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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급주의 - 따뜻하고 불행한
김이슬 지음 / 책밥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책들을 읽으며 만나는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만나곤 한다.
그런때가 바로 시(詩)를 만날 때와 사람들의 감정의 공명을 주제로 쓴 에세이 같은
책들을 마주할 때이다.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건 참으로 어렵고 난해한 일이다.
어쩌면 그러한 공감의 현장은 이미 나에게 내재화된 경험에 의한 인식의 차원에
기인하는 이해인지도 모르기에 그런 책들을 만나면 딱히 뭐라 말하기가 그러하다.
이 책 "취급주의 : 따듯하고 불행한"은 글밥이 갖는 의미를 제한 할 수 있는 책이
아닌, 감정의 투박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로 생각할 수 있다.
엄마에 대한 저자의 감정의 상태를 통해 공감과 혹은 몰이해를 가질 수도 있고
그녀의 삶에 자리한 환경적 요소들을 생각해 보게 하는 경험을 느끼게도 한다.
에세이 전체의 글들을 통해 저자의 삶에 드리워진 불행한 기운을 느끼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삶의 진지한 면을 매만지고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감수성 높은 존재로서의 지위를 지키고자 한다.
어쩌면 저자의 이런 마음음 자신에 대한
자긍심, 또는 자존감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바닥에서 일어난다.
거의 모든 글밥들을 불행한 기운?의 삶이라 생각하고 또한 그런 와중에 자신은
따듯한 인간으로서의 자세와 감수성을 가진 인물로 드러내는 역할놀이는 꾀나
수준높은 자존감의 확인법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자존감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상자위에 꼭 써 있어야 할 글귀인
"취급주의"인걸 보면 하나의 사물과 현상을 보다라도 다르게 생각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토해 낼 수 있는 감수성의 글들을 엮어 내는 일은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또다른 나의 모습을, 또 다른 우리의 삶의 시공간을 되뇌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에세이를 읽으며 자기 삶의 반성을 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이런 자기 자존감에 대한 확인 또는 자긍심을 얻고자 하는 행위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