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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대한 르포
하재영 지음 / 잠비 / 2023년 7월
평점 :
오래전도 아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사는 곳 주변에는 개사육을 위한 농장들이 존재했었다.
사육을 위함인지 아니면 보호 차원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보호라는 명분을 내 새우기에는 보호를 느낄 수 없는 환경이 개들의 현실을 반영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준 농장들이라 할 수 있겠다.
몸 하나 돌 릴 수 밖에 없는 철창속 대 여섯 마리의 개들은 모두 간절한 염원과도 같은 그 무엇을 그들의 눈빛에 담아 인간에게 전달하곤 하지만 그곳을 찾는 이들은 개고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이나 사육을 담당하는 사람들 이외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아이러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지만 여전히 인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가라않치고 살아가는 나, 우리의 모습에서 적잖은 위선자의 모습을 발견하게도 된다.
죽음을 대기하고 있는 개들,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에 위배되면 가차없이 내던져 지는 개들의 운명이 안타깝기 그지 없고 여전히 어딘가 존재하는 개농장들의 지속은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채우는 비밀스런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아무도 미워 하지 않는 개의 죽음이 보여주는 현실적 상황들을 통해 우리의 동물사랑에 대한 이기적인 욕망의 변을 틀춰내 본다.
이 책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은 동물사랑에 대한 우리의 의식 밑바닥에 존재하는 책임과 욕망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고 함께 사는 공존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존재로서의 의식적 변화를 꾀할 수 있어야 함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인간은 인간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생각하는 아주 못된 버릇이 있고 또한 수시로 그러함은 인간이 아닌 동식물을 인간의 삶에 비유해 이야기 할 때 가감없이 출현하는 불편한 의식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진정 인간이 동식물에 비해 우월한가? 우월함이 동식물 존재의 생명을 마구 휘저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타당성은 그 어디에도 없다.
동물사랑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일로 생각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은 자신의 기분, 감정에 따라 동물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고 심하면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이는 일도 마다치 않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음이고 보면 이는 함께 사는 존재로의 연대와 책임에 대한 의미있는 가치를 전혀 생각치 않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연민만 있고 책임이 없는 모습은 타자에 대한 공존의 의미를 연민으로 여기는 불편하고 기울어진 의식이라 할 수 밖에 없다.
현실속 개들이 어떤 일들을 겪는지에 대해 놀라운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피를 뽑듯 개 역시 피를 뽑는 공혈견이 있다거나 개를 경매 시장에서 사고 파는 것이나 자연사, 안락사, 입양 등에 대해 사용되는 언어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며 현실 속 개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어떤 환경에 놓여 있고 대우를 받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작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심심치 않게 뉴스를 타는 어느곳 인지도 모를 곳에 개나 고양이를 버리고 가는 많은 인간들의 모습에서 기르거나 관리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자격을 갖추지 못하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게 해야 한다는 강력한 생각도 가져보지만 나만의 생각으로 치부될 뿐이다.
동물사육, 반려견에 대한 이해 등을 지나치게 인간의 욕망을 기준으로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게 아닌가 하고 혹자는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윤리적, 도덕적 관념으로 그러한 현상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이는 암묵적이고도 치밀한 계산에 의한 폭력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수 있는 동물과의 관계를 맺는 일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약자인 동시에 폭력자이기도 하며 때론 방관자적 입장을 보이기도 하고 때론 자신과 상관없다는 의미로의 무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은 나뿐만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물문제에 관해 드러내는 알리바이와도 같은 의식이다.
우리사회와 인간의 욕망이 드리운 개농장, 반려동물에 관한 의미 있는 시선을 통해 동물문제가 나, 우리 삶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적시하기 까지 새로운 삶의 가치를 열어가는 의미를 보여주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으로 지금껏 가졌던 개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좀더 깊이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으로 기억하고 싶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