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ㄱㅌ와 ㄱㅌ 사이의 영원한 진자 운동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통
소원이 이루어지면 권태

괴롭거나 지루하거나

유럽여행 일본여행 합격 부자 직장 결혼 출산 직장 건강 성공 승진 당선 수상 우승 인맥 학벌

소원의 목록체계는 엇비슷한데
구체적인 모습은 인류수만큼 다양하고

이루어질 때까지 괴로워 노력하고 기다리는 시간 속에 고통받고
이루어지면 새로운 소원이 등장하기 전까지 디폴트상태가 되어 망각하고 지루해진다

꿈을 얻으면 얻은대로 이 것이 나의 것이 맞은지 어리둥절하다가 소중히대하지 않게 되는데

마치 이번 시즌 새 옷을 샀다가 한 번 입고 사진찍어 인스타에 올리고 영원히 옷장 구석에 보관해두어 그 존재를 잊고 잃어버리게 되는 것처럼
그것이 한정판 아이템이든 학벌이든 삼전닉스든 뭐든 사람의 습성이 그렇다

그래서 하나를 얻고 다시 다른 것을 마음의 장바구니에 담고 ㄱㅌ과 ㄱㅌ 사이를 영원히 반복하는 시지프스의 진자 운동인 것이다 고통의 괴로움과 권태의 지루함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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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한옥에 있는 박서보 작품은 한국 조선일보와 프랑스 르몽드에 폴락처럼 물방울 흩뿌려 작업한 것인데 미국베트남, 북아프리카, 접속법, 세로쓰기, 한자같은 부분이 눈에 띈다. 미디어사의 과거사..

김창열 작업에서도 정밀하지만 거칠게 그린 거대한 물빛방울과 함께 쉬빙과 같은 느낌도 있었었고

함양아 오인환 송은언박싱과오종 박이소 성능경 이우성 김희천 정보원(의빈공간과 조숙진) 홍진훤과최수지 순이지 글렌라이곤 박혜수 주재범 김인배 오윤 최수련 김시은 에스데블린 등등 쓸 리뷰만 늘어가고 있다

솔 르윗도 한 번 더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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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사전 - 라스트 아날로거 시인이 포착한 요즘 언어의 이면
이소호 지음 / 마음산책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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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출판사에서 나온 이소호 시인의 젠지사전 읽었다. 특이한 용례가 있을까하고 아무 생각없이 손에 집었다가 산문이라 한 호흡에 빠르고 산뜻하게 읽었다. 시인이 쓴 산문은 형용모순은 아니겠고 기대의 불일치인데 즐거운 디싱코페이션이다. 앞부분의 밤티와 뒷부분의 포엣코어가 가장 좋았다.

편집적으로는 이제 사계절이 없어지고 여름 겨울이 길어진다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간을 떡의 양볼을 잡고 늘어뜨린듯한 글자조정이 흥미로웠다. 글 구성은 일기형식의 라인이 가지런히 그려져있는 노트로 시작해 젠지어휘에 대해 소개하며 이에 착안해 이런 저런 신변잡기류의 아무 말 대잔치를 풀어나간다. 마지막에 블로그 일기같기도 시같기도 한, 행이 구분되어 있는 자유시가 생각의 한 단위를 매듭짓는다.

사전이라는 부제가 있지마 젠지어휘를 자세한 용례와 함께 설명을 베푼 사전은 아니다. 그렇게 보기엔 각주와 보충설명이 더 주가 된 배보다 배꼽이 큰 책이 되겠다.

88년생으로 젠지 어휘를 소비하는 저자가,젠지 어휘를 생산하는 세대에 대해 숟가락을 얹으며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가는 글로, 샘터풍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원래 마음산책이 그렇게 사람냄새 진하게 풍기는 글을 많이 내는 담백하고 소박한 출판사다. 아무튼, 시리즈를 내는출판사 세 연합도 같은 신념에 기반한 듯하다, 아무튼.

