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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나는 죽어도 좋았다
김병종 지음 / 너와숲 / 2022년 10월
평점 :
얼나마 좋았으면 죽어도 좋았다는 표현을 쓸까?
아마도 바라고 그리던 무언가를 하거나 보았거나 들었거나,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접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한다.
그러한 대상이 꼭 자연이거나 물질 일 수도 있지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 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관계, 그런 관계로 다져온 세월이라면 세상 부러울 것 없을것 같은 마음이 들 것이고 없어도 든든한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을것 같다.
가슴 벅찬 순간들이나 함께 할 누군가와 그러한 순간들의 감성, 감정, 마음을 나누고 싶은것이 우리의 작은 소망이기도 하다.
소망에 담길 수 있는 많은 의미들이 존재한다.
그러한 소망들이 우리의 바램과 맞물려 있는 가치 있는것들로 평가되길 바라며 죽어도 좋았을 책의 내용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거기거 나는 죽어도 좋았다" 는 아마도 보통의 사람들이 이러한 경험을 해 보았을까 하는 의문을 강하게 남기는, 저자의 경험 속에 녹아 있는 행복의 절정감을 빚어낸 순간과 풍경을 여행의 글로 풀어낸 책이다.
그림이 밥이고 글이 반찬이라는 저자의 행보는 그림과 문학쪽의 외출이 잦았던 그의 성향을 보여주는 단초로 볼 수 있고 사십여 년간 서울대에서 미술을 가르친 그의 작품들이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는 놀라운 기록을 만날 수 있어 그런 저자의 죽어도 좋을 순간이, 장소가 어디일까 하는 궁금증에 더욱더 책 속으로 몰입하게 된다.
확실히 보통 사람들의 생각을 뛰어 넘는 탁월함과 통찰적 의식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 우리는 죽음에 대해 불안과 불편, 그리고 애통의 상징처럼 생각하는데 '사는 일이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라면 죽음 또한 그러해야 한다는, 혹은 사는일이 눈물 겹더라도 죽음만은 아름다워야 한다' 는 낭만적이고도 새로운 의식을 보여준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앞 뒷면 처럼 서로 붙어 있지만 서로를 볼 수 없다.
하지만 삶이 아름답다면 죽음 또한 그러할 수 있고 삶이 눈물겨워도 죽음은 서로를 볼 수 없음에 아름다울 수 있어야 하자 않겠나 하는 생각이 우리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바꿔줄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극과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방식이나 현상에 대한 이해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이나 의식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아름다움에서 슬픔을 느낄 수 있음이 과연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가능하다고 여기기에 그러함을 느끼고 표현해 낼 수 있는것이다.
인간의 영속적인 삶이 궁극의 목표라 할 수 있듯이 우리는 역사라는 시간의 수레바퀴 아래 우리의 족적을 남기기 위해 무수히 많은 변수들을 심어 놓는다.
'해 아래 새것 없고 지상의 아름다움 가운데 불멸은 없다'는 말의 뜻을 새기면 인간의 의식이나 행위에서 비롯되는 새것을 향한 변화는 크게 의미가 없다는 판단, 그렇다고 변화가 필요 없다 할 수는 없지만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는 그 무엇에 대한 것들은 오래된 역사나 지식처럼 반복 회자될 가능성을 담고 있다 할 수 있다.
여행을 통해 그러한 불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얻는것도 행복의 순간을 절정감있게 가질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마다의 죽음의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대한 기대감은 다를 수 있기에 죽어도 좋았을 행복한 순간에 대한 기대감 만큼 죽음 역시 그렇게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판단을 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