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5/03/27/FHXRDDCXCVBVLBERMKDSS7ZJT4/


오늘자 신문에 조선일보 백수진 기자가 다소 공격적인 타이틀을 달았다. 내용은 순한 맛이다. 


제목과는 달리 감독으로서 기대가 된다는 내용이다. 어그로를 끌기 위해 달은 제목 같다.


배우로 5연속 흥행 실패한 하정우, 감독으로는 역전할까


2018년까지 주연을 맡은 영화로 누적 관객 1억명을 모은 배우 하정우는 코로나 이후 깊은 부진에 빠졌다. 2020년 개봉한 ‘클로젯’(127만명)부터 ‘비공식작전’(105만)·‘1947 보스톤’(102만)·‘하이재킹’(177만)·‘브로큰’(19만)까지 전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비슷한 장르, 비슷한 캐릭터에 식상함을 느끼는 관객도 늘었다. 5연속 흥행 실패로 슬럼프에 빠진 배우 하정우가 이번엔 감독 하정우로 역전을 노린다.


하정우가 감독 겸 주연을 맡은 ‘로비’는 색깔이 뚜렷한 영화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적어도 식상하진 않다.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에 이어 세 번째 연출작이다. 감독 데뷔작이었던 ‘롤러코스터’는 쉴 틈 없는 말장난과 맥락 없는 ‘병맛’ 개그로 명작과 망작이라는 평을 동시에 들었다. 12년 만에 나온 ‘로비’는 깔끔하게 정돈된 ‘롤러코스터’ 같다. B급 유머는 여전하지만, 산만함은 덜고 사회 풍자적인 메시지까지 담으면서 감독으로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비중 있게 등장하는 캐릭터가 10명에 달한다. 하정우·김의성·이동휘·박병은·강말금·차주영·박해수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개성파 배우가 총출동한다. 



영화 제작 환경과 상황이 바뀌어서 천만 관객 동원이 힘들어졌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클로젯은 못 봤지만, 나머지 4편: 비공식작전, 1947보스톤, 하이재킹, 브로큰은 다 봤다. 브로큰은 오랫동안 창고에 있던 영화라고 알고 있다. 일부 만듦새는 아쉬웠으나 연기가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1947보스톤이나 비공식작전 모두 5년, 10년 전이었다면 흥행했을 영화다. 모든 영화에서 하정우는 하정우다운 연기를 했다. 바뀐 것은 시장, 경제, 영화를 둘러싼 환경이다. 높아진 관객의 눈, 인건비 등 제작환경, OTT와의 경쟁 등.



2.















한국 영화에 관한 영문 저서 중 표지에 배우 하정우가 등장하는 책이 생각난다. 2020년작이다.


저자는 캐나다 밴쿠버 인근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의 교수로 이름은 달-용진이 아니라 진-달용이다.


언론정보학 배경으로 영화 분석에서도 작품 내부의 서사나 배우론보다는 영화 산업의 외적 환경에 초점을 맞춘다. 

배우론을 가장 잘 쓴 책은 백은하배우연구소의 저작들이다. 배우론을 배우기 위해 영국에 1년(?) 석사까지 갔다온 것으로 알고 있다.
















책의 주요 목표는 한국 영화의 사회경제적 환경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역사적으로 조망하는 데 있다.


대략 1990년대 이전의 내용은 간략하게 다루고 검열, FTA, 스크린쿼터제, 초국적 제작 환경, 웹툰 스토리텔링 등 외적 요소들이 영화 제작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영화를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수동적 매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주되다. 이 시각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영화가 집단 예술이자 자본 집약적인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있는 분석틀이지만, 작품 분석은 전무하고 배우나 감독은 거의 퍼펫같이 그려진다.


단점과는 별도로 이 책에서 가장 이상한 점은 책 표지에 등장한 하정우가 정작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 뒤 색인index에 찾아봐도 없다.