책 전체에서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정보를 긁어모아 퀼트처럼 엮어보면 문창과를 나왔고 불교재단에서 대학원을 다녔으며 88년생으로 4년의 (힘든) 공백기를 거쳐 엄마는 인정해주지 않는 김수영 문학상을 받고 프리랜서로 있다. 나무위키나 인터넷에도 있는 공식정보가 아니라면 5월을 좋아하고 뉴욕에 자주 출몰했으며 3번 살았고 앞으로도 살고 싶으며 광고회사에 다닌 적이 있다는 점. 작가가 에세이로서 인정받고 싶어하고 개인사를 알아주기를 원하는 듯하기에, 스스로 공개하기로 결정해 지면에 늘어뜨린 이야기를 그러모아 박음질해보았다,

밀레니엄세대, 젠지와 알파세대는 구분해야한다고 하고 업무용폰과 개인용폰이 분리되어있으며 개인용폰의 유심을 구매해 사용하니 번호가 바뀌고 프리랜서로서 불안해하는 부동산 미소지자로서 시인은 강의실에서 젠지세대 학생들에게 ‘이 시에서 화자가 느끼는 감성이 무엇이 생각해요? 라고 묻고 젠지 제자에게 EDC소개받는다.

작가와 함께 뉴욕에 가서 당뇨로 인한 개인 도시락을 먹은 엄마는 에세이를 집안망신이라 싫어했고 소설가로서 딸을 좋아했으나 작가는 시인으로서 인정받고자 평론을 기다리지만, 독자에게는 에세이를 인정받고 싶어한다. 10년 전 그이와 못내 아쉬운 정다운 감정도 있다.

누구의 에세이든지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뇌 속에서 퍼스널 네러티브가 퍼즐처럼 이리저리 조합되고 글로 간단히 독후감을 쓰면서 정리된다.

세대구분이 의미있나 거칠게 포착해 포박하는게 아닌가 싶으면서 젊음밖에 사회적으로 가진 것이 없는 이들에겐 한 살이라도 유의미한 구분이다. 소년만화와 학원물에서는 그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어른이 보기엔 조막만해 그게 그거인 아이들이 선후배관계를 계급단위로 치환해한 살 차이선배를 영관급 장교로 대우한다. 그런 젊은 세대가 생산하는 어휘를 어른들이 역으로 배우고 소비하고 의미를 역추적하고 아는 척한다는게 아이러니다.

자기는 밀레니얼이라고 선을 확실히 그은 작가가 젠지 단어를 배우며 생각한 단상. 개중 밤티와 포엣코어가 인상깊었고

‘시는 응시하는 언어이고 울고 있는 등의 배후를 똑바로 쳐다보며 자신을 허물어서라도 타자의 진실을 마주하려 한다‘는 시인의 입장에서, 정식으로 분노하기엔 애매하고 청자가 직접 찾아보아야하는데다 공격하되 도망가고 시선을 돌리면서 규정하기에 문제가 있다는 p39-47의 밤티. 이집트인의 까만 머리카락 칭찬이 사실 성희롱이라는 것을 인지했다는 마지막의 단어, 음모로 임팩트있는 방점을 찍은 것까지 글 전체가 좋았다.

이와 비등한 좋은 글은 p183-192에 이르는 포엣코어였다. 시란 무엇인가, 미국 시집 출판에 대한 분석과 젠지의 시사랑을 다루는 시인의 본업 모먼트였다. 이 글도 AI 개새끼로 끝나서 감정이 일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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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6-09-04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시인의 시집이 나왔을때 관심이 가서 읽어본 적 있고, 최근엔 한국일보에 젠지 세대에 대한 글을 연자하고 있기도 해요. 산문집을 내기에 이르렀군요. 일단 재미있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글을매일씁니다 2026-09-04 22: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한국일보 연재가 바탕이 되었다고 하셨어요 즐거운 독서되세요 아직 카이스트 미술관 못 갔어요 미안해요
 
끌림의 설계 - 사용자를 사로잡는 AI 시대의 UX 심리 전략
장세림 지음 / 한빛미디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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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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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가 렌즈를 정밀한 곡률로 가는 일과 에티카의 사유법을 비교하는 글에 대해..


정신과 신체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좋은 통찰이예요. 사유를 하는 사람의 생활의 리듬과 그 일상적 행동패턴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펜을 쥐고 원고지에 글을 쓰는 김훈의 스타카토와 같은 간결한 문장의 호흡과 커뮤니티와 댓글에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쓰는 자가 글을 매듭지는 종결어휘가 다른 것이 작게 관찰되는 지점이고.. 라틴어와 희랍어를 배웠던 17-18세기 유럽문예공화국의 지식인들이 단행본이 아닌 서간체에서마저 고전어 특유의 수식구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는 문화적맥락에서도 그런 특성이 관찰되는 것 같아요
행복의 정복을 쓴 버트란트 러셀도 주어와 술어가 한 페이지에 걸쳐있기도 하고 칸트의 글은 가끔 라틴어의 번역체 같은 느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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