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 도쿄 하우스
마리 유키코 지음, 김현화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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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하려는 매우 뛰어난 적응력을 지닌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인간의 환경적응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지만 많은 연구 사례들이 성공한 실험과 실패한 실험 등으로 나눠지기도 한다.

'짐바르도 감옥실험' 은 사회심리학자 필립 조지 짐바르도가 스탠포드 감옥 실험을 통해 인간의 본성이 사회적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실험이지만 무척이나 논란이 많았던 실험이라 할 수 있다.

모의 감옥을 설치 후 선발된 참가자들을 죄수와 교도관으로 역할을 부여하고 감옥 환경, 제복, 다양한 규칙과 현실적인 요소를 적용 몰입감을 높인 실험으로 인간에게 부여되는 다양한 역할들에 의해 인간의 심리적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실제 행동에 드러나는지를 살피는 실험으로 죄수 역을 맡은 이들의 극심한 고통 호소에 조기 종료된 실험이다.

이러한 실험을 소설적 주제로 선택해 같은 방식으로 재연한다면 과연 어떤 모습을 보게 될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호기심 가득 담은 시선을 끌어 당기는 책, 1961 도쿄 하우스를 만나 읽어본다.



이 책 "1961 도쿄 하우스" 는 특정의 연구, 실험이었던 짐바르도 감옥 실험을 각색해 1960년대의 시대상을, 그 시대를 살아 온 가족들의 모습을 TV 방송으로 보여주려는 방송사의 기획하에 제작된 방송극이라 볼 수 있으나 실제 짐바르도 감옥실험과는 다르게 방송의 특성상 특별한 무엇인가를 위해 조작적 실험으로의 과정이 추가되어 참여한 두 가족의 모습은 처음과는 달리 시시각각 첨예한 모습으로 달라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실험을 주관하는 방송사의 준비 부족이나 준비해야 할 소모품 등을 조달할 수 없는 과정이 다소 개연성 부족으로 느껴지고 설령 몇 일간을 시대적 상황에 따라 준비할 수 없었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빌려만 가는 일은 파렴치한이 아니고는 할 수 없거나 이해되지 않는 수준이라 판단된다.

더구나 두 가족의 아내들에게 상대 가족의 가장과의 불륜을 조장하라는 요구는 놀랍기 보다는 터무니 없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돈의 힘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있음을 분명 이해할 수 있다.

방송이라면 불편한 일, 부당한 일을 조작하고 실행해도 괜찮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고는 그리 할 수 없다.

더구나 리얼리티를 표방한다는 쇼라면서...

급기야 60년 전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빼닮은 단지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사건으로 소설의 전개는 급물살을 타개되고 역할극에 치중했던 가족들이 용의자가 되고 하는 등 60년전의 또다른 사건과 유사함을 발견하게 된다.

꽤나 혼란스럽게 이야기는 흘러가고 쉽사리 범인을 특정할 수 없는 느낌을 얻게 된다.



과거를 회상하고 과거가 현실보다 좋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 모두를 짐바르도 감옥 실험의 죄수나 교도관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현실을 살아갈 뿐 특정한 역할을 부여 받지도 않았고 받을 필요도 없기에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나, 우리의 모습을 놀랍게 바라볼 까닭도 없다.

돈은 인간의 삶에 필요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본래의 나, 우리의 모습을 바꿔 새로운 나, 우리의 모습을 보이는데 유효한 역할을 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면 돈이 세상을 만든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소설 역시 그러한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돈 앞에 무력한 나, 우리의 이중적인 모습을 꼬집어 내는 작품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새로운 관점으로 읽어볼 수 있었던 소설이라 흥미로웠지만 끝끝내 마뜩찮음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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