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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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에서 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초기작 특별전은 다 봤다. 그중 2003년 중편 <아무렇지 않은 얼굴 (何食わぬ顔)>은 8mm 카메라로 찍어 화질이 고르지 못하고 2009년 단편 <영원히 그대를 사랑해(永遠に君を愛す)>는 각본작업이 덜 된 듯한 소동극이다.


1. 배우에 대해. 감독이 좋아하는 공통적인 얼굴상

누드 크로키 그리다가 모델에게 반해 그의 전여친 결혼식에까지 따라오는, 카타카나로 쓰는 エリナ에리나 역할을 맡은 칸노 리오(菅野莉央, 1993년생)은 2003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잠깐 조연으로 등장했었는데 이런 느낌의 눈이 부리부리하고 얼굴이 플랫한 배우를 종용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우연과 상상(2021) 1부 마법에서도 후루카와 코토네(古川琴音, 1996년생)의 마스크가 비슷했다. 그리고 하마구치 감독 작품은 아니나, 소설가 아사이 료 <정욕: 바른 욕망>을 원작으로 한 키시 요시유키의 2024년 영화에서도 물 페티시 댄스부 선배를 흠모하는 역할의 히가시노 아야카(東野絢香, 1997년생)도 얼굴이 비슷해보인다.


드라이브마이카(2021)의 주연 미우라 토코(三浦透子, 1996년생)까지 모두 약간 비슷한 느낌이다. 심지어 가장 최근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2024)의 주연을 맡은, 우연과 상상 스태프 출신 남배우 오미카 히토시(大美賀 均, 1988년생)까지. 감독에 의하면 승냥이 상이었다고.. 확실히 감독이 좋아하는 얼굴상이 있다.


2. 공통점1 편지

<영원히 그대를 사랑해>의 각본은 후기작에 비해 만듦새가 아쉽지만 미완의 초안으로서 이후에 빛날 여러 잠재적 가능성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에이코가 전남친과 바람을 피우고 임신했을지 모른다는 것을 결혼식장에서 고백할 때 말하지 못하는 마음을 편지로 쓴다. <친밀함>에서도 신노스케 좋아하는 동생이 그렇게 하고, <

저 멀리는 나쓰메 소세키 <마음>으로부터의 전통이다. 얼마나 전해지지 못한 마음을 길게 썼는지 기차안에서 편지를 읽기 시작했는데 내면 고백 편지가 단행본 한 권이다.


하마구치 류스케는 이 마음을 이어받아 말하지 못한 것을 각본으로 쓰고자 무진장 애를 쓴다.


<드라이브 마이 카>(2021)에서 아내가 남긴 이야기가 카세트에 녹음된 대사로 남아 편지 역할을 하며, 보다 더 중요한 건 마지막 극 중 연극의 텍스트(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 대본)이 편지처럼 기능한다.


<해피 아워>(2015)에선 남편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나오고 후반부에 읽히지 않은 편지와 읽혀버린 메시지가 인물 관계를 잇거나 끊는 매게가 된다.


다른 영화에서도 공통적으로 있다. 심지어 의도적인 침묵 장면을 등장시켜 캐릭터가 자기 입으로 직접 내면을 표현하지 않고 글이든 메시지든 편지나 대본이든 활자를 매개로 독백 형태로 마음을 전달하는 구조가 보인다.


3. 공통점2 연극무대, 연극적 상황

<영원히 그대를 사랑해>에서 대사나 인물 동선이 무대 위 리허설처럼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이뤄진다. 특히 히사시는 에리나와 처음 만날 때 휴게실을 한 바퀴 돌며, UNO라고 쓰여진 연회장에서는 둥근 테이블을 무대처럼 거닌다. 세이이치와 에리코가 신부 앞에서 리허설하고 회당 밖에서 부모님을 보고 결혼식 못 하겠다고 하고 다시 회당 안에 들어와 세이이치가 설득하는 장면도 연극 장막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우연과 상상>, <해피 아워>, <드라이브 마이 카>, <친밀함>에 나아가서는 아예 연극 안의 연극 구조,  즉 배우의 대사 리딩 장면까지 나오면서 연극을 영화에 적극적으로 초대한다.


4. 공통점3 카메라워킹. 

