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식대로 나이 들기 - 내일이 불안한 당신을 위한 완벽한 노후 수업
이영자 지음 / 초록서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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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미술관 올해 첫 전시 <오류를 거니는 산책자>전시가 열렸다. 3월 말까지다. 역에서 멀고 근처 다른 전시장이 없어서 동선이 단조롭고 단독으로 가야한다. 개강하고 사람이 몰릴 듯하다.


공학자가 제작한 AI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는 말끔히 외적으로 완벽해보이는 신제품을 판매하는 한편 예술은 미드저니가 만든 어그러진 이미지마저 과정으로서 전시한다. 


디지털 세상의 오류는 제거해야 할 결함이 아니며 AI는 경이로운 거짓이라고 선언하는 전시서문이 흥미롭다. 이분법적으로 인간은 선, 로봇은 악이라고 하거나 기계는 완벽, 인간은 오류라고 하지 않는다. 되려, 멈춰서 질문을 여는 오류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피에르위그, 히토슈타이얼, 왈리드 라드, 롤라(북서울), 백남준아트센터, 교각들(상희)의 화두와 닮았다


오류는 즉각적 해석이라는 강박을 멈추고 미정리된 과거의 잔여를 음미하게끔한다. 메시지 전달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지각을 재조정하는 훈련과정이자 의미 생산매개로서 기술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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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4102509490004606


이도현 한국고전번역원 번역위원이 이래저래 추천한 책은 거진 읽었다. 나고야대 명예교수 미야지 아키라의 번역서 <열반과 미륵의 도상학>, 성백효의 <한문공부와 번역이야기>, 데니스 수마라의 <왜 학교에서 문학을 읽어야하는가> 등등.
















시간의 세례를 입고도 살아남은, 묵힌 장같은 좋은 양서를 보통 샤라웃했다. 우리전적을 탐구하는 그의 전공에서 배태된 감식안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난 무술에는 큰 관심은 없어 넘기곤하니 그의 관심사와 완전 공명하는 것은 아니다(나름 선긋기)

1992년에 나온 중앙아불교 도상자료 모음집, 1945년 출생 예산이 배출한 걸출한 희대의 한문학자의 조언서, 2002년에 나온 캐나다 캘거리대 교육학자가 정보과잉의 시대에 문해력 증진을 주장하며 상호구성하는 텍스트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


그러나 이 모두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교양, 학술서고 한편 모두에게 숨겨진 보물같은 책도 있다. 역자로서는 품은 항하사만큼 들었으되 모래톱에서 잊어버린 악세서리를 찾는 것처럼 독자를 눈에 씻고 찾아봐도 없는 그런 책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무료로 원문보기를 할 수 있는데도.

https://www.nl.go.kr/korcis/data/boardDetail.do?bdIdx=797&currentPageNo=1



1년쯤 전에 올라 온 스레드지만 잊지 않고 있다가 짬이 날 때 읽었다. 별감방일기는 고종 20년간의 액정서의 업무일지를 한문에서 한글로 번역한 책이다. 액정서는 왕실의 잡무와 심부름을 담당한 기관이고, 왕실 경호인 별감이 소속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별감방일기는 경호인의 업무일지라 할 수 있고, 거칠게 비유하면 왕실도 건드릴 수 없던 비자금 은닉거래장표에 가깝다. 일기지만 매일 쓴 일기는 아니고 몇 달 간격으로 띄엄띄엄 작성되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4102509490004606


연구총책임자 장유승 교수는 한국일보 기사에서 흥미를 북돋게 배경을 더 서술하며, 왕실이벤트 때마다 각종 명목으로 반강제로 뜯긴 예시를 나열했다. 나아가 별감은 한양 기생의 뒷배로서 유흥업소 운영을 했다고 말한다. 봉급은 쥐꼬리 같으니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었을까. 우리나라도 싱가폴처럼 국가공무원에게 연봉억대로 최선의 대우를 다하고 책임과 의무를 물을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우리의 경우 공무원 박봉과 각자도생의 계보가 더 오래된 듯하다. 마치 착복의 계보가 있는마냥, 일제, 625, 군부정권, 산업화 시대를 지나며 양태만 바꾸어 뒷돈 챙기기가 지속되었다. 정경유착, 연예계와 기업인의 밀월관계, 조폭의 마약밀수 같은 이야기는 영화드라마의 단골소재다.


역사의 맥락은 흥미롭지만 번역서는 건조한 책이다. 조선왕조실록처럼 나름 건질만한 스토리가 있는 것이 아니니 사극작가가 읽을리 없다. 여성영웅소설이 나오는 야담처럼 재미도 없다. 장부를 번역했으니 누구에게 무엇을 얼마 주었고 문안했고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 나열했을 뿐이다. 심지어 저본은 한문인데 처음 장부가 시작한 1864년에는 반듯반듯 적다가 1882년엔 글씨가 괴발새발이다. (전근대 한문서적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기기 때문에 pdf에 원문사진이 있어도 뒷페이지에서부터 거꾸로 오름차순으로 읽는다) 다행히도 적는 문구가 대동소이해서 그래도 눈치껏 알아볼 수 있다.


