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많은 미술관

할 말 많은 미술관 -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
정시몬 지음 / 부키 / 2022년 8월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그런만큼 할 애기도 많다는 식이고 보면 당연 할 말 많은 미술관에 대해 이해가 된다.

미술을 넘어 예술에 대해 조예가 깊은 사람들로서는 그 작품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표현방식을 통해 할 이야기가 많을 것으로 안다.

허나 지금 우리로서는 그렇게 할 말이 없을 수도 있다.

단, 아직 우리가 미술, 예술에 대해 지적 깊이가 그리 녹록치 못하고 그러함에도 자신만의 감정으로 표현해 내는 일조차 어렵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면 더더욱 할 말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알고 모르고를 개의치 않고 떠들고 싶은 만큼 떠드는 사람도 있고 보면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할 말 많은 미술에 대한 이해를 더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 책 "할 말 많은 미술관" 은  미술이나 예술에 관한 이야기, 대화를 하게 되면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는 나, 우리의 그러한 곤혹스러움을 없애고 미술, 예술에 대한 대화의 물꼬를 터줄 수 있는 미적 체험으로의 지식을 녹여 독자들의 미술과의 대화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미술관은 미술에 대해 알든 모르든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시끌벅적한 장소이다.

미술관에 걸려 있는 미술작품을 설명하는 선생님이나 일반인들에게 설명하는 도슨트(docent)들의 모습만으로도 이미 미술을 아는듯한 풍성함에 젖어간다.

그들의 설명이 얼마나 작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는 차후의 문제이고 먼저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미술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참으로 많고 또한 그런 이야기들이 작품을 그린 화가와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로 바로 삶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삶의 이야기들이 작품속에 어떻게 녹아들어가 있는지를 살피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은 오랜시간 미술, 예술품을 접해 보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 우피치 미술관, 아카데미아 미술관, 바티칸 미술관을 목차로 하고 있는 이 책은 각 챕터의 첫 장에 해당 박물관과 미술관에 관한 짧지만 중요한 설명을 부연하고 있어 미술품에 대한 이해에 앞서 박물관과 미술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궁금해 진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뭐가 다른가? 

박물관은 사람들이 이뤄 놓은 다양한 문화와 역사, 예술, 산업, 과학 등의 분야에서 보관의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수집, 전시하는 곳이며 미술관은 그 중 미술에 관한 작품에 특화되어 있는 전시공간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통합해 뮤지엄(Museum)으로 통칭해 부르지만 전시의 대상은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일반일들을 대하는 도슨트의 설명이 아니라도 좋다.

단지 미술작품과 그 미술작품을 보고 느낌을 얻는 나, 우리만이 필요하다.

그렇게 미술작품과 나, 우리와의 대화는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시공간의 초월적 흐름으로 이어진다.

예술가와의 대화일수도 또는 특정 작품의 창조성이 나,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 되건 그러한 시간을 위해서는 미술관에 가야하고 미술작품을 접해 보고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으로 공감, 감동과 경이의 순간을 맞을 수도 있다.

저자의 유럽의 여러 미술관을 방문한 대화의 기록이라는 사실을 넘어 우리의 시선을, 의식을 바꾸고 감동과 경이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미술관들에 대해 간접적 경험을 넘어 직접적인 경험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음악을, 미술을, 예술을 몰라도 사는데 크게 지장은 없다.

그러나 그런 삶이 과연 인간다운 삶이라 할 수 있나 묻고 싶다.

예술의 존재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고 왜 존재하는지를 깨닫는다면 예술, 미술에 대한 남다른 시선을 갖기를 스스로 원할 것임을 의심할 바 없다.

** 출판사 부키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