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눈 키우는 법 - 우세한 눈이 알려주는 지각, 창조, 학습의 비밀
베티 에드워즈 지음, 안진이 옮김 / 아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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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는 미니멀초상화-눈미니어처 일부이다.

1785년 등장하여 1820년대 갑자기 끝나 짧은 기간동안 미국과 영국에서 유행하던 눈초상.

한쪽 눈만 그리는 조그만 그림으로 눈미니어처(eye miniatures)라고 불렸다고 한다.

"나 여기있어요.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을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눈 미니어처를 소개하는 부분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하네케 흐로텐부르 『소중한 시선-18세기 후반 눈 미니어처에서의 친밀한 시각』

"눈 미니어처는 초상화의 본질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당신을 바라보는 행위이자

당신을 한 장의 그림에 집어 넣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또한 책의 서문에는 눈과 관련된 많은 명언들이 등장한다.




키케로

"얼굴은 정신의 초상이고, 눈은 정신의 통역가"

성제롬

"얼굴은 정신의 거울이고, 눈은 말하지 않고도 마음의 비밀을 고백한다"

라틴어 격언

"얼굴은 정신의 초상이고 눈은 정신의 밀고자다"

요기 베라

"그냥 지켜보기만 해도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유래 미상 격언

"눈은 영혼의 창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한쪽 눈은 내면을 보고 다른 쪽 눈은 외부를 본다"

파울 클레

"한쪽눈은 보고, 다른쪽 눈은 느낀다"


눈과 관련된 이 수많은 명언중 이 책과 가장 가까운 명언은 파울클레의 말이다.

이 책은 눈과 연결된 뇌의 작용, 그래서 더 우세한 눈을 이용하여 드로잉을 할 때의 우수성을 언급하면서 다양한 눈과 뇌의 연결고리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제각각 뇌 구조의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신호를 통해 겉으로 표현된다. 어느 손(handedness)을 많이 다루느냐에 따라 왼손잡이냐 오른손잡이냐로 나뉘고, 주로 어느쪽 발(footedness)이 먼저 앞으로 나가느냐에 따라 왼발잡이냐 오른발잡이냐로 나뉘는 것처럼, 어느쪽 눈(eyedness)을 우세하게 사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왼눈잡이냐 오른눈잡이냐로 나뉘고 있다.


우리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나뉘어져 있고, 양쪽 뇌와 두 눈은 서로 관련이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두가지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만나서 대화를 할때 통제를 받는 것은 언어를 관장하는 좌뇌이며 좌뇌는 오른쪽눈과 연결이 되어 있기에 우리는 잠재의식적으로 오른쪽 눈을 보면서 대화를 한다. 왼쪽 눈은 비언어적인 우뇌의 통제를 받아 즉 음의 높낮이, 감정, 시각적인 측면에 반응한다.

▶오른손잡이+오른눈잡이 (수가 가장 많은 집단)

말하는 것과 눈에 보이는 것이 일치하는 경험을 많이 한다.

계획을 세우고 미리 계획한 단계들을 밟아서 결과물을 얻어내는데 능하다

계획한 일을 마칠때까지 다른 관심사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주의를 뺏기지 않는다.

새로 입력되는 정보에 신경쓰지 않거나 다른(가능성의) 길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

▶오른손잡이+왼눈잡이

현실을 잘 파악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최선의 길을 볼수 있다.

우뇌(시각적, 비언어적)에 반응하는 좌뇌 언어에는 기대와 과장도 포함될 수 있다.

▶왼손잡이+왼눈잡이 (희소 집단)

창의적이고 진보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분야(수학, 양자물리학)활동 가능성이 높다.

단, 현대사회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적응 못할 수도 있다.

▶양쪽 눈이 정확히 대칭을 이루는 경우(전체 성인의1%)

순수하고 개방적이고 상대를 신뢰하고 믿음직하고 꾸밈없다.

