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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보낸 하루 ㅣ 라임 틴틴 스쿨 3
김향금 지음 / 라임 / 2015년 11월
평점 :
백수, 뚜렷한 직업이 없는 건달과 같은 존재를 말하는데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라는
제목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도 백수의 존재가 꾀나 오래된 존재이며 그들에게도 희망적
메시지가 존재한다는 의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현실의 백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결정되는 청년실업자들이 허다하지만 그런
백수들을 꼬집어 뭐라 말하기에도 난감하다.
결국 경쟁이 빚어낸 사회의 문제임을 생각하면 백수가 되었다고, 백수생활을 한다고
그들을 몰아세울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이 책 "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는 우리가 흔히 청년들에게 말하는 꿈과 희망 같은
존재가 없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꿈이나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세간의 수 많은 책들과 강연자들의 활동에서 우리는
자신의 꿈은 뭐지?, 희망을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막상 뚜렷한 꿈이나 희망을 설정하고
제시할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자신을 짜증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 고미숙은 그러한 짜증나는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꿈이, 희망이 없으면
어떠냐고 말하며 청년백수인 연암 박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백수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현실의 청년실업은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그들이 손놓고 놀고만 있지는 않다.
실업과 취업이라는 잣대는 경제적 조건에 한해 청년들을 평가하는 잘못된 해답이다.
여전히 청년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위한 길을 가고자 한다.
그길은 온전히 자립의 길이며 그 누구로부터의 간섭이나 길들임이 아닌 스스로의 길
임을 터득하고 자신의 일상과 자기 자신을 적응시켜야 한다.
백수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이 책을 통해 날려버렸으면 좋겠다.
언제든 누구든 백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다.
자신이 위치할지도 모르는 백수의 삶, 백수이든 아니든 여전히 우리의 삶은 지속되고
헤쳐 나아가야 하는 길이기에 우리는 백수의 삶이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이해한다.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존재하거나, 여행을 통해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거나,
시대의 변화에 따른 평생 학습을 지속해야 하는 지금의 모습을 백수의 삶에 적용시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경쟁보다는 유유자적함으로 자신만의 길을 가고자 하는 백수의 기백, 즐거운 삶을
만끽하고자 하는 프리랜서로서의 시각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