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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뜸, 마음이 익을 때까지
정웅구 지음 / 좋은땅 / 2023년 2월
평점 :
태우거나 익혀 어떤 효과를 내고자 하는 행위를 우리는 일상의 생활에서 뜸이라 지칭한다.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뜸' 은 한약의 약물 효과를 내기 위해 특정 부위에 약물을 태우거나 태운 김을 쏘여 자극을 줌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식재료를 찌거나 삶을 때 밑불을 끄거나 줄이고 뚜껑을 덮어둔 채 그대로 두어 김이 속까지 배어 푹 익게 하는 방법이나 고기나 생선 등을 넣고 가열하여 재료 자체가 갖고 있는 수분이 고열의 김으로 재료를 고루 익게 하는 구이 방법, 부표(float) 를 뜻하기도 한다.
뜸이 이렇게 무언가를 익히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는 용어이기에 물리적인 현상으로의 뜸의 의미를 마음의 익어감에 비유해 맛깔난 시어(詩語)를 표현해 낸 시집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뜸, 마음이 익을 때까지" 를 읽으며 나는 시인의 마음의 뜸 들이기를 생각해 보았다.
마음을 뜸 들이는 일은 물리적인 행위에 소요되듯 다양한 요구 조건이 수반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절대적인 조건은 시간의 필요성이며 사회복지사로의 삶을 살아가는 그의 시선에 비친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가진 시간의 좌표들을 오롯이 저자의 마음에 수용하기 위한 뜸의 시간을 요구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사회복지는 은밀한 자선이자 충만한 자족감이며 뜸들인 공동의 연대를 위한 길이다.
그러한 길이 뜸 들인,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는 조건이 될 뜸 들인 밥을 지을 때 처럼, 마음을 뜸 들이는 시간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언어의 향연을 펼쳐 내는 저자의 시각을 훈훈하고 따스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저자의 인생이 뜸으로 빚어진 마음의 길들여 짐이라 표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까짓 뜸이 뭐라고?, 하는 날선 지청구도 날릴 수 있겠지만 뜸에 얽힌 사유는 생명과 연결된 고귀한 사랑과 다름이 없다.
인간은 먹고 사는 일에 종속적일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생명의 유지가 바로 먹고 사는 일에 의해 결정되는 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며 보다 좋은것, 보다 나은것을 찾아 나, 우리 삶의 지속가능성을 이어나가는 일은 시간이 가져다 주는 뜸의 효과에 기인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다.
삶의 이지러진 모습을 담은 시나 소설도 있지만 삶의 과정을 마음이 빚어내는 뜸의 순화과정으로 이해하고 그러해야 함을 설파하는 시인의 시는 농도 진하게 응축된 언어로 독자들의 마음에 자그마한 변화의 생체기를 낼 것으로 기대 해 본다.
표지의 제목 '뜸'을 읽기도 전에 하단의 문구를 보며 울컥하는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제목인 '뜸'을 보았다.
당신이란 존재와 뜸, 그 상관관계를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에도 뜸의 효과는 진정성 있는 물음으로 자리하고
그 과정을 시어(詩語)로 표현해 내는 사회복지사로의, 인간으로의 사랑과 연민에 대한 반추를 기억속에 남는 존재로 인식할 수 있을것 같다.
뜸에 대한 의미와 시각을 다양하게 가지고 갈 수 있다.
기다림으로, 익힘으로, 표시로, 현상으로 등 다양한 뜸의 역할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소소함이겠지만 뜸이 가진 진정한 의미는 독자 각각이 뜸을 사용하는 상황과 의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일이기에 무엇보다 우리의 마음을 관통하는 의미로의 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거듭해 보는 시집으로 기억될것 같다.
**네이버 카페 리뷰어스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