죄뇌가 무든 것을 지배한다.(언어로 표현된 지각과 신념만이 정확하다고 설득)


우리는 우리와 마주하는 얼굴을 보는 독특한 습관이 하나 있다.

보통 자신의 오른쪽 눈으로 상대의 오른쪽 눈을 들여다보며 소통을 하는데, 이렇게 의도치 않더라도 자동으로 (상대 입장에서는) 왼쪽 얼굴에 집중하는 경향이 얼굴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쪽은 웃고 한쪽은 우는 두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우리는 한쪽 감정으로 전체를 인식한다.

"대화는 괜찮았는데, 자리는 불편했어요" 라는 모순은 이런 인식의 차이에서 생겨난다. 시각적 정보와 감정적인 단서를 찾는 왼쪽과 오른쪽 눈이 일하는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기 전략'은 무의식의 과정이라 사적인 습관으로 쌓이고, 이는 인관관계를 맺는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그림이 오랜 세월동안 존재 가치를 유지해온 방법은 상징그림이다. 중요한 시각적, 언어적 특정 개념이나 조직을 나타내거나 추상적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의 구별, 특히 왼쪽눈은 어둠, 달, 불확실성과 연관되어 있으며 오른쪽 눈은 햇빛, 내양, 선한의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왼쪽눈이 비언어적 고나찰을 오른쪽 눈이 언어와 관련되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있던 까닭일 것이다. 이후 전시안(하나의 눈), 제 3의 눈(상상의 눈)을 찾거나 신성한 눈(호루스의 눈), 악마의 눈, 섭리의 눈 등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니며 회화의 소재로 쓰여왔다.


"As I can?" 이것이 내 최고의 한장인데, 당신은? 쯤으로 해석되는 얀반에이크의 초상화와 "내가 당신을 보고 있다. 이곳을 보라!" 라는 자기 선언적 초상화를 그린 뒤러의 맥을 잊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셀카일 것이다. "내가 여기있다. 이게 나다"라고 말하는 이미지를 선택하여 타자를 바라보는 이 셀카는 "당신의 눈에 비치는 나는, 내가 보는 나와 같은가?"라는 질문을 역으로 하고 있다.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알아야, 어떻게 비춰지길 바라는지를 담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초상화(자화상)의 본질은 자신을 바라보는 행위이자 자신을 한 장의 그림(혹은 사진)에 집어 넣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눈 편향이 개개인의 성격이나 사고방식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앞으로 더 밝혀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뇌는 지금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있으며 시각적으로 인지한 내용을 좌뇌로 전달한다. 저자는 좌뇌를 사용해서 사물의 이름을 판별하는데 익숙해져 있으니 이제부터는 우뇌를 사용해서 사물을 진짜로 보는 연습을 해보자고 이야기를 한다. 보는데도 요령이 있고 그 요령을 익힌다면 생동감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세한 눈으로 보고, 본것들을 단어들과 연결하는 능력과 언어적 소통을 감독하는 능력을 기른뒤, 비언어적이고 시각적인 우뇌를 사고와 문제해결에 참여시켜 자신의 뇌에 대한 일정한 통제력까지 획득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시각적 뇌와 언어적 뇌, 그리고 양쪽 뇌가 연결된 양쪽 눈을 적절히 활용해 풍성한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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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르테미시아 - 최초의 여성주의 화가
메리 D. 개러드 지음, 박찬원 옮김 / 아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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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Arrtemisia는 그녀의 묘비명이다.

이름만으로 존재를 증명하고 명성을 증언한것이다.

1593년 그녀가 태어났을 당시 여성은 법적으로 아버지나 남편의 소유물이었으며 여성혐오와 마녀사냥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그런 그녀의 묘비명이 이름으로 새겨져있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카라밧조와 젠틀레스키, 클림트가 그린 유디트의 그림은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비교감상해봤을 그림이다. 같은 인물을 두고 각기 다른 해설과 시선으로 그려낸 유디트는 유약하거나 매혹적인 팜므파탈이였지만, 그녀는 달랐다. 강인하고 주최적인 영웅의 모습이였다.

