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다운 게 뭔데? 창비청소년문고 43
저스틴 밸도니 지음, 이강룡 옮김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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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게' 라는 말의 '틀'은 '솔직함'과 '있는 그대로' 라는 말과는 꽤 거리를 둔다.

특히나 사회 안으로 편입되어가는 청소년 시절 '사회적 분위기'라는 '옷'을 걸치게 될 때 우리는 '나다움'보다는 성별로 인한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에 대한 '편견의 옷'을 가장 먼저 입게 된다.

작가는 이 편견과 압박의 옷을 '대본'이라고 표현한다.
남성성이라는 대본을 받게 되면 그 역할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가 되야 한다고.
작가는 스스로가 연기를 잘 하지 못하는 배우였던 순간을 고백하며, 자신의 '연기'보다 쥐어졌던 '대본'에 문제가 있었음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그러니까 남자답지 못해서 괴롭힘을 당했던 작가 자신의 청소년기의 경험담을 진솔하고 유머러스한 에피소드 처럼 풀어 놓은 이야기이다. 하나하나의 이야기 속에 남성성이라는 이름으로 스며들었던 편견, 압박, 가부장적ㆍ남성 중심적 고정 관념을 짚어주며 이러한 고민들은 사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솔직하고 용기있게' 자신의 생각과 자신 다움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생한 조언을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목차에 그 많은 편견들이 적혀있다. 용감해야지, 멋있어야지, 커야지(힘이 세야지), 똑똑 해야지, 사랑할땐 이래야지 등 '남자애가 다 그렇지(Boys will be boys)'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각각 주제마다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과 조언, 도움말, 명상법, 극복법들을 잔뜩 선사한다.

몸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렴, 지금 이미 충분하니 스스로를 만족시키렴, 옳다고 느끼는 일을 하렴.
무엇보다 자신에게 친절할 것.

그리하여 '남성인'이 아닌, 그저 건강하고 인간적인 '성인'이 되어 '남자다움'이 아닌 '나다움', '인간다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있는 힘껏 응원해주는 책이다.

📚#도서제공 #저스틴밸도니 #남자다움 #청소년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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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너머 자유 - 분열의 시대, 합의는 가능한가 김영란 판결 시리즈
김영란 지음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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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3만원 이하, 선물은 5만원 이하, 경조사는 10만원 이하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액수와 함께 2016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첫 제안자의 이름인 '김영란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포함되어 있었지만 심의에서 빠졌다가 이후 시행된 '이해충돌 방지법' 또한 초안과는 달라졌다하지만 '제2의 김영란법'으로 불린다.

대한민국 사법사상 첫 여성 대법관이자, 입법제안 당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했던 바로 그 '김영란'의 새로운 저서 『판결 너머 자유』가 출간되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이성적인 기관은 법원으로, 법이 실패하면 모든 것이 실패한다." 는 이념 아래 이 책은, 20C 후반 「정치적 자유주의」 「정의론」 등의 고전을 남긴 정치철학자 존 롤스의 의견들을 대법원의 최신 「전원합의체 판결」들과 접목하며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시대이지만 동시에 '극단적인 대결'로 치달아 되려 '다양한 목소리'가 설 자리가 좁아지는 모순적 상황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합당한 다원주의'를 인정하고 공적 정의관에 의해 효과적으로 규제되는 사회를 '질서 정연한 사회'라고 얘기하던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를 검토하면서 과연 우리 사회는 합당한 다원주의 사회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는 '상반되지만 합당한' 신념체계들이 공존하는 사회라 할 수 있는가? 되려 다원성을 부인하고 공감이 아닌 동조로 양분된 여론과 편 가르기 문화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최근까지도 치열하게 논의되었던 남성 상속인의 제사 주재자 우선 판단여부,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양심적 병역거부, 성전환자 성별정정 허가, 미성년자 상속 등 결코 간단하지 않은 판결들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견, 반대의견, 별개의견, 보충의견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념과 가치관들이 부딪치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중첩적 합의’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럼에도 ‘공적 이성’의 산물이자 '가장 이성적인 기관'인 법원에서 이를 이끌어내 사회의 표본이 되어야 한다고 뜻을 강력히 내비친다.

책의 부제는 분열의 시대, 합의는 가능한가이다.
'합당한 다원주의 현실로 인한 합당한 불일치'의 사회에서 다양한 판결들을 제시하며 합의에 이르는 길로 안내한다. 그러면서 다원주의 사회는 개별적 '연대' 뿐만아니라 집단끼리의 '연결'이 더 중요하고 이를 통해 분열의 간극을 보다 가깝게 이끌어 낼수 있을것이라 대답하고 있다.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를 우리 사회의 입법과 사법 영역에 적용해 봄으로써 이것의 '선택'으로 저것이 '포기'되는 방향보다는 절충, 조율, 합의, 책임, 성찰로 '합당한 다원주의'이자 '민주시민'의 길로 걸어가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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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회 - 안전한 삶을 위해 알아야 할 범죄의 모든 것
정재민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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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회』는 tvN 「알쓸범잡」 , SBS 「지옥법정」등의 방송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만능 법조인 정재민 작가의 신간이다. 판사, 군검사, 법학박사, 법무부 심의관, 국제전범재판소 연구관 등 범죄와 관련된 다양한 직종을 거치며 작가만이 가질 수 있었던 ‘범죄’와 관련된 현장 체험과 느낀점들을 모아 서술한 범죄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전반부는 현재의 범죄 대응 시스템(경찰 수사, 검찰 기소, 법원 재판, 교도소 수감과 교정)에 대해서 그간의 범죄들을 예로 들며 여러 제도와 용어적 특성들을 쉽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범죄의 원인을 분석하고, 정의롭고 안전한 미래를 위한 제도 변화의 필요성과 예방책까지 강구하며 '사는듯 사는삶'을 바라며 마무리된다.

