는 상을 치르는 상주의 마음을 잔잔히 위로해 줄 수 있는 한 줄기 힘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러한 위로와 마음 씀이 바로 전유성이 하고자 하는 다름, 차이에 대한 의식이고 보면 그의 행보가, 삶이 순탄하게만 보여도 여전히 그는 삶이라는 실험실에서 실험중인 존재로 느껴진다.
개그는 웃음을 통해 뭇 사람들의 마음을 따사롭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요즘의 개그가 아닌 전유성식 개그는 더욱더 사람에게 다가서는 따스함이 녹아들어 있고 늘 남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의 개그를 통해 인간답고 따사로운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그의 충만한 개그는 복고적이며 자꾸만 옛것을 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새로움에 반짝이고 호기심과 궁금증 가득한 모습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시대착오적일지는 몰라도 인간답고 인간에게 다가서고자 하는 그만의 솔직 담백한 개그가 더욱 매력적으로 끌림을 주는 이유가 되는지도 모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