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독백 - 서경희 소설집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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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롭게 알았다.

잡초가 아닌 버섯이 밟히고 또 밟혀도 비 한 번 내리고 나면 다시 자란다는 사실을, 하긴 그만큼 나의 시야가 좁았다는 말과 다르지 않음을 생각하면 무지함에 쌓인 결과라 할 수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었는지 생각해 본적이 있었나 싶다.

그만큼 자기 의식에 소명의식이나 주체적인 의식이 없었다는 말과 다름이 아니고 보면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도 나의 그러한 의식과 시선은 영향력을 미쳤으리라 판단해 볼 수 있다.

소설속 인물들도 나와 같은 그런 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자기 자신의 소명의식에 꽉찬 옹골진 모습을 보이는 인물들도 있다.

물론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탄생이니 만큼 현실적 인간과는 다소 차이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현실적 상황을 기초로 더욱 멋진 가공의 인물을 탄생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

그러한 인물이 잘났건 못났건 혹은 영웅이건 괴물이건 창조된 존재로의 역사는 시작되는 셈이니 현실의 괴물들 보다는 월등히 시사하는 바가 크리라 판단해 보며 밤의 어둠을 통해 희망을 읊조리는 작가의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밤의 독백" 은 등단 이후 8년만에 8편의 단편을 묶어 작품을 낸 서경희 작가의 소설집으로 우리사회의 약자로 치부되는 가난, 성소수자, 폭력에 당하는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저급함이 창출해내는 괴물적인 모습으로의 우리를 드러낸다.

괴물은 보편적 인간이 아닌 일탈적 인간의 모습으로 탄생된 나, 우리의 페르소나적 모습이다.

더구나 현실을 살아가는 나, 우리 모두는 국가의 복지시스템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그 기대감은 턱없는 결과에 부딪혀 나락으로 떨어지고 여전히 삶의 곤궁함은 시궁창과 같은 열악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 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삶을 열어가는 나, 우리에게 희망은 목표일 수 있을까?

밝고 희망적인 사회를 꿈꾸는 사람과는 달리 시궁창으로서의 사회를 목도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은 과연 우리가 함께를 외치고 연대해야 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일까 생각해 보게도 된다.

소외를 반성하고 끌어 안아 따듯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희망의 독백은 없는걸까?

자본주의에 노출된 너와 나의 삶의 모습들은 파편화 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편린이다.

백주 대낮과 같은 희망적 서사를 꿈꾸지만 오히려 시궁창 같은 삶을 사는 우리에겐 낮의 어둠 보다 차라리 밤의 어둠이 더 밝은 느낌으로 다가서리라 판단해 볼 수 있다.

그런 밤의 독백이 희망적임을 깨닫는 일은 소외와 단절된 나, 우리의 삶의 연대를 위한 작은 외침에 불구하지만 그마저도 함께 할 수 있는 공명으로의 연대감은 작게나마 연결된 부산물의 세계를 의식케 한다.

8편의 단편들이 주는 의미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소외에 대한 단상에 그치지 않는다.

밤의 독백이라는 여운이 주는 의미처럼 척박한 우리 삶의 자생력을 높이고자 하는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저자의 희망의 메시지를 새살이 돋는것 처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다양한 모습들은 우리가 만들고 겪어 나가는 현실적 모습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러한 삶에서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범위의 삶을 넘어 시궁창같은, 살아 있음이 오히려 죽음보다 못한 지경의 삶이 그려진다면 이는 분명 개인의 잘못된 삶에도 문제가 있지만 개개인의 삶이 영위되어야 할 사회의 불편한 기울어짐에 희생당하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사회적 부산물로의 존재들은 인간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조건들이 되어야 하지만 그 조건 역시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거나 필요로 한다면 삶을 얽매이게 하는 부조리로 탈바꿈하게 된다.

꽤나 의미있는 의식들을 마주할 수 있는 소설들이다.

누구든 소외의 끈을 부여잡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사회적 약자로의 삶을 마치 먼나라 세상처럼 인식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무지함의 소치일 뿐 아니라 삶의 개연성 측면서도 한참을 곱씹어 보아야 할 생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문제에 촛점을 맞춰 나, 우리의 의식과 생각을 바꿔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소중한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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