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
김종해 지음 / 문학세계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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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살아 온 60년, 아니 인간의 바람이 담긴 100세 이상의 삶이라 우리 인간이 상대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짧다' 에 머물러 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벗어날 수 없는 족쇄와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그런 시간으로의 삶, 인생에 과연 우리는 얼마의 시간에 만족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해 지지만 모두 각자 나름의 생각대로라면 그 해답은 천차만별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오래사는 삶은 인간의 오랜, 그리고 궁극적인 꿈이자 희망이 아니던가 싶기에 삶으로의 시간은 늘어날 수록 더욱 강하게 심취하게 하는 마약과도 같은 갈증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인간의 염치없는 생각을 조물주도 아는지 인간의 수명을 이렇게 한정적으로 그것도 우리 스스로가 아쉬워 할 만큼의 수명으로 정해 두었는지 모를 일이라 생각하면 '안분지족' 의 의미를 우리의 시간에 적용해 봄직도 좋을 듯 하다.

사람으로 서로 사랑하며 살기에도 너무 짧은 시간을 60년의 시적 세계를 통해 보며준 시인의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서로 사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 시(詩) 하나에 매달려 시를 읽고 쓰면서 살아 온지 60년을 맞은 김종해 시인의 시집(詩集)으로 그의 삶에 적셔진 수 많은 타인들의 삶과 그들의 죽음과 죽음의 임박과 죽은 이들에 대한 회상으로 삶에 대한 역설적 의미로의 죽음을 소환해 더욱 삶을 각별하게 느끼게 해주는가 하면 삶의 기록인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간의 아쉬운 성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시집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보여준 성정은 비로소 '아쉬움' 으로 비춰지고 그의 그런 의미는 시인 김광림, 최하림, 이어령, 박목월, 조지훈, 박남수 등의 문인들을 회고하며 드러낸 아쉬움이자 시간이라는 세월의 무상함이 인간의 변주처럼 느껴지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詩)에서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시인 김종해의 말처럼 '시를 언어로 쓴다' 는것과 '언어를 통해 시를 쓴다' 는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나 보통의 사람들에게서 시를 언어로 매개화 해 소통을 이루는 일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지적 유희의 일이라 판단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김종해 시인은 '완벽한 표현의 언어 극치의 시를 읽고 감동한 적은 없다' 고 말한다.

이는 어쩌면 나와도 같은 생각이라 할 수 있겠다.

시의 의미를 생각하면 앞서 말한 소통의 전제적 조건처럼 느껴지는 시를 언어로 쓰는 수준 높은 소통의 격을 느끼기 보다 시에서 느낄 수 있는 진실함, 명징성 등을 느끼는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말이 된다.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표현 한다면 옛 조상들의 만남에서 시조로 댓구하며 유희했던 놀음처럼 소통이 이뤄지기 보다는 시조 그자체가 가진 매력적인 내용과 의미에 대한 즐김이 너무나 짧은 시간을 가진 인간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선다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나 짧다던 시인의 60년 세월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삶의 편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간다.

내 일이 아니어도 그의 시를 통해 읽혀지고 느껴지는 삶의 순간들에 대한 기시감과 동질감으로 아쉬움이라는 단어가 한껏 기승을 부리며 성난 가슴을 채찍질 한다.

어쩌면 시인 역시도 죽음의 그림자나 냄새를 의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시 속에 녹아든 동료 시인들과 문인들의 죽음을 회고하고 아쉬워하는 또 한 사람,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삶이라는 세월의 시간이 마냥 지속될것만 같았던 우리의 삶에 '너무 짧다' 는 의미를 부여해 주는 현실적 동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삶을 떠나 풀이고자, 풀이라 생각하는 자신의 마음에 자연으로의 회귀에 대한 의미를 엿볼 수 있는가 하면 죽음이 끝으로의 종단이 아닌 새로운 삶,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순환의 의식을 접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생각한다.

시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지,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시는 어떤 의미로 읽혀지는지를 곱씹어 보고 새롭게 시에 대한 의식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서로 사랑하기에는 너무 짧은' 우리의 이야기를 명징한 시선으로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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