표지 스틸 컷은 2007년 김진아 감독의 두 번째 사랑 (Never Forever)으로 하정우는 정자 기증자인 지하로 출연했던 초기작이다. 한미 자본 합작 영화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가져온 스틸컷인 것 같다. 저자가 이 영화를 보았을까 아니면 외적 정보가 더 중요했을까. OTT에서는 볼 수 없고, 이 영화를 보려면 DVD가 있는 한국영상자료원까지 가야한다. 


표지와 내용의 괴리는 이 책이 영화의 내적 분석보다는 외적 환경을 다루는 데 집중했음을 방증하는 또 하나의 표지다.



3.

학고재

하정우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

2024.10.16 - 2024.11.16



작년에 하정우 배우는 학고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 우연히 살아있는 배우 자신이 출몰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물론 나는 사람에는 관심이 없었고 작품에만 집중했다. 왜 사람들은 셀레브리티에 관심이 있을까? 몰려드는 사람들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두었다.




재밌는 그림들이 있다. 배우, 감독뿐 아니라 화가로서도 재능이 있다. 어쨌든 작품을 끝까지 완성해서 전시회에 걸었다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구도도 특이하고 문양도 재밌고 열심히 그린 것 같은데, 의아한 것은 영어였다. 틀린 영어를 일부러 쓴 것일까?






government에는 n이 들어가고

enemies이지 enimies가 아니다

의도한 바가 아니라면 디테일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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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전에 올라 온 이동진 3월 최고의 책에 예소연 작가를 골랐다.

이동진의 책 큐레이션은 정확하다. 훌륭한 안목이다. 좋은 책이다.



관련없는 오멘일 수도 있지만, 나흘 전 한겨레 양선아 기자의 기사에서 예소연 작가를 언급했었다. SNS에 바이럴되길 시작할 징조인지. 이동진의 추천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니 좋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188282.html





초기작도 상당히 괜찮다. 문학과 지성사의 소설 보다 잡지 2023년에 수록된 글과 초기 장편소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긋닛 4호에 수록된 글도 좋다.

















최근 유행한 무해한 글과 비슷한 느낌도 들지만, 혼란과 다툼을 외면하지는 않는다. 이해불가능한 존재들을 다정하고 섬세하게 충돌시키는 감각이 좋다.


소란스럽게 속삭이는 상황이나 개판이 되는 장례식 같이 두 모순적인 요소를, 서로 화해불가능한 돌처럼 강하게 맞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콩에 떡 메듯 서로 찰지게 합치시킨다.


가장 최근작 중 하나인 '영원에 빛을 져서'는 란, 동, 석 세 명의 인물이 나온다.


한국 문학을 읽을 때 재밌는 것은 인물의 성별을 판별하는 일이다.


명사마저 성별구분이 명확한 유럽어는 무조건 몇 단락 가지않아서 인물이 she인지 he인지 나온다. 인칭대명사를 통해 나올 때도 있고, his나 her 같은 소유대명사를 통해 드러날 때도 있다.


그러나 한국어(+일본어)는 맥락상 발견해야한다. 석이가 여자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우리말은 '그' '그녀'라고 쓰지 않는다. 석은 남성 이름 같이 들리기도 하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p11에 가서, 주인공(동)이 "캄보디아, 실종, 여성"을 검색한 정황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그 전까지는 다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인 상태로


마음 한 켠에 궁금증을 묻어둔 채 읽는 것이다.


한국문학을 읽을 때의 소소한 재미다. 이런 점에 포착해 독일어로 작품활동을 하는 다와다 요코는 의도적으로 성별을 지웠지만, 인공적으로 지웠기 때문에 글이 잘 읽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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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화자는 겸손, 완곡어법을 선호하고 자기와 자기 주장을 분명히 드러내려하지 않는다

✅ 중학생 예시 “김XX, 너는 아니?” 라고 물으면 "저요?" (이미 이름을 불렀는데도 설마 확인차)

✅ 고등학생 예시 “네가 풀어볼래?” 라고 물으면 “제가 수학을 못해서요” (사실 이과 1등 힘숨찐)

✅ 사회생활 예시 “프레젠테이션 잘했어” 라고 하면 "아유 팀원들이 잘했죠. 저는 한 게 없어요” (칭찬을 바로 수용하면 재수없어보이니 공격을 피하기위해)

✅ 육아 대화 예시 “아이가 공부 잘한다면서요?” →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요” (사실 사교육 많이함)

✅ 재산 대화 예시 “돈 많이 번다면서요?” → “그냥 먹고 살만 한 거지” (사실 월매출 1억)

이러한 겸양 표현은 한국인끼리 대화를 할 때 사회적 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나

문제는 국제적인 맥락에서 발생한다.