여기서 1차사료와 고군분투하는 전문가와 2차사료를 토대로 대중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터가 갈라진다. 어느 누가 더 고귀한 것은 아니고 각자 사회에서 맡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안 보이는 곳에서 무대와 소품을 만드는 제작자가 있고, 그이들이 제공한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한편 무대 뒤의 노고는 베일에 싸여 관객들이 알지 못한다. 그러나 스테이지 프로듀서가 없다면 멍석이 애초에 깔릴 리가 없다. 고전번역위원들이 일견 쓸모없고, 아무도 읽지 않는 도서를 번역할 때는 누군가 언젠가 읽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마음에 호응하여 원문을 보았다. 역시나, 지난한 작업이었으리라, 한 눈에 알 수 있다.


연구원들은 저본에 없는 부분도 승정원일기로 보충했다. 용어정리를 하면서 격기役只(음식차려대접)같은 이두도 설명을 베풀었다. 역지 아니다. 한문의 음과 훈을 빌어 표기하기에 이두공부가 선행되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사알(심부름꾼) 같이 고려시대부터 있던 직책은 으레 업계에서 상식적으로 알기 대문에 생략하지만 사약(열쇠담당)은 풀이를 제공했다. 격기(음식을 지어 올림)은 서술했으나 敎是같이 상식적인 표현은 생략했다.


특이하게 눈 여겨 본 부분은 1880년대에 일어 가타가나로 표기되어 일본과 교류가 있었다는 점(엄씨가)이다. 경진년(1880) 11월 26일 기사에 일본국서를 중희당에서 친히받았다는 문구를 굳이 장부에 적은 점도 독특하다.


원문에서 국역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 저자에 따라 필기체가 다르기도 하고, 그 시대에만 쓰는 용어가 있고, 이체자도 많다. 예컨대 사알인데 저본에는 알대신 錀(발음은 윤)되어있어서 문맥에 근거하여 수정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사알을 사약이라고 써서 수정했다는 모양이다. 너무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1882임오년(고종19) 1월 15일 기사 p212의 각주에 저본의 錀을 알로 교정했다고 하여 찾아보았다. pdf p261(p170) 우측으로부터 7행에 있었다.


또, 1883계미년(고종20) 9월 3일 기사 p223의 각주에 사알을 연문으로 보아 삭제했다고 했다. pdf p252 우측으로부터 5행 가운데에 있었다. 둘 다 정말 알이 아니고 錀으로 되어있어서 교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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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페어뱅크 중국학센터의 중국 호적제도 관련 영상 중 좋은 표현 영중비교


(짧은 영상에 메시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번역이 인상깊어 배울만해서 가져옴. 대만 번체를 대륙 간체로 바꿈)


1. the chinese demographic landscape has fundamentally changed

中国的人口结构已经发生了翻天覆地的变化。

중국(의) 인구구조 (이미) 발생(했다) 번천복지(의) 변화


-근본적으로 변화하다)의 번역어로 翻天覆地번천복지(판티엔푸띠fān tiān fù dì) 즉, 하늘과 뒤집히고 땅이 엎어지는 정도의 큰 변화를 채택. 흥미로운 번역이다


2. so that's why, I think, is the idea of [sic: that] China can rely on further urbanization to drive its economic growth

这就是为什么我认为中国可以依靠进一步的城市化来推动经济增长

진일보(한) 성시화(로써) 추동하다 경제증장(을)

further(더욱) urbanization(도시화) drive(추동) economic growth(경제성장)

-문장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영어 거의 그대로 한 자 한 자 옮겨져서 재밌다


3. the pace of change is unexpectedly fast

变化的速度出乎意料地块

변화(의)속도가 출호의료하게 빠르다

출호의료(chū hū yì liào)는 예상을 벗어나다, 예상이 빗나가다, 뜻밖이다라는 뜻인데 한국한문성어에는 이런 식의 용법이 별로 없고 백화문의 영향이 있는 청말-민국시절 용법으로 보임


출호는 벗어났다, 이탈했다는 뜻 (4글자 맞추기 위해 호)

술어 뒤에 대상이 목적어로 수반됨

이리아오(의료)는 예측, 예상, 짐작이라는 말이기 때문에

출호(벗어났다) 의료(예측을)의 VO 술목구조이고, 술목구조 자체를 투예더土也地에 붙여 부사화해서

出乎(意料)地 구조가 된다

다음도 동의어

심상=평범(쉰챵) 出乎寻常地 평범함을 벗어나게

예기=예측(위치) 出乎预期地 예측을 벗어나게


https://www.youtube.com/watch?v=CieiYK0ae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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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굴레와 의무라는 속박이 꿈의 한계를 정해버리기에 현실의 풍요를 타협하면 배고픈 자유는 가능하죠


인생은 트레이드 오프인 것 같아요


마치 종교경전의 캐논화작업이나 문학전집의 구성처럼, 혹은 작게는 나만의 맛집 리스트를 만드는 것처럼 어떤 자원을 어떤 방식과 순서로 한정된 시공간에 배치하느냐.. 그 트레이드 오프 문제라고 생각해요


원하는 것을 다 추구할 수 없고 돈 명예 가정 자유 평안 등등 중요한 요소 사이에서 선택을 하는 일 같아요.