초반부는 일상적인 대화와 장면이지만 중반부를 지나며 감정이 서서히 고조되고 그와 함께 카메라가 한정된 시선을 유지한다. 관객을 특정 인물의 감정 곁에 붙여두는 시선 연출처럼 보이는데 익스트림 클로즈샷까진 아닌 어떤 경계에 있다. 이 부분은 다른 영화 다시 보고 생각해봐야겠지만 일단 느낌적으로 그렇다.


최소하 공통점1 편지 같은 활자로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와 연극적 무대동선(혹은 연극을 영화에 번역하는 방식)을 이 초기작에서 실험하고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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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한숨도 못잤다.


친구가 소개한 이묵돌 작가의 책 초월이 도착했는데 자정에 폈다가 눈을 떼어보니 7시간이 지나 아침이었다.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게 만든 소설이 몇 개 있는데 1998년 즈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7년 베르베르의 파피용, 2010년 황석영의 강남몽, 2011년 강남교보문고에서 읽다가 근처 보라색 커피프랜차이즈(커피빈이었나?) 2층으로 옮겨 마저 다 읽은 세계문학상 수상작 임성순의 컨설턴트, 2014년 천명관의 고래가 생각난다. 2025년은 이묵돌의 초월이다.


1부의 김민진(=이도연)은 너무 아프고 처참한 서사에 안쓰러워하며 읽었다. 분노와 공포.

당하는 장면은 소마이신지의 영화 태풍클럽에서 사춘기 소년이 소녀를 쫓아가는 장면

가학적 삶의 양태는 소설 제리가 생각난다.


그러다가 2부에서 갑자기 여러 장르가 능청스럽게 섞이기 시작한다.

사이먼 웰스 감독의 <타임머신>의 루프물, 유통대기업 무용담, 하이델베르크 철학과 <캐스트어웨이>, 복수물 느와르 <테이큰>와 <아저씨>, 시베리아판 <마이웨이>와 <인셉션>의 세 번째 꿈 단계 스노우 포트리스,


그리고 59금 가학적 핵괴작 사드 후작의 방탕주의 학교(소돔120일) 그리고 핵전쟁 웹소설과 <로키>의 TBA 같은 텐더와 스칼라 그리고 넷플 다큐 <나는 신이다> 같은 사이비 종교, <마녀> 같은 안전가옥 목가적 장면과 늑대와의 사투는 <레버넌트> 등등의 레퍼런스가 모두 생각난다.


그러니까 왜 못 잤는가? 1부가 끝났는데 아직 1/3 지났다고?

2부를 보는 내내 이런 진행에 이런 루프인데 아직도 할 말이 더 있다고?

아니 도대체 이렇게 탄탄한 서사를 어디까지 설득하려는거지?

이게 끝이 아니고 더 나아간다고? 아직도 할 말이 더 있다고?

이 이상으로 빌드업이 가능하다고? 도연이 만날 수 있는거야?


1부 2장 p21-25의 루블린 공항에서 "어떻게 지냈어?"에서 2부 13장 p704의 "별일 없었어"까지 이르기까지 중간의 엄청난 빌드업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평화로운 하루를 위해, 포옹 한 번을 위해 이렇게까지 먼 여정을 거치다니


얼마나 숭고한가 사람이 사랑에게 사랑한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무 말 없이 안아주고

무탈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중간에 산이 납작한 말로 도연의 삶을 멋대로 평가하는 취조 장면에서 각본으로 전환하는 부분도 인상적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여러 이야기를 블랜딩하는 솜씨가 놀랍다.


1부 15장 p113-114이 마지막 공항신이다. 이 시간은 해도가 폭발음 사이로 사라진 이후, 도연이가 삶을 복기하는 시간은인데, 해도가 706페이지 이후 산과 마지막 대결을 벌이는 시간일 것이다. 이렇게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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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감독의 영화 가족의 탄생은 비슷한 2006년께에 나온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처럼 등장인물의 관계성이 마지막에 이르러 퍼즐맞추듯 조합되는 구성을 띈다.

채현이와 경석의 열차 신으로 시작했다가 열차 신으로 끝맺는 수미쌍관식 구성에 각각 가정의 복잡한 스토리를 더한다.