한영 직역하면 논지가 흐려지고 핵심이 모호해지며 결국 변죽만 두드리는 표현(beat around the bush)이 된다


예를 들어


한국어“팀원들이 잘해줘서…” 라는 표현을 뉘앙스를 살려서 영어로 바꿀 때는 논지의 핵심을 문장 앞에 자신감있게 배치하고 뒤에 수식으로 겸양표현을 넣어주면 좋다.


영어식 사고는 "내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지, 팀원들이 도와줬고" 라고 해야한다.

"I led the project successfully with the support of my team."

이렇게 하면 협업을 강조하되, 자신의 기여도 분명히 밝힌다.


프레젠테이션 잘했어!라는 외국계 기업 상사의 말에 내가 아니라 팀원들이 잘했다고 하면 정말 인사고과에서 불이익 받는다. 




최근에는 한국인이 한국젊은현대화가에 대해 쓴 글을 읽었는데 (한국어-영어)

영어는 사실상 한국어 직역이어서 한국어를 읽을 때의 그 느낌이 완전히 탈각되고 어색한 전달방식과 표현으로 범벅이었다.


MZ세대를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이라고 변죽만 두드리며 글의 반을 소비하고


결국 MZ세대를 한 마디로 정의한 테마로 나머지 반을 이끌었다.


영어식 사고로 바꾸면  MZ세대는 다양한 특징을 지니지만, 핵심적으로는…

두괄식으로 하고 싶은 말을 먼저 제시하고, 이후 구체적 설명을 덧붙이는 구조로 써야한다.


한국식 사고에는 : “한국 현대미술가들은 주제, 스타일, 기법 등이 매우 다양해서 단순히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렵다.”


라고 써야겠지만


영어식 사고로는 : “한국 현대미술은 실험성과 전통의 융합을 특징으로 한다. 다양한 스타일이 조합되어 있어서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주제, 스타일, 기법 3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핵심 개념을 먼저 제시하고 이후 구체적 논증을 펼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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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r-collective.co.kr/?p=5297


1. 신촌, 홍대, 연남을 걷다 보면 공기가 다르다. 낡은 적벽돌 골목 사이로 번지는 커피 향, 낮은 단독주택 담벼락을 타고 흐르는 음악 소리, 가게마다 내거는 힙하고 감각적인 간판이 눈길을 붙잡는다. 쇼윈도에 비친 풍경은 한 컷의 영화 장면처럼 다채롭고 감각적이다. 전문 사진가가 아니라도 멋진 배경 사진 하나쯤은 건질 수 있다. 무심한 듯 놓인 의자 하나, 벽에 기대어 선 화분마저 하나의 설치예술이 되고,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디스플레이는 작은 미술관 같다.




2. 그래서인지 정작 전통적인 미술관은 드문 듯 하다. 지도를 봐도 지역의 예술적 명성에 비해 갤러리는 적은 편이다. 대신 거리 자체가 일련의 갤러리다. 아기자기하고 기발한 굿즈가 빼곡한 가게, 하얗게 비워둔 벽이 단색화를 삼킨 듯한 카페, 손끝에서 휘리릭 그려진 그래피티까지


어쩌면 요즘 가장 세련된 갤러리는 메가쇼핑몰의 번쩍이는 명품 매장인지도 모른다. 유리창 너머 정갈하게 꾸며진 브랜드백과 쇼윈도에 놓인 반들반들한 보석은 장식예술 같다.




