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 섰을 때 어떤 삶이었다고 말하겠습니까? - 인생의 순간순간을 빛나게 할 고전 속 죽음 공부
조형권 지음 / 유노책주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 우리는 죽음 앞에서 삶을 진단할 수 있을까? 자기 자신의 삶과 인생이 어떠한 삶이자 인생이었는지를 정의할 수 있다면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떳떳한 삶, 인생이라 할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현대는 100세 인생 이상을 논하며 건강수명 등을 말하는 등 그야말로 죽음보다는 온통 늙으나 젊으나 삶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잘사는 법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마감한다.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면 삶에 대한 정의는 천차만별이기는 하지만 무수히 많은 별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그 많은 별 중의 하나, 나의 삶도 빛나는 삶이라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삶의 과정이 다하는 순간, 죽음을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우리에게는 씌워져 있다.

죽음에서 돌아오거나 돌아왔다는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고 그렇게 혼신의 노력을 다했어도 죽음의 배를 탄 사람들은 삶의 경계로 환원되지 못한 사실들이 그 어느 누구도 죽음이라는 존재에 대해 알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미증유의 존재감으로 인식하게 한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들, 인간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고 보면 오랜 인간사에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들을 수 많은 고전들을 통해 통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 의미를 담아 죽음 앞에 어떤 삶이라 고할 수 있을지를 캐 묻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죽음 앞에 섰을 때 어떤 삶이었다고 말하겠습니까?" 는 행복한 가정, 성공한 삶에 대한 우리의 욕망들이 죽음 앞에서는 한낫 부질없는 일로 치부될 수 밖에 없는 실정임을 깨닫게 한다.

물론 삶의 과정 속에서야 행복한 가정과 성공한 삶을 꿈꾸고 희망하는 일은 인간의 특징적 욕구이기에 당연하다 말할 수 있지만 언제 어느때 나, 우리에게 당도할 죽음인지 모르기에 그마저도 어쩌면 부질없는 노릇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 보여주듯 일리치의 죽음에 앞서 아빠가 아파도 아들과 딸은 공연을 관람하러 다녔고, 아내는 일리치가 죽자 퇴직연금을 친구에게 상담하는 모습을 볼 때 나, 우리 역시 그러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아이들과 아내를 나무랄 수는 없다.

죽은 나로서는 일리치의 말처럼 '죽음은 끝났어, 더이상 죽음은 없어'라고 하듯 자신의 죽음이 자신에게는 더이상 찾아 올 죽음이 없음을 상기하는 것임과 동시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이 아닌 힙겹지만 새로이 적응해야 할 삶의 과정이 남아 있기에 그리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안타깝고 씁쓸한 두가지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한 상황을 나쁘다 말하기 보다 자신의 죽음 앞에 자기 삶, 인생의 부끄러움 없이 올바른 삶으로 살아내었다는 자부심 가득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오히려 죽음앞에 당당한 나, 우리 자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흔히 하는 말치고 '사람은 절대 안 변해' 라고 하는 말들을 하지만 죽음이라는 절대적 법칙 앞에서는 그 어떤 삶도 변화를 꿈꾸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존재한다고 인식해도 좋을것 같다.

다른 누구의 삶과 인생을 위한 죽음이 아니기에 죽음을 담보로 삶과 인생의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일은 그 어느때 보다 확실한 변화를 보일 수 있으리라 판단해 본다.



저자는 책을 통해 죽음을 알아야 한다고 하며 이제껏 살아 온 삶에 대해 올바른 삶이었는지를 반추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가 하면 삶의 과정에서 무엇에 집착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곁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지, 남은 삶, 인생을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당장 죽음이라는 사도가 찾아 온다면 어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설정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는 역할론을 느끼게 한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고 두 얼굴의 한 몸인 아수라와 같은 모습과 같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삶은 보았으되 죽음의 얼굴은 정확히 볼 수 없는 터에 우리는 죽음의 얼굴을 마주하기 전 삶의 터전에서 빛나는 인생, 삶으로 살아 내었음을 스스로 확인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만이 죽음 앞에 섰을 때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삶의 충만함으로 죽음을 덮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전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