무엇을 중요하다고 요소로 꼽느냐, 그리고 무엇을 무엇보다 낫다고 생각하느냐 그 선택에서 내 삶의 지향이 드러나는 듯해요


삶의 영원한 고민거리고 유일한 기출문제이자 정답은 없고 해답만 많은 빈출문제죠. 그 똑똑한 AI도 도와줄 수 없는 나만의 시험장이예요

사주팔자도 오행 10개를 4개의 기둥(4주)x하늘과 땅(천간지지)=8개에 다 배속할 수 없는 거 잖아요.


부자도 빈자도 늘 부족할 수 밖에 없어요. 자기에게 없는 결핍된 것이 눈에 밟히지만 구할 수 없고, 남에게는 너무 쉬운 것이 나에게는 너무 어렵고, 그이들에게는 해도해도 안되는 것이 나에게는 한두 번에 가볍게 되기도 하죠.


금과 다아이몬드가 채굴지에서는 돌처럼 밟히고, 도자기, 귀금속, 희토류는 생산지에서는 귀하지 않는 것처럼요


사회 초년 때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고 남이 시키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하고


대학, 고시, 자격증, 훗날의 마시멜로우를 위해 욕망을 지연한다면 두둑한 호주머니로 현재를 누리며 커리어의 시계를 앞당긴 이들이 부럽고


반대로 취직을 너무 빨리했다면 오히려 가방 끈이 짧은 것을 부끄러워하며


창업하면 윗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지만 대신 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 투자자, 정부의 눈치를 보고 살아야하고


전업 여행유투버로 떠났다면 자유는 얻어도 미래의 자산가치를 포기하며 모든 곳이 도파민터지는 여행지지만 어느 곳도 세로토닌을 주는 홈은 아니며


월세, 배당금 등 현금 흐름을 만들고 펑펑 소비하면서 여행만 다니는 이들은 시기질투를 덤으로 얻으니 VIP인맥 속에 숨어있어 찾을 수 없고


따라서 나를 알아주지 않으며 (너 내가 누군지 몰라? 에 담긴 한스러움을 읽어봅시다)


아이돌이 되면 초등학교 시절 소원인 무리에서 가장 돋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은 이루었으나 과하게 노출되어 매사에 조심해야하니 숨 쉴 수가 없고


미술은 음악을, 음악은 무용을, 무용을 미술을 영원히 질투하고, 전업작가와 인접분야 사회인, 대형소속사와 무소속, 취미생과 입시생, 업계 진출자와 준비하는 학생 모두 평행선의 뫼비우스의 띠를 그리며


안정적 정규직 직장에 자리잡았어도 꼴뵈기 싫은 사람이 꼭 있고 봉급과 DSR대출과 연차를 포기할 수 없어 감내하며 살아야하며


혼자가 너무 외롭고 아플 때 보호인이 없는 것이 서러워 가정을 이루었지만 되려 새로 생긴 멤버(들)와 확장된 가족을 돌봐야 필요성이 생기고


나를 닮은, 내 배 아파서 난 꼬마는 한없이 귀여운 때도 너무 얄미울 때도 있으며 가끔 내 부족한 점이 공명되어 버럭 화를 내다 훗날의 뼈아픈 후회가 되고


내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의 아내, 남편, 부모의 역할을 하려 했으나 그마저도 어려운 구조적 여건 속에 관계가 어그러지기도하고


모든 것이 다 후회되어 주말모임, 취미, 경조사 다 빠지고 이미지 먹칠을 감수하고 유유자적 귀농하거나 훌쩍 떠나기도 하지만 어디에서도 영원한 구원을 찾을 수 없어


여러 종교에 구도하나 완전한 행복의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고 홍진번뇌 사회의 축소판


한 평생 풍족하고 승승장구하는 인생도 남 모를 인생의 아픔과 시련의 시기가 분명히 있고


100세 인생 꽉채워 매 순간 매 시간 밀도 높은 유복함만을 누리는 인생은 없으니 성공의 시기도 초년이냐 중년이냐 말년이냐로 저마다 논쟁이 붙으며


젊을 때는 체력과 시간이, 한창 일할 때는 돈과 체력이, 늙어서는 돈과 시간이 있으나 나머지 하나가 꼭 없기 마련


여기서는 주류, 저기서는 이방인

여기서는 들들볶이고 저기서는 무시당하고

여기서는 언어가 통하지만 말이 안 통하고

저기서는 언어가 안통하지만 말이 통하고


무엇을 트레이드 오프해도 포기한 가치가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사람은 자신에게 결여된 것만 기억하니


아큐정전식 정신승리를 디폴트로 살아갑니다


내가 낫지 잘은 모르지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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