3. CR콜렉티브에서 김우진의 오키나와어 전시를 하고 있다. 김우진 작가는 2명이다. 조각가 김우진은 주로 동물을 만들고 디지털예술가 김우진은 언어,문화인류쪽이다. 후자의 전시다.


디지털예술가 김우진 http://www.woojin-kim.com/

https://inartplatform.kr/residency/view?residency=424&category=2022




조각가 김우진 https://www.kimwoojin.co.kr/

https://oknp.kr/artist/woojin-kim/






4. CR 콜렉티브 사이트에 있고, 전시장에서도 배포하고 있는 작가노트다.

http://cr-collective.co.kr/?p=5297


이런 전시는 쉽게 읽히지 않는다. 석박사논문 읽는 것과 같아서 커피를 마신 말짱한 정신으로 열심히 공부하면서 읽어야한다. 주변의 예쁜 비주얼 투성이의 화사한 거리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유럽 철학자마냥 골방의 묵독을 요한다. 얻는 것은 많다. 깨달음. 인사이ㅡ.



기후 위기를 초래한 인간은 멸종 위기의 야생생물 뿐만 아니라 사적 일상과 문화, 나아가 역사와 세계관을 담고 있는 소수언어의 멸종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화나 포스트 후기식민주의라는 거대담론을 거론하지 않아도 우리는 멸종을 초래하고 있는 현 지구촌에 대한 불만과 좌절, 그리고 불안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김우진은《Voiceless Voice》 전시를 통해 다양한 언어로 전 세계가 소통하고 이해를 넓혀 나가길 조심스럽게 촉구하고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우진의 <메모리즈 프로젝트>의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챕터로 확장하는 단계적 의미를 가진다. 작가는 언어의 멸종에 관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데올로기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의심하고 조심스럽게 바깥을 사유하고자 노력해왔다. 그의 노력은 이번 전시에서 마인드맵과 <무너지는 기호들 Collapsing Sign>을 통해 엿볼 수 있고, 아이디어의 관계망들과 함께 그동안 인터뷰 자료들을 아카이빙 한 <완벽한 결말의 시작> 시리즈를 전시한다. 또한 전시장을 커튼이 내려진 극장으로 전환하여, <한국어 받아쓰기 시험_다음을 듣고 따라 쓰시오(2채널 버전)>, <그리고 나는 짧은 연극을 만들기로 결심했다_Part U>(이하 Part U), <유령과 바다, 그리고 뫼비우스> 이 세 작업을 순차로 스크리닝 한다.


차와 다과상이 놓인 무대로 손님역할의 배우들이 입장한다. 손님을 초대한 작가 김우진은 일본의 오키나와 언어인 우치나구치의 사라짐을 추적하며 그동안 수집한 다양한 자료와 관련자 인터뷰내용을 따라 문답형식으로 쓰여진 시나리오를 배우들에게 전달한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 속 손님들은 두상 아래부분 몸의 행위만 보이는 낯선 프레임안에서, 그 누구도 아닌, 또는 나를 포함한 누구도 될 수 있는 익명의 이름으로 등장한다. 반면 화자는 배우가 아닌, 우치나구치의 기억을 가진 실제 인터뷰 대상자의 음성으로 대체되어, 언어의 멸종과정과 함께 당시 이데올로기의 횡포와 차별화에 대한 생생한 공동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영상은 인터뷰가 진행됨에 따라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아주 조금씩 흑백으로 전환되는데, 우치나구치 사멸을 묘사하는 부분부터는 완전히 흑백이 된다. 영상의 내러티브는 외형상 연극적인 형식을 차용하지만 인터뷰 내용과 발화자의 음성 및 언어가 실제 사건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만큼 직관적이고 사실적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는 손님들에게 “우치나구치로 당신의 오늘 하루를 얘기해주세요.”라고 요청한다. AI 번역기로 번역되지 못한 발화된 답변들은 그저 소리나는 음가로만 결과값을 보여주며 연극과 함께 영상 <Part U>는 마무리된다.