사람 좋은 듯하지만 무책임하고 급발진하는 형철(엄태웅), 책임감 떠앉으며 속으로 삭이는 미라(문소리)의 충돌에, 미라보다 나이 많은 여친 무신(고두심)을 함께 엮어서 한국사회의 맥락에서 어질어질하고 특이한 관계를 낳았다. 나이가 많으니 존대를 해야할지 동생 여친이니 하대를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이후 언니로 정리 된 것 같다.

20대 초반 정유미 배우만 할 수 있는 표정이 있다. 어이없어하거나 화내는 일부 연기는 얼굴이 깊어진 지금도 비슷한 얼굴이나, 영화 <도둑들>과 <베를린>에서 전지현이 잘 지은 무해한 토끼표정은 이 나이대라서 가능한 표정처럼 보인다.

리얼리스트 선경(공효진)의 짜증연기와

연출의 리듬이 좋다. 이 맘때 영화는 핸드핼드로 현장성을 많이 주었는데 너무 과하면 화면이 계속 흔들려 어지럽고 난삽해 보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적절한 만큼 사용해 공효진 배우의 엄마에 대한 원망, 가족에 대한 앙금,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잘 뒷받침했다.

경석 역의 봉태규는 05학번 즈음에 유행했던 뒷머리와 옆머리를 기르는 일본식 샤기컷인데 지금 보니 참 오래 전 느낌이다. 선경(공효진)의 남자친구 단역으로 나온 류승범도 눈에 듼다.

각자 서로 복잡한 사정과 가족사를 가진 사람들의 인연이 얽혀 대가족이 함께 모여산다는 6시 내고향식 결말은 천진난만하다. 지금 영화는 그런 결말을 내기 쉽지 않다.

헤프고 사랑ㅇ ㅣ고픈 채현은 무신의 딸이라 형철의 DNA로부터 비롯된 게 아니다. 애정결핍의 경석은 매자(김혜옥)이 유부남(주진모)와 이어지지 못해서 생긴 게 아니다. 각자 다른 상황 속에 만들어진 태도이고 윗세대와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데 스토리상으로 그렇게 읽히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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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밀함 보고 왔다.


인터미션 10분이 있는 4시간 반짜리 영화로, 전반부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까지의 과정, 후반부는 연극 장면으로 구성된다. 에필로그식으로 마지막에 민간경비대에 들어간 와타나베와의 지하철에서 조우로 대장정을 끝맺는다. OTT로 봤으면 중간에 끊었을텐데 영화관에서 착석 중이라 타율로 끝까지 볼 수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다른 의미에서 영화관에서 봐야만하는 영화다. CGV에서 8.19까지 하고 있는 하마구치 류스케 초기작 1시간짜리 단편이 1만원인데 그 4.5배가 1만5천원이니 가성비가 좋다. 감독의 전후작 관계를 생각했을 때 드라이브 마이 카와 해피아워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영화다.

영화는 한 마디로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의 인간관계 균열과 <도련님>의 공동체 부적응과 떠남이라는 테마를 현대 도시의 연극으로 전이시킨 것 같다. 함께 있는 동안의 열정이 끝내 함께 하지 못함으로 귀결이 된다.

아마 중간 2011년 연평도 해전 같은 정세불안이

왜 등장했을지가 가장 의문일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에서도 메이지 시대의 종언과 외부 정세 변화같으 구조적 요인이 내면의 흔들림에 영향을 주었듯, 이 영화도 파주에 있는 형에 대한 안위에 대한 불안이 와타나베의 마음에 균열을 일으키고 자위대의 대체인 민간경비대이자 사람을 죽이지 않는 군악대로 입대하게 만든다. 그가 떠난 자리에 와타나베 역으로 료짱이 소환되는데 연극을 보면서 내내 와타나베였다면 이 역이 어울렸을까 생각했다.

한편 연극 동아리는 느슨한 연대로 이루어진 관계망을 스스로 졸업한 와타나베는 규율과 통제가 강한 군사 조직으로 이동하는데 오히려 연극이 배역에 따라 사람을 전형적으로 만들고 개인의 역량을 판단하고 악센트와 톤을 지시하는 등 군인보다 더 억압적이라는 부분이 아이러니하다. 오히려 2년 후 역에서 우연히 맞닥뜨린 군인으로서 와타나베가 더 자유롭고 생기있어보이며 자기 생각을 유연하게 표현한다. 도련님에서 이상주의자가 지방의 작은 학교를 떠나는 엔딩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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