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단축이라는 편리를 미끼로 업무를 고객에게 외주화한다. 그리고 하나의 업계 전체가 변하면 어쩔 수 없이 따라가고 부적응자가 생긴다. 플랫폼소유자가 지배하는 테크기반 중세에서 대다수가 데이터 노동하게 될 현상의 효시다.


10년 전까지만해도 홀서빙하는 점원이 메뉴설명하고 주문을 받아주었으나 코로나 이후 키오스크와 서빙로봇으로 점차 대체된다. 이런 업계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이 안되는 고령자를 위한 키오스크 이용 강좌도 생긴다. 지금이야 키오스크 도입 적응기이므로 점원을 불러도 괜찮지만 5년쯤 지나면 QR로 주문하세요~ 하면서 나른하게 답하거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젠지스테어하는 알바를 만나게 될 거다. 


대면할 필요없이 즉각 주문이 되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시간 상의 편의를 담보로 주문업무를 고객이 하고 있는 것이다.


20년 전에는 현금계산이 일반적이었는데 이제 현금계산할라치면 바쁜데 부른다는, 셔터 닫고 또 현금 계산 업무를 준다는 볼멘소리를 듣는다. 


카드계산도 도입 초기에는 수수료 너무 먹느니 반대가 있었지만 2-3% 내고 세금계산 발행편의, 지폐구비하러 은행가야하는 시간절약 등 자영업자에게도 득이 있어서 시스템이 지속 유지되었다.


가끔 시장이나 지방 번화가에 옷, 신발이나 잡화를 두고 파는 매장이 있다. 김태용의 영화<가족의탄생>에서 공효진(딸)의 김혜옥(엄마)도 이런 잡화점을 운영한다. 이것저것 다 있다. 그런데 어떻게 장사가 되지 싶을 정도로 늘상 사람이 없다. 요목에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거나 이전에 벌었거나 시장상공회나 협회 소속으로 운영비를 지원받거나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물품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

새천년 전에는 


이런 매장이 정보제공 및 배송서비스 업무를 담당했다. 며칠 몇 주 단위로 사람들이 읍내에 가서 물품을 산다. 물론 2, 3천원 비싸게 주고 사는 것이겠다. 서울 같은 도매시장에서 싸게 살 수 있으나 갈 시간과 교통비와 노력을 절감시켜준다. 


요즘 패션트렌드가 어떤지도, 어떤 연예인이 잘 나가는지도 교육받는다. 필요한 게 있으면 알아봐준다


이 업무가 요즘엔 각자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외주화되었다.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개인이 임대료 아끼는 대신 염가로 팔아서 박리다매로 이익을 얻고 소비자도 싸게 사서 이득을 얻었다. 대신 소비자는 자기가 어떤 사이즈인지 정확히 알고 피팅 없이도 맞는 옷을 골라야하며 요즘 트렌드가 어떤지 파악하고 있어야한다. 물론 그 싸게 파는 쇼핑몰의 위치까지도. 소비자가 전문가가 되어야한다. 읍내 시장 가게에 얼마 더 얹어주는 대신 대충 피팅해보고 거기서 좋다고 하는 옷을 사던 시대에서 서비스 제공자의 업무가 고객에게 아웃소싱되었다.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유는 많다


이렇게 점차 고객에게 비즈니스 제공자의 업무가 분배된다. 이제는 ODM방식으로 자체 생산해 소비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제작자의 지식까지 갖고 있어야한다. 이게 데이터 노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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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밴드2 우승자 크랙샷의 빈센트가 60호 가수로 싱어게인4에 나왔다가 3어게인만 받고 탈락했다. 김이나 작사가는 다른 심사위원 눈치 보며 수줍게 준 어게인을 주었다. 올킬이면 너무 마음 상했을지도 모르겟다. 슈퍼어게인도 없었다. 골든버저도 이렇게 주니어 심사위원의 반응이 쎄한 상황에선 설득력이 떨어져 감히 줄 수도 없었겠다.

메탈은 금수기운이 강한 유럽과 화금기운이 강한 미국에서 먹힌다. 목기운이 강한 한국에선 금이 목을 자르는 형국이라 메탈같은 금속 쨍한 음악이 오행적으로 널리 퍼지기 힘들다. 장르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적합성, 그리고 운에 대한 것이다.

풀 죽은 빈센트의 모습이 안쓰럽다. 성해나의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 마지막 편 <메탈>의 라이브 공연 묘사가 생각난다. 반응이 없는 무표정한 관객 앞에 포효하는 락커의 살벌한 노랫말은 얼마나 공허한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길을 꿋꿋히 가겠다는 돈키호테의 라만차는 관객 없이는 독백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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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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