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패
미아우 지음 / 마카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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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패(狼狽)는 계획(計劃)하거나 기대(期待)한 일이 실패(失敗)하거나 어긋나 딱하게 됨. 또는 그러한 형편(形便)을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검색을 통해 살펴볼 수 있고 그 유래는  낭(狼)은 앞다리가 길고 뒷다리가 짧으며, 패(狽)는 그와 반대(反對)인 이리 두 마리가 같이 나란히 걷다가 서로 사이가 벌어지면 균형(均衡)을 잃고 넘어지게 되므로 당황(唐慌ㆍ唐惶)하게 되는 데서 유래(由來)한다고 전한다.

이러한 의미를 생각해 보면 상황적인 모습으로만 낭패를 이해할 수 있는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에도 낭패의 의미를 적용시켜 볼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판단을 해보게 된다.

마치 우리 자신이 무언가를 믿고, 안믿는 것에 대한 의미를 낭패에 은유해 말할 수 있음이고 보면 이 또한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말할 수 있다.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 그의 삶과 정치적 비사가 그려진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낭패" 는 정조의 개혁정책 및 탕평을 위한 과정을 위해 정조의 비밀 편지를 전달하는 팽례로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낭패의 근원적 의미를 환기시키고 새로운 의미로의 낭패를 복기하려는 저자의 팩션성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인간의 상을 관찰하고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판단하는 수상을 보는 일은 흔히 점받이로의 역할이었지만 소설에서는 노비이자 살인의 누명을 쓰고 대행수를 찾아 누명을 벗고자 전국을 돌아다니는 주인공 재겸은 그런 소문을 듣고 우여곡절 끝에 다산 정약용과의 만남을 통해 하나의 사건을 의뢰 받고 해결하기에 이르며 그로 인해 정조의 눈에 들어 왕의 편지를 전하는 팽례로 발탁된다.

팽례로 발탁된 재겸에게 내려진 노론 벽파의 수장 심환지의 복심이 진실 혹은 거짓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그를 만나지만 얼굴의 반쪽이 마비된 심환지의 모습으로 혼란스러움을 겪고 그러한 낌새를 알아차린 심환지로 부터 역으로 나라의 정치를 어지럽히고 있는 인물이 바로 정조라는 역설적인 말과 자신의 비밀을 전해듣는데...

지금껏 발탁된 팽례들이 무엇을 전하고자 했으며 그러함이 비단 한 사람에게만 전해지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나,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한 판단에 있어 지금껏 자신의 생각이 한 방향으로만 굳혀지거나 흐르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음을 심환지의 재겸에 대한 역설 중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지금 나, 우리는 무엇을 믿고 있고 또 그 근거는 무엇이며 믿지 않는다면 또 그 근거는 무엇일지를 생각해 보면 이러함이 바로 낭패의 모습과 일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실과 거짓은 종이 한 장의 차이라고 하듯 우리가 믿고, 믿지 않음의 판단 기준 또한 그 경계가 모호하다 할 수 밖에 없기에 눈을 크게 뜨고 보라는 심환지의 말, 선택에 있어 믿음을 결정하는 의미를 세밀하게 추적하고 있어 소설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을 사는 나, 우리는 나 혼자만의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삶을,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하는 낭과 패, 두마리 이리처럼 믿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면 더없이 금상첨화가 되겠지만 늘 우리를 생각하게 하고 선택과 결정을 하게 하는 상황들에 대해 한 쪽으로의 시각을 떠나 종합적인 판단을 해 볼 수 있는 시선을 갖추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함이 바로 연대와 공존을 모토로 하는 나, 우리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길이라 판단할 수 있기에 더더욱 소설이 주는 교훈에 탄복이 나온다.

독자 여러분의 의미있는 낭패가 되길 기대해 본다.


**출판사 마카롱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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