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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자폐인이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른가?
조제프 쇼바네크 지음, 이정은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평점 :
그렇다. 우리는 모두 각기 자기만의 시각으로 보는 각기 다른 나라에 산다고 할 수 있다.
세상 사람 모두가 그러한 삶을 살진데 딱히 장애아들만을 두고 그들의 삶이 우리와 다르다고 말하는 것도 잘못된 의식이자 차별이라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서구사회와 달리 우리 사회는 장애아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유독 심하게 느껴지고 있는 현실을 고스란히 느끼게 되는 사회이다.
사회복지 차원이라는 의미를 한층 강화해야 하는 이유로의 근원이 바로 우리의 그런 차별과 의식 때문이라 생각하면 참으로 우리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무지하기도 하고 몰상식하며 악한 존재라고 판단하게 된다.
정상이 무엇을 두고 정상이라 말하는지 올바르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다수의 사람이 보통의 모습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정상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음은 아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과의 다름이 같은 이들이 많다는 의미일 뿐이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들의 삶은 어떻게 이루어 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또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다르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자폐아들이 세상을 보는, 세상을 사는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우리는 모두 다른 나라에 산다" 는 자폐인이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른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실상은 자폐인을 보는 우리의 시선속에 차별과 편견의 의식을 드러내고 있어 지금껏 쉽사리 우리가 우리의 모습이 어떤지를 살필 수 없었던 모습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그야말로 낮 뜨겁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신체의 불편과 부자유는 차별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
누군들 그러한 신체를 갖고 싶어 갖게 된 것도 아니고 보면 그들의 삶을 그렇게 만든건 그들의 신체가 아닌 세상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과 의식에 있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 역시 보통의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들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갖는 다양한 인간적인 면모들이 그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고 그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신체적, 정신적 상태는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특이점이라 생각하면 더 이상 그에 따른 불편과 편견을 갖지 않아도 된다.
있는 그대로의 그들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길만이 '함께'라는 사회를 건설하고 공감하고 공유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들과 함께 하지 않고 외면하며 소외시키면 결국 누군가라는 불특정 존재에 나, 우리라는 대상을 포함시켜 종국에는 나, 우리를 스스로 미워하고 편견과 불편함에 쌓이게 하는 자가당착적 삶에 빠지게 한다.
그런 삶이 어디 온전히 세상을 사는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싶다.
우리 모두는 자기만의 시각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살지만 '함께' 라는 연대의식으로 맺어져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세계를 열어나가 한다.
한 때 천재 변호사를 그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의 우영우 역할자가 바로 그런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이지만 어엿히 그러한 인물도 사회의 일원으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꽤나 인기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선진국이라는 의미는 돈 많고 잘 사는 나라라 해서 얻을 수 있는 지위가 아니다.
물론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뒷바침이 원활히 이루어 져야 하지만 사회적 약자로 지칭되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보통의 사람들이 '함께'라는 의미로 얼마나 공감하고 연대하며 사는가에 따라 그 사회의 복지수준과 나라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 할 것이다.
삶을 살면서 한 두번 아파보지 않은 사람이 없고, 가볍고 큰 죄 한 두번 저질러 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본다면 그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아픈사람만 있는 곳에서의 그렇지 않은 사람, 죄인만 가득 있는 곳에 죄없는 사람이 느낄 괴리감과 두려움, 공포감 등은 실제로 느껴보지 못한다면 알 수 없는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실제적인 경험만이 중요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삶은 다양한 의미를 통해 형성되고 이해되며 진행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차별이나 편견이 아닌 자폐인 또는 장애인의 시각으로 보는 세상이 각자도생의 생이자 삶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과 함께 아름다움을 심어주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네이버 책과콩나무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