이전부터 유디트나 막달라 마리아는 여성의 고정된 유형의 정체성을 부여하기에 좋은 소재였는데, 아르테미시아는 카라밧조의 화풍은 이어받되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인물을 빚어내 변화하는 유형을 만들어 깊이와 복잡성을 얻어냈다.

그녀의 회화는 거의 최초로 여성적시각에서 젠더관계를 보여주었다. 대담하고 인습타파적으로 가부장제도에 맞섰고 기성권위(미켈란젤로와 카라밧조)에 도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성숙하고 건장하며 전통적인 여성미가 없는 영웅적 여성상(강인한 여성지도자)로 등장시켰던 것이다.

그렇게 수십년에 걸쳐 아르테미시아는 유디트를 시작으로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미지를 계속 그렸다. 이로써 여성에게 가해진 제약으로부터 가상의 탈출을 추구했으며 유사한 미적 전략들을 사용해 문화적 제약에 도전했다.

7장의 목차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의 내용 구성은 다음과 같다.

✔그녀의 발걸음(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나폴리, 잉글랜드)과 그녀가 만난 작가, 후원자들. 그녀가 불러일으킨 저항운동과 연대의 물결

✔죽음을 무릅쓰고 정숙한 아내로 순결을 지킨 성서속 여성적인 덕행의 모범이자 구약시대 규범의 상징인 '수산나'에게 저항과 사회적 모순을 표현

✔드레스와 장신구라는 유희를 개인의 독자적 선택문제의 자유로 대담하게 주장하고 '막달라'에게 역할극하듯 다채로운 삶으로 연결

✔"겸손이 오만함을 처단"하는 도나텔로의 정신을 이어받아 반가부장적 도전의 영웅적 주인공으로 '유디트'를 그려 "여성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를" 주장

✔악마같은(악명높은) 여인의 전형이된 '메데이아'를 자신의 삶을 통제할줄아는 사람으로, 감정적이고 연약한 '에스더'를 죽어가는 디바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성서 속 유약한 '야엘'을 강인한 여성으로 표현하며 젠더 역할이 전도된 권력이미지로 활용

✔여성의 이중성('이래야 한다'와 '이러고 싶다')사이에 끼인 분열되고 상충된 자의식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극복하기위한 전략을 고안하고 알레고리와 자신을 동일시

✔교양학문과 뮤즈들의 알레고르를 그림으로 그림으로써 여성 성취와 모계계승을 담아 이념의 유산을 확장 및 전달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시나 그녀의 재해석한 여성 인물들의 그림이다. 보란듯이 남성과 여성의 시각적, 개념적, 지위적, 육체적, 인간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성별을 떠나 그녀의 그림에는 결국 자기 삶을 개척하고 고뇌하고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즉, '주체적인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려 애썼다. 그녀부터가 스스로 개척해 나간 삶을 살아가는 '주체적인 여성'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였다.


책의 말미에 몇 줄로 정리된 그녀의 이력. 성폭행의 피해자이자, 가부장적인 가정의 딸과 아내, 엄마로 살았지만 화가이자 가장이자 사업가였다. 무엇보다 이 책의 부제목처럼 '최초의 여성주의 화가'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젠더갈등을 수면으로 드러내며 논쟁해왔던 정치가였다.


아르테미시아의 가장 탁월한 전문가인 아메리칸대학 미술사 교수 메리D.게이드의 이 책은 솔직히 논문이나 다름없다. 마지막 60페이지정도가 참고문헌과 이미지출처등으로 적혀있는것을 보면 얼마나 심도있게 연구를 해왔는지를 대변한다. 수많은 여성작가,음악가,권력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작가는 페미니즘미술사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공로상을 탄적이 있었던만큼 바로크시대에서 여성화가로 꽃피운 아르테미시아의 이야기를 깊이있고 입체적으로 다루고있다. 그리고 질문한다.


