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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브라운 - 2024년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추천도서
고예나 지음 / 산지니 / 2023년 11월
평점 :
경성은 대한제국 시절의 서울을 뜻하는 지명임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사, 국사를 배운 이들이라면 알고 있을 지명이다.
경성이란 이름 만큼 대한제국이란 국호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나라 잃은 망국의 한을 느껴본 이들의 삶이기에 더욱 그러하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우리나라에 처음 커피가 들어 온 것이 고종 황제 때 였고, 황제가 즐겨한 커피는 가배란 이름으로 정관헌에서 추출, 시음했다고 전해진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고종황제의 죽음에 얽힌 비밀과 아관파천 이후 대한제국의 상황들, 친일파의 득세와 그들의 치밀해진 매국행위 등 다양한 사안들이 소설적 재료거리로 부상할 수 있는 바 역사를 잊은자가 되지 않기 위한 소명으로의 역할을 다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경성브라운" 은 가상의 등장 인물들과 실제 등장 인물들의 조화로운 호흡을 통해 사실감 넘치는 한 편의 역사 소설로 읽혀질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정관헌에서 가배(커피)를 즐겨 했던 고종황제와 시류적으로 경성브라운 카페의 여급 홍설의 탁월한 가배 내리는 솜씨를 통해 아관파천 이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고종의 망명과 함께 조선의 독립을 꿈꾼다는 이른바 '소낙비' 프로젝트의 성사 여부에 대한 촉각을 세우게 되는 상황을 통해 관련 등장 인물간의 다양한 관계 설정과 함축된 의미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긴장감 넘치고 몰입감 상승하는 작품임을 느낄 수 있다.
소설은 가상적이고, 상상적인 사유의 세계이지만 현실적 상황의 실제를 더해 팩션이 된다면 적지 않은 혼란이 생긴다.
물론 그러한 부분이 독자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끌어 더욱 역사적 실체에 다가서게 하는 동인이 되기도 하지만 뚜렷한 역사적 의식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의 소설의 접함은 팩션 그 자체를 마치 사실인양 오해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 소지가 있다.
드라마나 명화에서 보는 것을 마치 기정사실화처럼 생각하게 되는 경우와 일치한다 보면 역사에 무지한 나, 우리의 무지스러움에 잘못도 있지만 명확히 밝히지 않고 사실인양 보여주는 상황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소설 속 등장 인물로 이완용의 손자로 등장하는 리혜영은 자신의 조부 이완용의 매국행위에 대해 고뇌하고 결국 대한독립을 위해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지만 일본의 전쟁영웅을 기리는 신사에 위패되었다는 설정은 이완용의 후손에 대한 상당한 각색을 가하듯 한 느낌을 준다.
현실적 상황에서의 이완용의 후손들은 독립군 후손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삶을 영위하고 떵떵거리며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의 설정이나 반전적 요인으로 설정되었으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는 이완용이 가진 피의 4분의 1을 이어 받은 존재로 이완용으로 인해 스스로는 어쩔 수 없는 매국적 인사로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문보다는 조국의 명운을 택한 의미로 거사에 동참하지만 묘한 여운으로 반전의 인물로 기억된다.
과거의 흐름을 지나 현실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소설은 전개되고 다양한 인물과의 상관관계를 통해 그 맥을 짚어 가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다만 아쉽다면 '을사늑약' 과 같은 현실적인 명칭의 사용은 역사소설로서의 전개에 있어 조금은 준비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실록에 수록된 '한일협상조약'을 쓰거나 혹여 을사늑약을 사용하려 한다면 따로 주석처리를 하는 등의 배려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된다.
그러한 부분은 상당히 소설을 읽어가며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족과도 같은 의미라 할 수 있겠다.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유튜브를 보며 나 자신이 더 시급한데 그러함은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대답 하는 나, 우리의 생각에 과연 나, 우리의 존재가 나로만 존재하면 그만인지를 되 묻고 싶어지며 그렇다면 지금의 나, 우리를 있게 한 조상과 선조들의 목숨 바쳐 지켜낸 이 조국의 지속가능성은 어떻해야 하는지를 공론화해 보고 싶어지는 마음을 갖게 된다.
우리라는 개념에 나는 포함되고 있는지, 아니면 우리와 나는 완전히 별개인지의 대답을 듣는다면 수 천, 수 만의 사자들이 통곡해 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