<Part U>에서 사건의 공간이 되는 오키나와는 19세기에 일본에 병합되고 일본의 국가 건설 과정에서 언어와 문화를 강요당하면서 무시와 차별을 당해오다가, 1945년 태평양전쟁 시기에는 전장으로 활용되면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했다. 2차대전 후 점령군인 미국의 수탈과 파괴가 자행되었으며, 1972년 일본으로 반환후에도 군사기지 범죄와 환경파괴로 아픔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시기엔 일본과 미국 사이에서 언어탄압과 무작위 살상, 그리고 강제집단사 같은 참극이 일어난다. 이쯤 되면 우리는 어떤 기시감을 느끼게 될지 모른다. 맹목적인 국가 이데올로기가 자리한 사회에서 참담한 제주 4.3 사건과 함께 제주어의 사멸과정을 떠올리게 될지 모른다. 작가는 제주 해녀와 고유한 직업문화, 그리고 제주어의 사라짐을 등장 해녀들이 한 명씩 페이드아웃 되어 사라지는 영상언어로 내러티브를 극대화하였다. 그리고 작가는 동아시아의 또 다른 국가인 홍콩에서도 상상적 관계의 표상으로서 이데올로기 아래 홍콩어의 사멸화와 통제가 진행되고 있음을 목도한다. 게다가 향후 프로젝트로서 디지털 언어의 멸종을 추적하면서 언어 다양성의 감소에서 불거지는 부정적 문제를 환기하고 있다. 김우진은 “연구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7000개 이상의 언어가 존재하지만 그 중 극소수만이 성공적으로 디지털화 되었거나, 그 과정에 있다고 한다. 정보를 얻기 위해 힘을 가진 언어들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사이, 디지털화에 실패한 언어들은 현실세계에서도 소멸이 가속화되고 소수 언어로 작성된 유의미한 디지털 정보도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Part U>는 2채널 비디오 신작으로, 전반부는 오키나와 거리를 훑으면서 작가의 독백과도 같은 시구로부터 시작한다. 언어의 멸종과 함께 사라진 고유한 문화와 지적 역사를 “큰 구멍이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어떤 극”으로 상징화하면서, 미처 말할 수 없고, 알지 못한 자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공통의 감각으로서 행동을 촉구하고 있는 듯하다. 구전언어의 멸종이라는 난제에 봉착하여 관련 인터뷰 대상자들을 물색하고 아시아권역을 로케이션으로 잡는 현장리서치와 아카이빙 과정은 비록 고되었으나, 축적된 정보는 작가에게 적극적으로 의도와 자신감을 드러내고 정서적 유사성을 담보한 실천과 행동의 드라이브를 걸도록 한다. 작가는 영상의 한쪽은 극장의 무대로, 다른 한쪽은 관객이 대본을 텔레프롬프터 형식으로 읽을 수 있게 배치하여, 언어의 멸종이라는 사건이 연극적 허구 같은 사실로 교차하고 있다. 작가는 디지털 과정에서 측정언어가 사라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AI번역기 [ChatGPT 3.5, 딥엘(Deepl), 파파고,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누어, 우치나구치, 그리고 제주어 같은 소멸을 인식한 언어들의 경우 사회적인 보존 노력과 복원작업이 시작하는 단계이고, 일부 디지털화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그나마도 미약하게나마 AI는 언어의 존재를 인식한다.”(작가 노트에서)


김우진 작가는 그동안 하나의 국가, 사회, 민족이 권력과 체제유지를 위한 이데올로기적 장치들로 개인의 사적이고 일상적인 영역, 특히 학교나 가정교육 속에서 언어를 강제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메모리즈 프로젝트(Memories Project)를 진행해왔다. 그는 아시아 지역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곳에서 발생되고 있는 유사한 사회현상과 함께 언어의 사라짐에 대해 다양한 관련자 인터뷰와 자료 조사를 지속해왔다. “(소멸위기 언어인) 아이누어와 우치나구치에 대해, 나아가 제주어를 비롯하여 아시아의 언어에 대해 조사하고 인터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들의 이야기, 역사, 현재 상황을 과연 내가 진정 이해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문이 들었다. 극장 그리고 무대 위 연극 구조를 드러내는 것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세계가 얼마나 제한적인지,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더 큰 부분을 우리가 얼마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러한 무지 혹은 무관심으로 인해 어떤 세계들은 사라지고 있다.” (작가 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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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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