당시 시대상을 뚫고 창조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여성영웅은 현재 사회적 삶은 한계를 뛰어넘었는가.

아니면 아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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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옷장 -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박진영.신하나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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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뜻을 모아 NOT OURS를 런칭 및 운영하고있는 #박진영 디자이너와 #신하나 마케터가 쓴 #비거니즘 '실천'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소유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것이다. 하지만 어떤 물건들은, 가지고 나면 물건의 가격과 상관없이 오히려 마음이 가난해진다. 모든 것을 실용성과 품질로만 판단할 수는 없으며 싸고 유행하는 것이 무조건 나쁘지만도 않다. 그렇지만 잠깐 즐기고 버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패스트 패션(인스턴트 패션)의 생산방식의 확산은 과도한 소비문화를 야기했다. 언제부턴가 '싼' 가격은 '착한' 가격이라고 불리기 시작했으며, 사람들은 '값싼 노동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는 것과 가죽, 모피, 울 등의 원단의 소재가 살아있는 '동물'이었다는 명백한 사실을 간과해왔다. 하나의 소재가 만들어지기까지 복잡한 과정은 우리가 전부 다 알 수는 없지만 이것을 만드는 과정이 환경과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을 기억한다면 앞으로는 그 재료가 달라 보이지는 않을까.

의류가 환경과 사회에 끼치는 다양한 영향에 대해 알고 좀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무결한 소비는 못하더라도 더 나은 소비는 할 수 있다. 소비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고 누군가를 지원하고 있기때문에 소비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저렴한 옷을 자주 구입하기보다는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가끔 구입하는 것이 더 나은것처럼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 옷이 그렇지 않은 옷보다 더 나은것처럼

✔새옷보다 중고옷, 수선, 교환을. 수입한 옷보다 로컬의 옷을 구입하는 것이 나은 것처럼

✔옷을 사기 전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알아보는 것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의 악순환은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쓰레기다. 옷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고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지만 한번 만들어진 옷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 따라서 물건을 버리지 않고 '최대한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덜 사는 것'이다. 한번 들인 물건은 '책임감' 있게 써야한다.

정리의 신 '곤도 마리에'가 내세우는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유명한 슬로건에서 "버려라"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는, 물건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물건은 단순히 소비가 아니라 애정에서 비롯된 신중한 관계 맺기라는 것을 알고 물건을 구입하기 '전'과 물건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아마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상당수를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현대인에게 옷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싸고 흔해진 옷이 애정의 대상이 될 수는 있는 걸까?

과연 이 세상에 해를 끼치지 않는 생산이라는게 가능한 것일까?

우리의 삶 자체가 완벽하게 무해할 수 없는 것처럼 그것은 불가능한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작은 실천들은 더욱더 완벽해보이지 않고 되려 가치없는것으로 취급되어지기도 한다. 나름의 실천을 시작하려하거나 하고있는 사람에게는 무력감과 죄책감을 심어버린다. 실천은 본래 '도달'이 아닌 '추구'이고 우리는 모두 완벽할수 없기에 지금 위치에서 할수있는 것들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건 '그렇게 해서 되겠어?'라는 예리한 지적보다는 작고 담담한 실천일 것이다. 내가 나의 세계이고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되며 나는 이미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재생종이로 만들어진 이 책의 말미에 있는 문장 몇줄이 내 마음을 쏙 사로잡았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예리한 지적보다 작은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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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가능성 - 나에게로 돌아오는 그림 독서 여정
조민진 지음 / 아트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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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운명을 위한 최선을 다한 방황


몇년전 #조민진 작가가 북토크에서 했던말이 떠올라서 새삼 이전에 싸인받았던 책을 열어보니 그때의 그말이 적혀있었다.

