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눈 키우는 법 - 우세한 눈이 알려주는 지각, 창조, 학습의 비밀
베티 에드워즈 지음, 안진이 옮김 / 아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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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는 미니멀초상화-눈미니어처 일부이다.

1785년 등장하여 1820년대 갑자기 끝나 짧은 기간동안 미국과 영국에서 유행하던 눈초상.

한쪽 눈만 그리는 조그만 그림으로 눈미니어처(eye miniatures)라고 불렸다고 한다.

"나 여기있어요.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을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눈 미니어처를 소개하는 부분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하네케 흐로텐부르 『소중한 시선-18세기 후반 눈 미니어처에서의 친밀한 시각』

"눈 미니어처는 초상화의 본질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당신을 바라보는 행위이자

당신을 한 장의 그림에 집어 넣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또한 책의 서문에는 눈과 관련된 많은 명언들이 등장한다.




키케로

"얼굴은 정신의 초상이고, 눈은 정신의 통역가"

성제롬

"얼굴은 정신의 거울이고, 눈은 말하지 않고도 마음의 비밀을 고백한다"

라틴어 격언

"얼굴은 정신의 초상이고 눈은 정신의 밀고자다"

요기 베라

"그냥 지켜보기만 해도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유래 미상 격언

"눈은 영혼의 창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한쪽 눈은 내면을 보고 다른 쪽 눈은 외부를 본다"

파울 클레

"한쪽눈은 보고, 다른쪽 눈은 느낀다"


눈과 관련된 이 수많은 명언중 이 책과 가장 가까운 명언은 파울클레의 말이다.

이 책은 눈과 연결된 뇌의 작용, 그래서 더 우세한 눈을 이용하여 드로잉을 할 때의 우수성을 언급하면서 다양한 눈과 뇌의 연결고리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제각각 뇌 구조의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신호를 통해 겉으로 표현된다. 어느 손(handedness)을 많이 다루느냐에 따라 왼손잡이냐 오른손잡이냐로 나뉘고, 주로 어느쪽 발(footedness)이 먼저 앞으로 나가느냐에 따라 왼발잡이냐 오른발잡이냐로 나뉘는 것처럼, 어느쪽 눈(eyedness)을 우세하게 사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왼눈잡이냐 오른눈잡이냐로 나뉘고 있다.


우리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나뉘어져 있고, 양쪽 뇌와 두 눈은 서로 관련이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두가지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만나서 대화를 할때 통제를 받는 것은 언어를 관장하는 좌뇌이며 좌뇌는 오른쪽눈과 연결이 되어 있기에 우리는 잠재의식적으로 오른쪽 눈을 보면서 대화를 한다. 왼쪽 눈은 비언어적인 우뇌의 통제를 받아 즉 음의 높낮이, 감정, 시각적인 측면에 반응한다.

▶오른손잡이+오른눈잡이 (수가 가장 많은 집단)

말하는 것과 눈에 보이는 것이 일치하는 경험을 많이 한다.

계획을 세우고 미리 계획한 단계들을 밟아서 결과물을 얻어내는데 능하다

계획한 일을 마칠때까지 다른 관심사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주의를 뺏기지 않는다.

새로 입력되는 정보에 신경쓰지 않거나 다른(가능성의) 길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

▶오른손잡이+왼눈잡이

현실을 잘 파악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최선의 길을 볼수 있다.

우뇌(시각적, 비언어적)에 반응하는 좌뇌 언어에는 기대와 과장도 포함될 수 있다.

▶왼손잡이+왼눈잡이 (희소 집단)

창의적이고 진보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분야(수학, 양자물리학)활동 가능성이 높다.

단, 현대사회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적응 못할 수도 있다.

▶양쪽 눈이 정확히 대칭을 이루는 경우(전체 성인의1%)

순수하고 개방적이고 상대를 신뢰하고 믿음직하고 꾸밈없다.

죄뇌가 무든 것을 지배한다.(언어로 표현된 지각과 신념만이 정확하다고 설득)


우리는 우리와 마주하는 얼굴을 보는 독특한 습관이 하나 있다.

보통 자신의 오른쪽 눈으로 상대의 오른쪽 눈을 들여다보며 소통을 하는데, 이렇게 의도치 않더라도 자동으로 (상대 입장에서는) 왼쪽 얼굴에 집중하는 경향이 얼굴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쪽은 웃고 한쪽은 우는 두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우리는 한쪽 감정으로 전체를 인식한다.

"대화는 괜찮았는데, 자리는 불편했어요" 라는 모순은 이런 인식의 차이에서 생겨난다. 시각적 정보와 감정적인 단서를 찾는 왼쪽과 오른쪽 눈이 일하는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기 전략'은 무의식의 과정이라 사적인 습관으로 쌓이고, 이는 인관관계를 맺는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그림이 오랜 세월동안 존재 가치를 유지해온 방법은 상징그림이다. 중요한 시각적, 언어적 특정 개념이나 조직을 나타내거나 추상적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의 구별, 특히 왼쪽눈은 어둠, 달, 불확실성과 연관되어 있으며 오른쪽 눈은 햇빛, 내양, 선한의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왼쪽눈이 비언어적 고나찰을 오른쪽 눈이 언어와 관련되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있던 까닭일 것이다. 이후 전시안(하나의 눈), 제 3의 눈(상상의 눈)을 찾거나 신성한 눈(호루스의 눈), 악마의 눈, 섭리의 눈 등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니며 회화의 소재로 쓰여왔다.


"As I can?" 이것이 내 최고의 한장인데, 당신은? 쯤으로 해석되는 얀반에이크의 초상화와 "내가 당신을 보고 있다. 이곳을 보라!" 라는 자기 선언적 초상화를 그린 뒤러의 맥을 잊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셀카일 것이다. "내가 여기있다. 이게 나다"라고 말하는 이미지를 선택하여 타자를 바라보는 이 셀카는 "당신의 눈에 비치는 나는, 내가 보는 나와 같은가?"라는 질문을 역으로 하고 있다.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알아야, 어떻게 비춰지길 바라는지를 담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초상화(자화상)의 본질은 자신을 바라보는 행위이자 자신을 한 장의 그림(혹은 사진)에 집어 넣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눈 편향이 개개인의 성격이나 사고방식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앞으로 더 밝혀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뇌는 지금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있으며 시각적으로 인지한 내용을 좌뇌로 전달한다. 저자는 좌뇌를 사용해서 사물의 이름을 판별하는데 익숙해져 있으니 이제부터는 우뇌를 사용해서 사물을 진짜로 보는 연습을 해보자고 이야기를 한다. 보는데도 요령이 있고 그 요령을 익힌다면 생동감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세한 눈으로 보고, 본것들을 단어들과 연결하는 능력과 언어적 소통을 감독하는 능력을 기른뒤, 비언어적이고 시각적인 우뇌를 사고와 문제해결에 참여시켜 자신의 뇌에 대한 일정한 통제력까지 획득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시각적 뇌와 언어적 뇌, 그리고 양쪽 뇌가 연결된 양쪽 눈을 적절히 활용해 풍성한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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