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중의 정원
김다은 지음 / 무블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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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들은 상상력만으로의 소설들 보다 사실과 상상력의 묘한 조합을 타고 독자들의 사고를 혼란스럽게 하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고 생각할 수 있다.

조선 초기의 세조 때 소용 박씨가 귀성군에게 쓴 편지로 목숨을 잃은 사건을 통해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의 과정과 결말은 어떻게 펼쳐질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 펼쳐든 책이다.

특히 전작인 <모반의 연애편지(2010년)> 의 부분 개정이 아닌 전면적인 개정의 성격이 강하다는 작가의 말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은 또하나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기회라 하겠다.

후궁의 편지에 역모의 흔적이 있고, 세조의 왕위찬탈과 훈민정음 언해본과의 연결이 이루어지는 내용은 숨막히는 과정의 연속이자 역사를 되돌려 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 흥미롭고 더 깊이 파고들어 가고픈 의미를 전해주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덕중의 정원" 은 지금까지의 역사가 승자의 관점이나 권력자의 시선에 따른 역사관을 보여준데 반해 역사에서 배재된 약자들의 삶과 과정에 대한 시선을 목도할 수 있게 월인석보의 맨 앞에 있는 훈민정음 언해본과 관련된 미스터리 작품으로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어 어떤 시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느낄 수 있는 함의가 달리질 수 있는 책이다.

수양대군의 집에 기거하게 된 세 여인 중 덕중, 덕중이 만든 정원,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정원이 아니라 농사짖고 수확하며 각종 동물인 꿩, 토끼 등과 같은 동물들도 자연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정원이라니 가히 상상이 잘 안되지만 하여튼 그 정원은 신비로움을 지닌듯 해 보인다.

여종이지만 수양대군이 왕이 된 후 후궁이 되어 궁에 살게 되며 궁에서의 이름인 소용 박씨가 덕중으로 세조의 조카인 귀성군에게 보내 편지를 연애편지인 연서로 둔갑해 편지와 관련된 환관, 나인과 덕중은 함께 처형되기에 이른다.

저자의 대분의 집필작들이 서간문, 서간체의 글들이라 이 소설 역시 그의 그런 주류적 필법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명이인인 승려 덕중과 후궁 덕중은 어쩌면 짝을 이룬 인물로의 묘사를 위한 소설적 장치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명확히는 알 수 없다.

조선을 승유억불의 시대라 지칭하는데 세조시대의 불교의 위세와 권문세가를 대표하는 사대부들의 그 흔한 독단과 아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침잠해 있는 민초들의 삶과 숨겨진 비사들은 승자의 입 놀림과 글 놀림에 의해 진실을 은폐한 도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역사의 진실을 작가의 상상력 수준이라 하지만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상상력을 통해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오히려 이러한 기회가 더욱 바람직한 의미이자 가치를 양산한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글 창제의 비밀에 얽힌 이야기들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훈민정음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상상력의 발로가 더욱 우리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게 되리라 판단해 보면 이 작품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게 느껴질듯 하다.

세계 최고의 언어라 할 수 있는 한글, 밝혀지지 않은 진실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을 이 책과 함께 만들어 보기 권유해 보고 싶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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