"좋은것들을 많이 모으면 행복해진다."

그렇게 첫번째 책을 냈을때와 변함없이 그녀가 사랑하는 32권의 책과 37점의 그림을 소개하는 세번째 책을 출간하였다. 이 책에선 날씨, 사물, 일과와 일상 속에서 의식의 흐름대로 좋았던것들을 연관시킨다. 영화 바그다드카페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알랭드 보통의 책을 연결하여 집단적 외로움을 설명하는 식이다. 작가가 얼마나 감성이 풍성한 사람인지, 또 이를 나누고픈 마음에서 얼마나 다정한 사람인지 알게해주는 책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 편안함과 우아함, 진실성과 유대감, 외로움과 홀로있음, 추억의 달콤함, 사랑과 대가, 믿음과 약속과 관련된 이야기들.


"어떤것은 노력할수록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것도 있다.."


✔추억한다는 것: 인내와 후회, 집중과 몰입, 시절의 공유, 동경과 동일시, 극복과 개척, 운명과 역사, 희망과 혼신과 관련된 이야기들


"우리는 우리가 잃어버린것들에 대해 '만약에'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일 뿐이다."


✔슬퍼도 견딘다는 것: 행복의 수용의지, 기쁨과 슬픔과 성실함, 변화와 성장, 만남과 작별, 낭만과 유혹, 인연, 표현, 회복과 관련된 이야기들.


"인생은 받아들이는 만큼 풍요로워진다. 행복할줄 아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다."


✔새로운 내일을 기다린다는 것: 동정, 갈망과 능동성, 하고싶은일과 해야할일, 게으름과 충만감, 의견과 여지, 열망과 충실함, 현재와 미래, 상상과 지성, 교육과 개성, 방황과 결단력과 관련된 이야기들.


"시간은 삶이며 삶은 가슴속에 깃들여있는 것이다. 하루하루 충실하게 설레면서 이 길을 가보려한다."

나 역시도 행복하진 못하더라도 불행하고 싶진 않아서, 나름대로 계속 좋은것들을 보고 듣고 읽으며 담아두려하고 있다. 순간의 위로가 되어 지나갈수도 있고 영영 마음에 남게될수도 있는 것들을 쫓는다. 책을 다 읽고나면 왜 제목이 내일의 가능성인지 알수 있을것이다.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서, 우리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행복하게, 알죠? 라는 그말을 떠올리며.

Books & Art make the better Life

#문학동네 #도서제공 #아트북스서포터즈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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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방 - 나를 기다리는 미술
이은화 지음 / 아트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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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걸린 방은 생각이 걸린 방, 세상을 비추는 거울



뮤지엄 스토리텔러 #이은화 의『그림의방』책을 읽게 되었다. 그림은 창작자의 세상을 보여주는 거울이자 감상자의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창문이다. 쉼표가 되고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어주기도 하는 명화들을 5개의 방에서 차분히 감상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발상의 방

어떤 시선과 평가에도 관여치않고 습관적, 관습적 삶에서 벗어나 최초가 된 화가들 : 세잔, 루소, 뒤러, 클랭, 오펜하임 등

자유는 저절로주어지지 않기에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행복의 방

무뎌지는 삶속에서 자연,동물,일상을 따뜻한 시각으로 들여다보며 새롭게 포착한 화가들 : 컨스터블, 요제프 보이스, 모네 등

오만한자는 아름다운 본성을 볼 수 없다.


✔관계의 방

인간관계 속 사랑,갈등,상처,질투,용서 등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 사연있는 화가들 :젠틀레스키, 고갱, 뭉크, 클림트 등

숨쉬고 느끼는 살아있는 인간을 그린다.


✔욕망의 방

부, 명예, 사랑, 젊음, 전쟁, 정치 권력의 역사 속에 치열하고 괴로운 삶을 다룬 화가들: 벨라스케스, 카라밧조, 쉴레, 프리드리히 등

인간의 양심은 세상과 맞서싸우는 천개의 칼이다.


