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크
라문찬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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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1980년대는 어떤 시대 였을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시대유감을 갖게된 시대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군사정권에 의해 창출된 시대라 그 무엇 보다도 반공, 용공, 불순분자에 대한 거부감이 극에 달할 때 였음은 말할 나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청춘의 의식은 그런 군부 독재와 정권에 저항의식을 가져 수 많은 데모와 농성으로 그들의 타당성 있는 주장을 위해 목놓아 울었던 역사를 우리는 지나쳐 왔다.

어느 시대나 정권의 불합리한 부분을 지적하고 항거한 일은 학생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학생운동의 계보야 말로 올바른 정권을 위한 몸부림으로의 명맥을 잇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실의 기득권 정치세력들 역시 그들의 젊었던 시절 학생운동의 깃발을 높이든 사람들이었고 보면 가히 시대유감의 의미를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학생운동과 관련한 이야기, 대남공작과 현실에서도 어딘가 존재할지도 모르는 용공주의자들에 대한 스토리를 담아낸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드보크" 는 군사정권 시절의 대남공작 사업과 학생운동의 연계점을 조망하고 있다.

시대의 불만을 혁명으로 바꾸고자 지하조직화 된 학생운동의 계보와 실태를 현실감있는 인물들을 통해 그 맥을 잊고 발본색원 되어야 마땅할 용공분자의 공작으로 지속적인 대남공작이 이뤄지는 실상을 보여준다.

어느 인물의 의문에 쌓인 죽음으로 인해 하나의 사건이 부표처럼 떠오른다.

죽은 이는 누군가에게 돈을 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확인과정에서 살해되고 그는 자신의 안위를 생각해 기자에게 제보할 것을 염두에 두었는데...

그의 죽음과 연관된 추리를 이어가면 지하당 사건과 맥이 닿고 이야기는 장면 전환처럼 대학 새내기 안경석과 김성찬이 즐길 동아리를 찾다 우연치 않게 조국통일위원회라는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대남공작의 조직원이 되는 과정을 밟아가지만 경석과 성찬의 매우 다른 성품은 그 둘의 인생을 갈라 놓는다.

꽤나 학생운동 사건의 흐름을 세밀하게 그려 놓고 있어 이해가 쉬웠다.

혈기왕성한 젊은피를 가진 학생들에게 군사정부의 모든것은 부정부패의 고리처럼 여겨지고 혁명의 깃발을 드높여 전복, 새로운 세상으로의 공산주의, 사회주의를 건설하고자 하는 열의를 갖지만 이론과 실질적 상황은 많이 어그러진 모습으로 역사는 비춰진다.

하지만 분명 지하당 사건은 역사가 되었고 나, 우리에게 교훈적 메시지를 준다.

운명의 장난이란 이런걸까? 경석과 성찬은 한 여자를 두고 경쟁하게 되고 결국 성찬의 아내가 된  미영은 암에 걸려 고군분투 하는데 어엿한 인물이 된 경석은 반갑지 않은 병문안을 와 미영과 무언가를 이야기하곤 하다 성찬에게 비밀을 들키게 되는데, 자신의 생존이 달린 비밀을 아내 미영이 쥐고 있지만 삶을 마감하고 만 미영, 그 후 성찬을 대하는 경석은 친구가 아닌 악마화된 인물로 묘사된다.

납치, 고문, 강제자백 등 숫하게 보고 들어 온 어둠의 세력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그럼에도 상황을 반전 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주누 성찬의 모습을 통해 정치 사상에 대한 달갑지 않은 느낌을 갖게 된다.

아니 북한의 대남공작의 한계점을 볼 수 있으며 수 많았던 학생운동의 실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판단해 본다.



드보크는 간첩이나 공비들이 무기 및 무저기 등을 조달받기 위한 무인함과 같은 의미라고 한다.

러시아에서 시작되어 커다란 '참나무'를 뜻한다는데 이는 활동을 위한 교두보적인 역할을 하는 장소,  또는 인물 등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용어이다.

어느 정권, 어느 세력도 자신의 정권 찬탈과 유지를 위해 수 많은 목숨을 앗아간다.

정치가 흑백을 따지는 입장이라지만 진실을 회색이라 지칭하는 까닭은 뭘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우유부단함의 대명사가 바로 회색이며 민주주의 사회를 전복하고 공산, 사회주의 건설을 주창하는 이들이 바로 회색분자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진실과 회색의 매칭은 마뜩찮은 느낌으로 다가선다.

상황에 따라 회색은 진실이 되기도, 되어야 하기도 한다. 

특종을 보도하는 기자들에게 흑과 백은 기울어진 운동장 처럼 편견에 쌓인 보도가 될 수 있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회색지대로의 드보크가 된다면, 그렇게 의미를 부여 한다면 좀 더 명쾌한 일들이 역사에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학생운동 시대를 살아 온 세대라 그런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 남달라 그 때 그 시절로 되돌아 가는 시간열차를 탄듯 흥미롭고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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