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시골 마을의 훈장 권오봉에게 손녀가 하나 있었는데,

이름은 목샤(화목할 목에 한 움큼 샤)이고 나이는 15, 6세였다.

목샤에게 책을 읽게 했지만, 하루 종일 이집 저집으로 놀러 다니며

이웃의 사가(Saga)란 아이와 서양빵 마덕련(마들렌)을 굽기만 하고

책은 한 글자도 읽지 않으며 논문제출하기를 게을리 하였다.

某鄕村一學究權五鳳有一孫女, 名睦夕, 年十五六。使讀書, 而終日遊走於東家西舍, 與隣童史家者但事焙西洋餠瑪德蓮, 書也不曾讀一字, 又怠於呈文。


2. 훈장은 본디 강직고매한데 이를 보고 화가 나서

다음 날 아침 딸의 종아리를 치며

왜 너의 자식교육을 하지 않느냐 책망하였다.

한창 엄히 꾸짖고 있을 때, 얼핏 울 밖에서

더벅머리 아이가 몸을 숨기기도 하고 얼굴을 보이기도 하며

잠깐씩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

바로 사가였다.

學究素剛直高邁, 一見之而怒, 明早撻女息曰: 汝何不敎其女而使怠於讀書乎。方峻責之, 忽見籬外一鬅童, 或隱身或露面, 乍去乍來, 乃史家也。


3. 훈장은 목샤를 다락 안에 들어가게 하고는 말했다.

기침 소리도 내지 말고 거기 숨어 있다가 사가가 가면 나오너라.

學究使睦夕入樓中曰: 勿出咳嗽聲, 潛藏之, 待史家去, 出來也。


4. 그리고는 직접 다락문을 열어주었다.

잠시 뒤 사가가 대문으로 들어와 목샤를 연달아 부르자,

훈장이 말하길 목샤는 나가버렸다.

遂手開樓門。少頃史家入門來, 連呼睦夕, 學究曰: 睦夕, 出去矣。


5. 그래도 사가는 방문을 열어 머리를 들이밀고 방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목샤는 어디로 갔나요? 

史家猶開戶納頭視房中曰: 睦夕何處去乎? 


6. 아아! 목샤가 있었다면 오늘도 포 속의 포(속에 든 필링)으로

그 녀석과 빵 맛을 겨루었겠어여,

이길지 질지는 뻔한데 말이랍니다, 

내가 한 판 크게 이겼을테져

咄哉。如使睦夕在者, 今日我又當以包中之包, 與渠較焙餠之甘, 勝負已分矣, 大捷一局也。


7. 목샤는 다락 안에 있다가 사가의 말 한 마디를 듣고

화가 발끈 치밀어, 양발로 다락문을 차서 부수고

성나서 팔을 걷어붙인 채 다락을 내려와 말하기를

睦夕在樓中, 聽史家一句話, 火性大發, 以兩足蹴破樓門, 怒騰騰扼腕下樓曰: 


8. 내가 베이커리 여왕(으뜸)인데 너는 감히 무슨 말을 하는거냐(요설)

독립지사 후예인 할아버지를 증인 삼아 빵굽기 대결을 벌여

여기서 자웅을 결판내자! 고 하였다.

自言曰: 吾乃焙坊宗也, 汝何敢饒舌? 今以獨立義士之後吾祖父爲證, 當於此試焙餠之手, 以決雌雄於此! 


9. 이를 들은 할아버지는 더욱 딸을 엄하게 훈계하였고

딸은 글 배우기를 그만두었으나

손녀는 자라 제빵의 길을 버리고 가업을 이었다는

그런 이야기더랬답니다

其祖父聞之, 益嚴誨其女, 女遂廢學文字。然其孫女及長, 棄焙餠之業, 而承其家業焉。此其事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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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의 기본 동사 100 - 58개 핵심 동사로 완성하는 100일 영어회화 김재우의 영어회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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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롬니 지음, 이재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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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해보니 2026년에 극장에서 볼 한국영화가 딱히 없다


사실상 다 외국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5년은 레제편, 무한성 등 일본애니가 휩쓰는 해였고

