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 백조 소설선 2
유응오 지음 / 백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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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주는 불가에서 스님들이 사용하는 염불용 법구로 인간의 108번뇌를 염주 구슬 하나 하나에 담아 제거해 나가려는 의미를 지닌 터에 108염주와 아류로서의 다양한 염주들이 존재한다.

그러한 염주는 보통 일반인들의 건강과 희망, 꿈 등을 소원하는 의미로 활용되기도 하며 일상화된 측면도 없지 않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책의 제목이 염주인것을 보아 인간 사바 세계의 삶에 대한 번뇌를 통해 염주가 갖는 의미를 재 해석해 내고자 하는 의도를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삶이 비추는 번뇌 108가지의 소멸을 위한 염주를 통해 과연 저자는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그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염주" 는 저자의 중의적인 의미 부여로 지난 1950~2000년대의 지난한 우리 삶의 과정들, 그 속에 오롯이 박혀 있지만 이젠 그 누구도 쉬 찾으려 하지 않는 철지난 그 무엇처럼 '박헌영' 과 그의 아들 원경스님,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의 시점이 교차되는, 마치 실제했었을 듯한 느낌을 주는 팩션으로 읽혀진다.

지금의 세대는 이미 지나도 한참을 지나 관속에서 꺼내도 보이지 않을 망령, 망자들인 스탈린, 모택동, 김일성, 박헌영 등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의 과도기적인 운명에 놓인 박헌영의 이야기를 담아 내고 있어 그 시대를 이해하거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반가운 소설임이 틀림이 없다.

더욱이 이는 역사소설이자 정치소설이기도 하며 불교소설로의 확장적 개념을 가진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하겠지만 외형적 의미보다는 저자가 의도하고자 하는 내면적 의도로의 염주의 중의성에 촛점을 맞추면 보다 쉽게 그 의도를 짐작하고 오늘날과 미래 우리 삶의 어느때라도 적용할 수 있는 어젠다로 기억될 수 있으리라 판단해 본다.

저자는 '낱낱의 염주 알이 모여서 어럿이 되고, 여럿이되 하나인게 염주'라고 말한다.

이렇게 염주는 우리 삶과 닮아 있다. 박헌영이 추구했던 공동체적 삶을 닮아 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나, 우리는 모두 하나의 염주 알에 지나지 않지만 해탈을 위한 108번뇌의 길을 가기 위한 모음으로의 '함께'가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나, 우리의 지속가능한 삶의 연대와 공동체로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여럿이되 하나인 존재, 바로 인간을 뜻함이고 보면 부처님의 108번뇌 해탈을 위한 도구로의 염주를 새삼 새롭게 의식하게 된다.


작품을 읽으며 또다시 '만약'을 떠올려도 보지만 그러함을 저자는 미리 앞서 제시하고 설명해주고 있어 설득력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박헌영이 월북하지 않고 남한에 남아 있었다면? 처럼 당시의 국제정세와 국내정세의 흐름을 통해 우리가 했을 만약이 이루어 졌다면 아마도 박헌영은 북에서 사망할 때 까지의 기간 보다 더 빨리 죽음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박헌영도 그러함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고 더욱이 지속해야 할 과업이 존재했기에 월북을 택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해볼만 하다.

이러한 독자들의 의문이나 추측을 가능하게 해주고 또 그에 대한 반문의 내용을 저자 나름의 사유를 통해 제시하고 있어 무척 즐거운 독서가 된다.

지난 시절의 역사와 정치와 종교와 인간이 얽힌 이야기, 누군가에게는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의미가 될 것 같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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