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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양이경 지음 / 포춘쿠키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27/pimg_7974361233646150.jpg)
아이들에게 여름방학은 그야말로 꿈 그자체로 발현되는 의식이다.
그런 여름방학은 사람들에게 각각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시점이자 기회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면 현실이 아닌 다가올 미래의 그 무엇을 그리고자 하는 의미로의 표현이 난무하리라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름방학을 앞 둔 아이들에게 여름방학에 무엇을 할지를 묻는것 자체가 어리석은 질문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들만의 순박하고 깨복스런 모습을 그리기에는 풍부한 방학이 될 수 있으리라 여길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의 모습을 털어버리고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 꿈으로 소환할 수 있는 기대라 할 수 있기에 시인의 시집으로 만나 보게 되는 여름방학은 어떤 모습, 꿈을 담고 있을지
소중한 보물을 열듯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음미해 보며 읽어본다.
이 책 "여름방학" 은 현실일 수도 있지만 꿈이라면 차라리 어울릴 법한 언어의 유희들이 시의 몽환성을 넘어 유쾌한 드라이브를 쾌척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져 온다.
시(詩)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그리 재미를 동반하는 장르가 아니다.
그런 시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 나, 우리에게 시인 양희경의 시집 '여름방학' 은 첫 장부터 깨어나 보니 해변이라는 투로 잠(꿈)의 영역을 끌어들여 시의 서사를 매꾸어 가고 있다.
인간에게 꿈은 자아의 불완전한 욕망에 다다르고자 하는 의미를 일컷는다면 꿈속의 나, 우리의 모습은 현실 속 나, 우리의 불완전한 삶의 도피처와 같은 느낌으로 드러나지만 여전히 꿈속에서조차 나, 우리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옥죈듯 함은 마치 한 여름의 방학속에서 느끼는 열대야의 그것처럼 나른하고 끈적함으로 결박되어 무기력함으로 점철된 나, 우리의 실체를 드러낸다.
이와 같은 우리의 무기력함에 대한 실체는 '프로페셔널의 조건' 속 파스를 어디에 붙여야 하는지를 콜센타 직원에게 묻고 직원은 메뉴얼대로의 대응에 실패해 즉흥적인 대답으로 마무리 지으며 끝내지만 불완전한 고객대응에 대한 결과는 상담직원의 자리비움과 상담대기로 이어지는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김 박사' 역시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 박사의 영양제 판매에 대한 현실은 아무도 그러한 실체에 접근하거나 확인할 수 없다는 실체에서 무기력한 나, 우리를 고스란히 재확인 하게 되고 '부고' 역시 수시로 날아드는 부고장들에 현실에서는 차마 하지 못할 의식의 표출이 꿈이라는 존재를 통해 표출되고 다시 현실로 돌아 왔을 때 휴대전화 속 부고를 지워버리는 일은 무기력함을 벗어나고자 하는 작은 뇨의를 느낀듯 보여진다.
'이필녀의 죽음' 은 상식적이지 않은 나이에 결혼을 해 칠 남매를 둔 이필녀의 죽음이 자녀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서는지, 아이들의 삶의 종장에 느껴지는 이필녀의 죽음이 달라진 시대의 외현마냥 스스로를 지워내지 못하면 더이상 인간적인 삶을 궁구한 나를 배신하는것 같아,자식의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지워내는 이필녀의 상실된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면 '가족사진관' 은 오랜 가족으로 삶을 여미고 살아 온 우리 혈육들의 탈바꿈에 대한 희망을 전제하고 있어 보이고 '떡집 아이' 는 그야말로 어찌 생각하면 인간의 종족 본능적 의식이랄 수 있는 SEX로의 결과를 떡집 아이로 표현한 느낌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접하게 된다.
에필로그를 통해 시인의 시적 서사에 꿈이라는 존재감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음을 이해할 수 있는가 하면 여전히 현실의 삶에 대한 실체에는 우리의 여름방학을 기대하는 꿈과 같은 기대감이 어려있음을 살포시 느낄 수 있는 혼재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다.
현실을 배재한 꿈은 꿈속에서의 희망일 수 밖에 없지만 현실을 품은 꿈으로의 여름방학은 실체를 지닌 꿈으로 우리의 완전한 삶을 목도하는 흉물스러움이 아닌 바라마지 않는 흥분된 희망으로의 서사가 되었으면 하는 염원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네이버카페 책을좋아하는사람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