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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 지음 / 나무생각 / 2023년 10월
평점 :

우리는 다양한 삶의 현장을 살아가는 존재들이지만 온전히 하나의 세계라 지칭하는 지평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이해한다.
그에 비해 시는 우리의 의식이나 자아의 내면에 속하기 보다 타자에게로 전해지는 속성을 지니기에 오늘을 사는 나, 우리에게 어쩌면 지금 시가 필요한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시대의 삭막함과 사회의 흉포함이 도를 넘어설 때 인간인 우리에게는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면 인간 내면의 세계에 나아갈 방향과 목적을 부여 해 줄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라는 전제를 가질 수 있다.
그런 무엇에는 다양한 존재들이 포진해 있을 수도 있다.
영화가 될 수도, 연극이 될 수도, 소설이나 희곡 등이 될 수도 있고 시가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시의 부정적 효용론을 제기하는 일보다는 인간의 속성적 측면에 부합하는 상상하고 숙고하고 꿈꾸는 능력으로의 상징적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시적 세계에 대한 이해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하겠다.
시가 만들어 내는 상상의 세상과 그 시공에서 생동하는 기운을 만나볼 수 있는 시평론집을 읽어본다.
이 책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은 시는 미래의 언어이며 상상력의 원천이자 무의식의 충동과의 격투, 숭고한 사명이 빛어낸 삶의 깊이와 미래 비전이라 지칭하는 장석주 시인 시평론집이다.
우리의 삶에서 시가 나, 우리를 찾아 올 때도 있지만 나, 우리가 시를 찾을 때도 있음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자발적인 시와의 관계가 이뤄지면 더 좋겠지만 그러하지 못한것이 우리의 삶이자 인생의 모습이고 보면 전자인 시가 나, 우리를 찾아 왔다고 보는것이 더욱 타당한 말이 될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시인이 평한 시들 중 '당신이 수컷 늑대라면..' 시(詩)와 평론이 있다.(Page95~103)
우리 사회는 수컷들의 야욕이 넘쳐 흐르는 사회이자 그런 모습을 부채질하는 사회로 읽혀진다.
하지만 수컷과는 달리 암컷들의 세상은 자연과의 긴밀한 동조와 함께 생물적 본성으로의 자연의 일부가 바로 우리임(암컷)을 인식하게 한다.
제 잘난 맛에 자연과 분리된 오만함을 떨고 있지만 인간은 상징적 존재로의 동물에 한정된 표상으로 읽혀질 뿐이다.
인간이 동식물을 상징화 하는 일은 태초의 어머니인 자연과 그 기원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무의식의 반영이라 하듯 우리의 몸짓은 시적 감흥으로의 상징적 빌미가 된다.
더하여 추가 된 양애경 시인의 '내가 암늑대라면'의 시(詩)는 다분히 현실적 사회의 우리 인간의 모습들을 반영한 여성들의 의식을 돌아보게 하는가 하면 숫컷으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다면 낳은 수컷과 애정행각을 벌려 낳은 새끼들을 낳자마자 먹어버리겠다는 무언의 압박감을 전해준다.
꽤나 시인의 해석과 논리에 수긍과 수용의 의미를 담아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시도 있었구나 하는 놀라움 가득한 모습도 만나볼 수 있고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흔히 우리는 시(詩)를 이해하는데 있어 난해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시평론처럼 이러한 방식으로의 시세계에 대한 접근과 이해를 돕는 기회를 자주 마련할 수 있다면 현실 사회와 맞닿은 시와 세계의 연결성과 미적 탐구를 통해 인간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는 목적을 좀더 유익하게 모색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해 볼 수 있다.
낮익은 것에서 낮선 것을 보는 능력과 의외성을 가진 이미지들, 다양한 시를 정의 하는 의미들이 오늘 우리가 보내고 있는 현실의 문제나 고통을 상상으로 가득한, 창조성이 드러나는 미래의 비전처럼 느껴질 기회를 제공한다 생각하면 시가 즐거운 탐닉의 재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한껏 갖게 된다.
그 기대감을 북돋아 주는 저자의 시평론집과 함께 즐거운 기쁨을 누려보길 권해본다.
**출판사 나무생각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