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에 크라임씬 제로가 공개되었다.
크라임씬, 싱어게인1/2/3, 흑백요리사 모두 같은 PD가 담당이다.
윤현준 PD.
그런데 싱어게인과 흑백요리사 vs 크라임씬은 차이가 있다.
전자는 음악과 노래 기반에 참가자마다 사연도 다르고
매번 클립이 나올 수 있으며 방영 종료 이후에도 광고나 2차 시장에 갈 수 있는데다가
별로 관심없고 시간 없는 사람도 다 보지 않고 그래서 누가 우승했어? 제일 좋은 게 뭐야? 하는 다이제스트 섭취도 가능하다.
그런데 크라임씬은 최종 누가 이겼어? 는 별로 소용 없고 매번 치밀한 스토리와 디테일을 다 집중해서 보는 과몰입러만 제대로 즐길 수 있으며 개별 클립은 의미가 없고 큰 맥락이 중요한데다가 2차 시장도 가기 힘들다.
일본 같은 치밀한 플롯에 기반한 추리소설이 발달한 곳에서는 각광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무대디자인, 각본, 소품 모두 너무 만듦새가 부족하다.
일류대 촌구석대 박동생 김미남 같은 짜치는 이름도 그러하고
등장배우들도 배역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부족해보이며
이는 전달자도 제대로 설명을 못한 데서 기인한 듯하다
배우에게 15분 주고 세트장에 있는 단서들을 이해한대로 PT해봐!
라고 한 다음 청자들은 대기업부장처럼 자신의 머리로 현장에서 판단하지 않고
조사와 설명을 외주를 준 배우들의 설명을 통해 전체 상황을 구성하고 이해해야하는 이상한 상황에 몰입감이 떨어진다.
일단 죽은 연인/상사/친척을 그대로 걸어두고 회의를 한다는 초반설정부터.. 그 마네킹이 너무 만듦새가 허접한다는 데부터 집중이 잘 안된다
영화 <발레리나>의 변태 장발 미남 배우 설정을 그대로 들고 온 듯한 김지훈과 영화 <파묘>의 휘파람 부는 무당 설정과 장동민의 전라도 시골 청년역할, 바밤바의 박성웅 같은 클리셰 버무림은 비빔밥처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크라임씬의 장르적 문법과 재미와 싱어게인, 흑백요리사의 그것이 다른 까닭이다.
전자는 정보가 폐쇄적, 후자는 개방적
PD는 후자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
+
파묘의 김고은, 오겜2의 용궁선녀, 케데헌 등 한국식 무당캐릭터가 자주 활용되는데 예능식으로 활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오방색 한복을 입고 "굿해야해" "썩 물렀거라" 같은 NPC 같은 대사를 하는 것으로 캐릭터성을 드러내려는 연기를 하려고 배우가 애를 쓰지만 그 외의 경우엔(놀라거나 추리하거나) 그냥 일반인으로서 배우 자신이 드러나구요
무당의 캐릭터성을 억지로 드러내는 것은 다른 배역과 비교했을 때 억지가 있어보여요 안의사가 의사라고 평소 대화나 행동에 수술 포즈를 취하는게 아니잖아요 이장이라는 지위는 구청에서 드러나고 평소에는 그냥 배우의 일상적 모습만 보여주면 되는거잖아요
굳이 무당이라는 일상에서 만나지 못하는 판타지적 인물을 도입하는데서 배우도 자기가 아닌 모습을 연기해야해서 어렵고 청자도 몰입이 안되고 현실과 핍진하지도 않네요
포케식 모음, 마블 어벤저스 같은 이합집산
추가적으로 드러나는 정보에 대해 숙지가 안된 배우들이 애드립으로 그 자리에서 말을 억지로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