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희 - 난설헌의 사라진 편지, 제42회 여성동아 장편소설상 수상작
류서재 지음 / 파소출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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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인물 속에 여성의 삶이 조명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것이 현실이다.

오늘에야 성평등적 사상으로 말미암아 역사속 인물, 특히 여성에 대한 조명이 두르러지게 활발하다 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그러한 생각이나 꿈조차 꿀 수 없었을 시대상을 외면할 수 없었음이 사실이다.

허난설헌, 중고등학교 학생 때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의 누이로 기억하는것 말고는 허난설헌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나, 우리의 의식도 문제이거니와 알고 있다 하더라도 단편적 지식으로만의 존재감을 아쉬워 할 따름이다.

어떤 시대에 존재 했던 사람이건 그들 시대에 존재감을 여실히 느꼈을 그들에 대해 후대인 우리가 그 존재감의 무게감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에 대한 방기요 인간의 삶과 존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기에 조선 중기의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허난설헌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초희" 는 역사적 인물인 허난설헌의 존재를 현실적 허구의 공간에서 재창조해 독자들의 의식에 그의 삶에 대한 이해와 행보에 대한 새로은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를 담고 있는 책이라 생각할 수 있을것 같다.

이미 허난설헌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가 존재하는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들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에 따라 허난설헌의 이미지가 우리의 의식속에 각인되 버리고 말 수도 있기에 어쩌면 그러한 기회를 후일로 미뤄두는것도 진정한 허난설헌의 존재감을 알아가는데 있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도 된다.

아버지 허엽, 그의 자녀 허성, 허봉, 허난설헌, 허균을 가르켜 허씨 5문장으로 일컷는다.

모두 문장에 뛰어난 재주를 지니고 있어 그리 지칭했다 하나 맑은 성정을 지닌 허난설헌은 가문의 부유함으로 당시로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학업을 지속할 수 있었고 유교적 사상의 기반 속에 여성의 존재감이 어떠한지를 알게되는 시대상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능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인물이 되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여성이 똑똑해지면 피곤한 일들이 많아진다고 했듯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기반속에 담긴 남녀간의 불평등, 적자와 서자 등 자신과 관련해 드러나는 문제들에 끊임없이 의문을 품고 개선해 나가려 죽는 순간까지 노력한 그녀의 삶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시대의 사상이 이러하니 그에 순응해 살아야 하겠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러한 시대적 사상의 문제점을  왜냐고 판단하며 궁금증을 갖고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후자는 오늘날과 같이 창조, 창의, 혁신을 꿈꾸는 시대에 걸맞는 인물에 다르지 않고 보면 시대를 잘못 태어난 존재라 지칭할 수도 있으련만 어느 시대고 그러한 사람들이 없었던 적이 없고 보면 그러한 존재들이 있었기에 사회의 균형까지는 아니라도 변화의 단초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승에 두고 갈것이 없는 사람의 얼굴' 이란 얼마나 평안한 얼굴일까? 

자신의 생각과 사유대로의 삶을 이끌어 낸 허난설헌 자신의 생애에 대해 자신은 어떤 의미를 부여했을지, 고난과 암울함으로 느끼거나 의식했다면 그리 평안한 얼굴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홀연히 떠난 사자로의 얼굴에도 나름의 감정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런 사자의 죽음이 뜻하는 얼굴의 감정을 통해 그의 삶에 대한 여운과 미련을 살필수도 있는 바이기에 허난설헌의 얼굴을 통해 드러나는 평안한 죽음, 자유로운 새가 되어 날아갈 수 있는 영혼이 되었기를 기대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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