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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봉이 순자 연대기
백시종 지음 / 문예바다 / 2022년 12월
평점 :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는 미래에 대한 생각도 존재하겠지만 과거의 삶에 대한 애착이나 그리움에 대한 단상도 많을것으로 판단해 본다.
나이의 여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보낸 어르신들이 살아계시고 6.25 전쟁을 치른 사람들도 건재하게 살아 있어 그 시대를 겪어 보지 않은 나, 우리로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이야기들을 마주할 수 있는 길은 그와 관련된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해 섭렵하는 방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물론 직접적인 대면관계를 만들어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도 있는 일이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그러한 대면관계를 갖기 어려움은 과거의 삶에 대한 앎을 등한시하거나 무지로 지나쳐 버리려는 우리의 마음과 닮아 있다 하겠다.
일제강점기도 삶이 각박하기는 했지만 6.25 전쟁보다는 나았을 듯 한 느낌을 갖게된다.
전쟁 후의 사회는 잿더미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머리카락을 잘라 팔거나 하는 일로 외화벌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산업으로 일구어져 갔다.
그 결과가 지금의 우리가 보고 있는 수 많은 기업들의 현신임을 생각하면 그 시절을 삶아 온 그네들의 삶의 이야기들 속에 여전히 초롱초롱한 눈매를 가진 우리들이 있었음을 살피게 된다.
이 책 "삼봉이순자연대기" 는 오늘 우리 삶을 지배하는 정신적 도량들이 과거에는 어떠했고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그러한 정신적 주체성을 지켰는지를 오롯이 그려볼 수 있는 소설이다.
정절이라는 여성에게 강요되다시피 한 순결성을 지금은 남녀평등이란 의미로 볼 때 문제삼을 수도 있지만 근 현대사를 통해 자라고 살아 온 우리의 삶 속에 보이는 여성들의 정절은 그야말로 순박함 그자체로 빛난다 말할 수 있다.
애써 죽은 사람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떠나 보내지 못하고 경제력을 빌미로 구애하는 남자에게 쉽사리 곁을 내주지 않음은 지금 생각해도 연애란 저런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듯 그 시절의 삶과 정서로 되돌아 가는 시간의 역류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 시절부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두르러지게 나타났고 그녀들은 생활과 직업에서의 피곤함을 감당해 내는 여전사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삼봉과 순자의 연대기는 그 시절의 사회가 그랬듯 비정상정인 사회의 모습으로 가득찬 우리의 모습과 성공에 대한 그릇된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비정상적 술수로 지속될 기업들이 될 수 없었고 실패하는 처참한 결과를 얻게 된 마당에 삼봉은 다시 진심을 담아 도전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기업의 생존에 사활을 거는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의미를 담아도 삼봉이 말하는 바의 의미를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즉 죽기살기로 미싱질해서 번 돈을 착취한 돈, 그돈을 그 나라에 남기고 오는것이 진짜 도리라는 말은 기업가 정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십분 살필 수 있고 오늘의 기업인들이 반면교사 삼을 수 있는 교훈적 의미가 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해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나라 역시 전쟁 이후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을 보내 해외 달러를 벌어들인 일들을 생각하면 조금은 달리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 '국제시장'을 보아도 해외달러 벌이로 떠나가는 우리네 가장들의 모습과 금의환향까지는 아니라도 돈을 벌어 돌아오는 모습들이 훤한데 삼봉이의 생각처럼 할 수 없었던 결정적 사유라면 찢어지게 가난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의 삶 때문이라 판단할 수 밖에 없었을 듯 하다.
방글라데시 여성들의 미싱질로 죽기살기로 일하듯 우리 역시 그렇게 일을 했음음 같았지만 결과는 달랐다는, 그래서 오늘의 우리가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인과관계라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격조 높은 의식이라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