✔성찰의 방

개인과 사회의 기억에 상처와 고통으로 지친 삶을 표현한 화가들 : 고흐, 콜비츠, 칼로, 마네 등

우리는 무엇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가, 내가 그린것은 나 자신의 현실이다.


이 책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하라고 한다면, 나는 책의 머릿말을 읽어보라고 할것이다. 그림이 가진 힘과 그림을 감상하는 이유가 공감이 되도록 쓰여있다.


예술이 세상을 바꾸거나 구원하지는 못하겠지만, 내 삶을 바꾸거나 더 풍요롭게 만들 수는 있다고 믿는다.

'그림이 걸린 방은 생각이 걸린 방(조슈아 레이놀즈)'이라고 했다. 나만의 방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소개된 명화들이 지친 일상에 쉼표가 되고 용기있게 살아가는데 힘을 준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다.  그림의 방, 이은화


명화는 시대를 반영하고, 개인을 반영하고, 그렇게 역사가 되어가며명화가 그려진 시대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 남아왔을 것이다. 그러한 명화들은 미술시장에서 거래되며 소유품이 되기도 하고 미술관, 박물관에서 공유되기도 한다. 소장품이라는 명목이 있지만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이미지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니까 작품을 꼭 소유하지 않아도, 미술관에 발걸음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각자의 자기만의 방에서 자기에게 가닿는 작품을 언제든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팬데믹 시기를 보낸 우리들에게는 어떤 그림이 어떤 의미로 와 닿을 수 있을까.


이 책은 5개의 방으로 초대하기 때문에 쉽게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당신은 어떤 방에 가고 싶습니까?"


일상이 지루한가요, 관계에 지치셨나요, 사소한 행복을 잊고 있지는 않은가요, 무엇에 쫓기고 있고 무엇을 쫓고 있나요.

작가 피셜, 가장 높은 비중으로 이시대의 사람들은 성찰의 방을 뽑았다고 한다. 나 역시 눈에 들어왔던 그림 두점을 뽑으라면 성찰의 방에서 뽑을 수 있다. 인상깊었던 마지막 챕터 성찰의 방에서의 두 얼굴, 우는 철학자와 미소를 밝히는 여인.


깨어 있는 자는 공통의 세계를 공유하지만 잠든자는 사적인 세계로 돌아선다.  

헤라클레이토스


개인적인 슬픔이 아니라 세상을 걱정하며 비탄의 눈물을 흘리는 백발의 고대 철학자의 모습에서 눈물이 슬픔, 고독, 절망에만 한정되어 있찌 않음을 보여준다. 나만의 감정때문이 아닌 세상과 타인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사랑이고 공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가장 최근에 울어본 일은 언제인지 생각하게 한다. 나를 위한 정화였던가 타인에 대한 연민이였던가.


인생은 힘들면 힘들수록 웃음이 필요하다. 

빅토르 위고


숨길수 없는 세가지도 기침과 가난, 사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감정은 숨기기 어렵고 생각보다 쉽게 번진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 보이는 것이다' 라는 마지막 구절은 웃음과 짜증이 쉽게 전염됨을 알려준다. 그리고 생각하게 한다. 은은하게 미소짓거나 활짝 웃는 사람이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본다면 따라 웃게 된다는 것을. 그리고 의외로 활짝 웃는 인물을 그린 그림은 많지 않다는 것을.


미술이 기적이 되기도 삶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펜데믹시대 자신에게 맞는 방에서 자신에게 가닿는 그림을 감상하며 시간과 행복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는 책이다. '가장 행복한 오늘을 살기를'바라는 작가가 초대하는 5개의 방 중에 독자들은 과연 어디에 머무르게 될지 궁금해진다.


그림의 방
그림의 방
저자
이은화
출판
아트북스
발매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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