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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2년 11월
평점 :

대중가요 가수인 진미령의 '미운사랑'의 가사 중에 "~이별로 끝난다 해도 그 끈을 놓을 순 없어 너와 나 운명인거야~" 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에 드리운 수 많은 인연의 관계가 빗어내는 의미에 대해 곱씹어 보게 하며 그 선택의 결과가 이별로 끝난다는 결말을 맞이해도 여전히 사랑의 감정을 갖고 살아 간다는 달콤 쌉싸름한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 추리소설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희망의 끈' 작품을 통해 어쩌면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희망을 이어주는 끈과 같은게 있다면 우리는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떠하든지 그 끈을 부여잡고자 할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행복한 삶은 우리의 선택에 의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까지 행복하리라는 장담은 할 수 없는게 현실이고 보면 희망의 끈이 가진 농밀한 불편함은 어떻게 해제해야 할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 희망의 끈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희망의 끈" 은 두 가족의 오랜 악연과 그 사이에 존재하는 가족에 대한 참의미를 이해해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예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그러하듯 현상에 대한 이해에 있어 머리를 굴려야 하는 야릇함을 문제화 시키는데 독자들의 생각을 추리로 엮어내는 탁월함을 보여준다.
카페 여주인의 살해라면 보통은 치정이나 원한, 돈에 의한 살인이 루틴이라면 저자가 보여주는 추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의문에 꼬리를 물고 있어 또다른 의문을 통해 사건의 현실을 되짚어 이해해야 하는 독특함이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거기에는 사건의 해결을 위한 탁월한 형사의 등장이 필수적이기에 그의 전작들에서 활약을 보인 마쓰미야 형사의 등장으로 사건의 녹록치 않음을 예견하거나 그 한 편으로는 어떻게든 해결이 될 것이라는 안도의 양가감정도 느끼게 된다.
타인에게 어떠한 원한이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보통의 평범한 삶을 살았던 카페 여주인의 죽음은 이렇다 할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게 지인들의 평가이고 보면 피의자로 떠오른 두 남자의 신상도 문제가 없어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빠지는데..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하는 어처구니 없음은...
작품 속 인물들의 심중에는 숨겨진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러난다.
추리 소설의 백미가 바로 그러한 숨겨진 의미를 파헤쳐 나가는 것이겠지만 쉽지 않은 추리이자 흐름이라 독자에게 재미를 주는것 같다.
자기 유전자가 아닐지도 모를 존재에 대한 임신과 출산에 대한 문제, 점차 성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야 할 동성애 문제, 아이 없는 부부의 삶과 이혼에 대한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히가시노 게이고가 포착해 작품속에 녹여 놓은 주제들이다.
이러한 주제들이 현실을 사는 나, 우리의 모습을 데자뷰 한 모습처럼 씨줄 날줄로 얽히고 섥혀 있어 사건의 핵심을 찾아 내는데 힘겹지만 결론적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의 끈을 확인하는데 다가서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끈을 놓치 않겠다는 말을 했던 것 같구나"
"끈이라니요?"
"만날 수는 없다 해도,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과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다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했어"라는
마음속에 품은 희망의 끈을 어떻게 현실이 가혹하다 해도 놓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진미령의 미운사랑의 가사가 가슴에 더 와 닿는, 그래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희망의 끈 역시 살아가는 내내 상대의 행복에 대한 끈은 나의 바람이지만 나 역시 그 끈을 쥐고 있음으로서 행복하다는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