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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선택이라는 것은 자발적인 기울음 이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일제강점기를 맞게 된 대한제국과 일본의 선택은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닐 수 밖에 없다.
길을 가다 만나 호랑이나 사자,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을 먹이로 생각해 죽이려 든다면 필사적인 노력으로 호랑이나 사자와 싸워야 함이 바로 인간이 가진 선택일 뿐이다.
이는 생명 위협에 대한 방어기제이기도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대한제국의 일본 침략에 의한 국민의 독립운동과 행보는 마땅한 방어기제이자 도전에 대한 행보라 할 수 있다.
일본으로서는 대륙이라는 땅에 대한 희망을 대한제국을 빌미로 취할 수 있는 선택적 기회일 뿐이었기에 서로가 '선택'에 대한 의미와 그에 따른 행보가 달라질 수 밖에 없음이 새삼 이해해야 할 부분일 수도 있다.
아마도 그런 의미에서 일본은 아직도 일제강점기에 대한 사죄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한제국을 넘어 대한민국의 독립투쟁과 격동의 새월속에 살아 온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려주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작은 땅의 야수들" 은 미주 대륙에 비해서는 한 없이 작은 한국이라는 작은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일본 침략에 의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며 그러한 사건이 선택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면 호랑이의 먹이감이 아닌 인간으로의 선택이 가져온 사건을 인간성 침해의 사건으로 파악해 그 사건의 내부적 이야기를 담아 독자들에게 작은 땅의 야수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살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호랑이와 같은 존재는 배고픔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생명유지 행위라 볼 수 있지만 일본의 선택은 자신의 생명이 아닌 욕망에 의한 선택일 뿐이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일제강점기의 한국인들의 삶은 그야말로 뒤틀린 운명과 삶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일본의 선택이 욕망에 뒤틀린 선택이라면 우리의 선택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서 호랑이의 공격을 피하거나 호랑이를 죽여야 하는 운명적인 선택일 뿐이기에 타당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
가장 나약하기 그지 없는 한 여인의 삶을 통해 한국의 나약함을 상징하고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과 함께 인생의 질곡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저항과 도전의 정신이 독립운동사와 연관될 수 있는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어 의미심장한 깨달음을 준다.
'안전이란 내가 지킨것만이 나를 지켜준다'는 모 인기 강사의 말처럼 개인과 나라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를 지켜주는 존재는 이차원적 문제이다. 결국 나를 지키는것은 바로 나임을 깨달아야 하면 내가 나를 위해 무엇을 지키느냐에 따라 나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작품속 옥희에 대한 정호의 생각도 이해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이민 1.5세대의 작가이다.
한국인에게 잊혀질 수 없는 역사가 바로 일제강점기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시기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잊혀져 가고 있다.
아쉽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굴러가고 잊혀져 갈 수 밖에 없는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이민 1.5세대의 역사의식 속에 자리한 한국인, 작은 야수들의 이야기는 결코 한 순간에 소비되고 마는 이슈가 아닌 한국인의 삶의 원론적인 문제로 회귀하도록 의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우리는 많은 역사적 사건들을 선택해야 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오롯이 한국인이라는 작은 야수로의 정체성을 담아 지속가능한 한국인으로의 모습을 지닐 수 있어야 함이 역사에서 선택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거스르지 않은 존재로 부각될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게 한다.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듯한 기시감을 전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더불어 그 시기를 살아내지 않은 후손으로서 생존에 걸린 선택의 결정과 역사 인식에 대해 새롭게 배워본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