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숫자
스콧 셰퍼드 지음, 유혜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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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이 많은 살인사건들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가운데는 정말 엽기적이며 충격적인 살인사건들이 존재한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 자체가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무슨 시리즈물도 아니고 사람의 몸에 숫자를 새겨 넣는다는건 연쇄살인을 짐작케 하는 의도를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경찰로서는 자못 사건의 향방과 확대에 대한 문제로 더욱 날카로운 신경을 쓰게 될 문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살인형식들은 영화나 소설에서 보았을 뿐 현실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만약 실제라면 또한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이나 내가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주체라면 어떤 마음으로 사건을 통찰해야 할지를 생각케 하며 살인사건의 모든것을 파헤쳐 나갈듯 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보면 추리소설에 대한 그간의 생각이나 평가를 다시금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무더위에 태풍에 현실의 삶이 맞이하는 상상외의 고통들이 산자와 죽은자들의 이야기속에 묻혀 잠시 더위를 식혀 줄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판단한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살인자의 숫자" 는 기독교의 십계명에 따른 숫자대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를 잡기 위한 그랜트 형사와 사건의 빌미가 된 아주 사소한 부분들이 결정적 인과관계의 증거로 남아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모든 일들과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나의 영향력과 상관관계 등을 조심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십계명과 연관된 살인, 표면적으로라면 10명의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소설의 주제와 흐름이 독특하고 신선하여 묵직함 보다는 빠른 가독성을 통해 핵심을 전개하는 방식을 견지하고 있어 그만큼 흥미로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작품이다.

34년간의 경찰 생활을 마감 짖기 위해 새해엔 은퇴를 생각한 그랜트에게 대학교수의 살인사건과 록밴드 보컬의 살인사건 이후 이어지는 사건들은 일반적인 살인사건이 아닌 잔혹성 측면에서 의도적인 살인사건임을 깨닫게 한다.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살인사건 속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숫자, 동생 에버렛이 말한대로 십계명을 환기시키며 그 대로 살인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하게되고 영국에서만의 사건이 아닌 미국에서의 사건발생은 사건이 점차 확대되어 간다는 느낌으로 더욱 집요하게 상황이 흘러간다는 생각을 갖게된다.

아내와 소원해진 그랜트의 삶은 사별 후 딸의 등장으로 인해 사건의 원인에 대한 기미를 파악할 수 있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만 여전히 범인은 오리무중으로 안개속의 흐릿한 형태만이 보일뿐 특정할 수 없는 존재와 같이 느껴진다.

이러한 연쇄살인 사건이 그랜트 자신의 주변 인물들에 의해 비롯되었고 자신 역시도 그와 무관치 않음을 생각하게 되면 나, 우리 역시 심한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끊임 없이 범인이 누굴까를 생각하게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책을 읽는 내내 견지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 몰입의 느낌을 주는 증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할리우드 인기 시나리오 작가 겸 프로듀서라니 날카로운 서사를 통해 묵직한 의미와 가치를 주기 보다는 빠른 호흡으로 독자들의 정신을 흐트러 트리지 않으며 흥미와 재미를 몰입하는 과정 속에 녹여 내어 추리소설로의 평가는 합격점을 줄 수 있을것 같다.

더구나 십계명과 살인사건을 매칭시키고 그와 연결된 맥락적 효과를 숫자로 드러냄으로써 별개의 존재를 하나의 커다란 가치로 묶어내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사는 세상에서의 다양한 사건들은 나와는 상관이 없게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고 나, 우리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사건들임을 깨닫게 되면 자으기 혼란스러운 마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본다면 사건은 미완의 해결처럼 느껴지게 된다. 삶의 미완성이 갖는 성향이 살인사건의 결말에도 영햑력을 미치는 까닭이라 판단하면 명쾌한 결말을 기대했을 독자들에게는 마뜩찮은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자의든 타의든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가 된다면 아마도 예민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미치지 않을까 하는 판단도 해보게 된다.

인간 존재에 대한 나, 우리의 가치 판단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보고 곱씹어 본 작품이라 더위를 잊는데는 수고로움을 다한 존재로 기억할 수 있겠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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