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시네마 광교 경기인디시네마관에 다녀왔다. SNS에서 누가 계속 홍보를 하길래 근처 수원박물관, 경기대박물관과 광교아트스페이스와 함께 동선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경기도에서 지원받아서 티켓이 5천원이라고! 하지만 신분당선 지하철비가 3500원이니 근처 사는 사람만 이득이고 일부러 찾아가기엔 곤란하겠다
예술영화하는 곳은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 건대 시네마테크 명동 시네라이브러리 연희 라이카시네마 이수 아트나인 강릉 신영극장 정도 가본 것 같다. 경기인디시네마는 롯데시네마 극장 1관을 쓰고 있다
달팽이의 회고록을 봤다. 팀 버튼 작화에 아동시점 자전성장기를 겹쳤다. 전반부에 어렸을 때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처럼 어린아이 관찰자 시선을 취하다가 후반부에는 빌둥스로만형으로 바뀐다. 초년을 다루는 전반부는 아이성우 캐스팅에 문법과 어휘도 초등저학년 레벨이다. Never seem to be so happy같이. 후반부 성년일 때는 recluse 은둔 effervescent 혈기왕성한 등 어휘레벨이 칼리지레벨로 천천히 그러나 선명하게 상승한다. 대학진학은 안 했으나 독서를 많이 했기 때문. 읽는 책도 곡예사 아빠는 자신의 처지를 반영하는 of mice and men를 읽고 길버트는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파리대왕,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며 비현실적 낭만을 추구하는 그레이시는 게이샤의 회고록을 읽다가 결말에 이르러 길버트는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읽고 그레이시는 길버트의 책을 읽는다
잘 생각해보면 윤리적으로 극단적인 설정인데 휘리릭 아이의 보이스로 내레이션이 지나가서 그 파괴성을 실감못한다. 예컨대 스와핑(영어대사에서는 swinging) 성관계를 즐기는 양부모, 핑키가 할머니일 때 누드스트립쇼에서 공연한 것이나 손가락이 선풍기에 잘리는 장면, 사이비종교에 경도된 가족에게 입양되어 노예처럼 착취당하는 길버트 등등
달팽이에 대한 은유는 달팽이 껍질과 달팽이 이동 두 가지로 나온다. 초반에는 힘든 고난과 소외감과 친구들의 폭언 등에 달팽이 껍질로 자기를 감싼다. 달팽이 껍질은 자기방어기제의 상징이다. 이후 살쪘다가 빼면서(아마 이것도 달팽이의 무언가를 상징할 수도) 깨달음과 보호를 거쳐 껍질을 버리고 성장한다. 핑키의 편지에서 달팽이는 뒤로 안간다 직선으로 간다 흔적을 남긴다라고 하며 달팽이의 이동에 대한 메시지를 새로이 도출한다
복선의 처리도 좋다. 비스켓 깡통 둔 곳을 잊을 정도로 깜빡깜빡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한 다음 클라이맥스를 지나 감자(밭)!에서 회수한다. 초반의 성냥불장난에서 화재 이후 영화학교 재회신에서 복선를 현명하게 거두면서 끝날 법한 결말을 다시 소생시키고 탱탱한 스토리탄력성을 만든다. 꼬마일 때 도와준 노숙자를 나중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만나는 것도 그렇다.
호주식 발음에 고환얼굴, 골덴주름 같은 발칙한 개그가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