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교에서 읽는 미국사 교과서다. 아메리카를 만드는 과정. 새천년 초반까지만 해도 유럽문화의 헤게모니와 기독교의 뿌리를 찾는 게 중요해서 첫 페이지를 1620년 유럽 이주로 시작했다. 이제 다양한 인종을 고려하고 보다 역사서의 꼴을 갖추고자 컬럼버스 이전(precolumbian)에서 시작한다. 기원전부터 시작하는 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다.
인류의 기원, 아메리카 이주 같은 원대륙의 역사는 문자기록인 사료가 남아있지 않아 출토품, 장신구, 기후변화, 수렵채집 등을 통해 이야기해야하므로 역사라기보다 인류학과 고고학에 가깝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풍 문체. 1장만 이렇게 붙이고 2장부턴 다시 유럽이주다. 접합해서 면피만 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미술사도 유럽사가 위주인데 개편하면서 태평양 아시아 인도 등 다양한 지역의 장식예술을 포함했는데 유럽미술사 비중을 52%, 나머지를 5-10%씩 배정해 차등을 둔다. 미국 민주당식 해결법이다. 학기 시작해서 어수선하기도 하고한 번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다. 선사시대 농경기술의 발달과 부족사회의 성장에서 국가로 이어지는 역사기술에서 국가의 발달(우리로 치면 고조선)이 빠진다. 모두들 학기 초에 학습의지 뿜뿜할 때 마스터한 빗살무늬 토기 민무늬 토기의 아메리카 대륙버전이다. 익히 아는 재료의 미국식 칠리마요 시즈닝 추가 버전이다.
내용을 간략히 설명해보자
아메리카를 만드는과정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세월 동안 대륙의 거주민은 경제적 전략, 사회적 제도, 정치 체계를 만들어내며 자기 삶을 보존하고 풍요롭게 해왔다. 그 결과, 종교적, 경제적 유대를 공유하는 다양한 문화가 상호연결된 풍요롭고 활기찬 세계가 형성되었다.
처음 유럽인들이 도착했을 때 아메리카 대륙에 이미 존재하던 국제적 세계에 또 하나의 사회를 덧붙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결국 소빙하기 이후 형성된 역동적인 유럽 사회는 점점 더 침투적이 되었다. 이말인즉슨 유럽전에 원주민이 있긴 했지만 유럽영향이 더 크다는 말이다.
그 결과아메리카 원주민들은 경제 위기, 질병, 전쟁, 그리고 콜럼버스 이후 유럽인들이 초래한 환경 변화 등 이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또한 신세계로부터의 영향은 구세계에까지 퍼져 이미 진행 중이던 여러 과정을 가속화시켰다. 부와 식량의 흐름은 늘어나는 인구에 이바지했으며, 그와 함께 강력한 왕들과 경쟁이 치열한 국가들이 등장했고 새로운 부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었다. 아프리카에서는 강력한 해안 국가들이 이웃 집단을 습격하여 노예로 삼았고, 이는 아프리카 인구의 두 배가 넘는 인력이 대서양을 건너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과정은 다시 아메리카의 변화를 촉발했다.
질병으로 수백만 명의 원주민이 사망하자, 대서양 연안 전역에서 온 새로운 사람들이 대신해 아메리카에 정착했다. 자연에 대한 각기 다른 신념과 태도를 가지고 있던 그들의 새로운 관행과 제도는 구세계 위에 새로운 아메리카를 만들어냈고, 대륙의 지형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다양한 뉴커머(신참자)들과 아메리카의 원주민 생존자들 간의 상호작용이 바아메리카를 만드는 과정(Making America)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