26년은 마블, 디즈니 등 미국영화가 휩쓰는 해인가보다


비상선언, 승부 같이 시절을 잃고 배우 논란이 가중되어 대중의 반응이 쌔했던 코로나 시기 제작 창고영화마저 다 풀리고

기대되는 영화가 별로 없는데


그나마 두 편


나홍진의 호프는 23년 8월 크랭크인 24년 3월 크랭크업되었다

류승완의 휴민트는 24년 10월 크랭크인되었는데 KOBIS에 따르면 아직 크랭크업 기록은 없다(25.12.16부)


그러나 이 두 편을 제외하면 기대를 모으는 상업영화는 별로 없어 보인다 투자를 못 받았나보다


특히 8년만에 나온 이창동의 가능한 사랑은 넷플 오리지널이라니 극장에서 볼 수 없다.


4년 전 넷플에 풀린 조성희의 <승리호>는 우주미감이 좋아 극장스크린용이고 넷플에 나와 아쉽다 생각했는데 이제와 보니 빠른 판단이 좋았구나 싶다


25년 9월에 크랭크인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변요한, 노재원주연)은 기존 시리즈고 25년 3월에 크랭크인한 연상호 감독의 군체도 매니아층과 가성비로 흥행하는 감독파워가 있지만 내년 바로 개봉은 힘들겠다



이에 연속되는 문제는 그럼 내년 청룡영화상, 백상영화상은 극장영화가 아니라 넷플에서 타게 되거나 아니면 몇 편 없는 메이저 작품에서 휩쓰는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겠다는 것


그러니까 내년 영화관에 걸려 큰 스크린으로 볼 대형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는 다 꼬부랑말 나오고 대사를 읽어야 할 외국영화이고


넷플에서 한국 예능, 드라마, 대작영화르 보게 될 것이며 (최근 SBS EBS 등을 넷플에서 보게 되었으니 더더욱)


마케팅비 없어 홍보가 덜한 한국 중저예산 독립영화에서 올해 <세계의 주인> <여름이 지나가면>처럼 보물을 발견할지도 모르니 디트릭스 사이트와 블로그와 평론 확인해가면서 하나씩 찾아나가는


스리 트랙 전략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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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진보와 부산물에 대해

편리함에 수반되는 쓰레기


하드디스크 저장 용량이 점차 증가했다.

예컨대 1.44MB 플로피 디스크에 텍스트는 저장할 수 있으나 음악파일은 1분이 고작, 사진은 저용량 한 장 정도가 최선이었다. 영상은 불가능.

이젠 도서관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대형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이 내 손에 들어온다.

그러나 많이 저장해 놓아도 한 평생 다 볼 수 있는가? 불필요한 것마저 개개인이 중복 저장한 것은 아닌가


과거엔 소수의 전문가만 활용하던 고가의 고화질 카메라가 개인의 손에 쥐여져있어 엄지손가락 한 번에 전시회에서 고화질 사진을 저장한다.

그러나 찰칵찰칵 분위기 망치며 열심히 찍어놓고 다시 보지 않는다. 쓰레기 시뮬라크르가 된다.


편리하게 전화통화를 하고 어디에서든 SNS로 사람들과 연결되었는데 원하지 않을 때 연락이 오고 불필요한 말을 하며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간이 허비된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용량이 큰 정보도 전세계로 뻗어나갔다.

고품질 고영양 정보와 동시에 페이크뉴스와 거짓정보도 확산된다.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이 데이터클리닝 같은 화이트칼라의 단순작업을 자동화했으나 AI 슬롭도 급증했다.


비전문가가 한문자료나 초서를 챗지피티와 제미나이로 돌려 읽은 글을 여럿 봤다. 대개 틀렸다. 세종대왕 맥북사건같은 AI 할루시네이션이 많은데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섭취한다.


쓰레기 시뮬라크르를 AI가 다시 분석하고 섭취해 잘못된 알고리즘이 강화된다. 


전문가 게이트키퍼는 어디있는가? AI도 감사를 나가서 털어야하는건 아닌가? 정보의 세관원과 지식의 관리자는 어디있는가?


기술은 진보하는데 활용은 허접하고 편리함과 신속함에는 부정확하고 불필요하고 틀린 마구니 찌꺼기가 같이 붙어 전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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