"모든 사람이 안전해지기까지 그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예전에는 '범죄'라는 것이 뉴스에 나오는 '큰 일(이지만 남의 일)'이였지만, 이제는 '주변의 일(이자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렸다. 묻지마 살인과 살인예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흉기난동과 폭행, 무분별한 마약 사건, 사이코패스, 가스라이팅, 신종 피싱 및 집단사기 사건 등 최근 급증하는 범죄들은 시간, 장소, 대상자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인 범죄로 '무차별성'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무차별성을 지닌 강력 범죄의 나라로 전락하게 된 경위 및 원인을 생물학,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며 결국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범죄, 범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환경과 구조의 중요성에 다다른다.

우리는 이제까지 범죄사건이 일어나면 주로 범죄자가 원래 어떤 성향의 사람이었는지 사적이고 심리적인 영역에만 치우쳐 책임을 물었다. 범죄 '사건'은 범죄자 개인의 '형량'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우리 '사회'로 돌아 구성원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 왔던 것이다. 범죄 소식과 사건은 흥미진진한 기사거리가 아니라 범죄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현제도와 구조, 입법의 영역으로 다각적인 시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그제야 비로소 '범죄 사회'가 아닌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위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노력하며 범죄를 막기 위해 작가가 어떤 입법을 추진하고 어떤 제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다보면 어느새 정의로운 사회, 공존하는 사회를 위한 기준을 바로세우고 있는 독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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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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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ac 은 무언가에 열중하여 미치광이처럼 구는 사람, 즉 광적인 애호가를 지칭하는 말이다.
천재들은 우리와 어떻게 다른 생각을 어떤 식으로 펼치길래 '천재'라고 불릴만한 업적과 행동을 펼쳐낼 수 있는 것일까. 『매니악』 은 이 편집증적인 '폭발적 지성'이 '새로운 안목과 창조'를 구현하기 까지의 그들의 격돌과 고뇌와 결단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책은 사실에 기반한 허구의 작품이다'라고 명확히 밝히긴 했지만 작가 벵하민 라바투트는 실제 인물들을 두고 픽션과 논픽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이어붙인다. '신의 한수'로 불리는 영역에 발을 디뎠던 광기 어린 지성의 폭발을 보여주었던 물리학자 파울 에렌페스트, 컴퓨터 과학자 존 폰 노이만, 그리고 바둑기사 이세돌을 선택하여 1,2,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실존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그들이 걸은 길과 인류사에 남은 족적을 확인시켜 준다.

1부 파울 에렌페스트를 통해 '확실성'이 무너진 고전 물리학에서 '비이성'('비인간적인 지성'이 '기술'을 매개로 얼마나 우리 삶을 침범할 수 있는지)을 발견한다. 새롭고 독창적이며 우리게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싶겠지만 인간에게 얼마나 위협적이며 파괴적일 수 있는지 경고한다.

2부 존 폰 노이만을 통해 오늘날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예견하며 현대 컴퓨팅의 기초를 다지는 프로젝트에서 '인간의 이해나 통제를 넘어 진화하는 지능을 가진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는 자기 복제 기계>의 탄생은 가능한가' 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다. 최초의 프로그래밍이 가능 컴퓨터를 발명하고 게임이론, AI, 디지털 라이프, 세포 오토마톤을 개척하며 금세 무찌를 수 없는 존재로 진화해가는 AI의 초기 시대의 놀라움과 두려움을 보여준다.

마지막 3부에서는 데미스 허사비스가 탄생시킨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역사적 대국을 다룬다. '0.0001.'의 확률로 '신의 한 수'로 불리우며 이뤄낸 다섯 대국중 단 한번의 승리. 인류가 지닌 힘과 희망의 극적인 상징 을 발견하게 된 순간의 짜릿함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것은 어느 컴퓨터도 둔 적이 없는 수였다. 인간이 고려할 법한 수도 아니었다. 인간의 경험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 알파고의 무한해 보이는 능력조차 초월한 수였다. 새로웠고, 수천 년간 축적된 지혜와의 급진적 결별이자 전통과의 완벽한 단절이었다."라는 이세돌와 인공지능의 대국에서 우리는 어떤 인류의 미래를 그리게 되었을까.

폭발적인 지성으로 창조해 낸 '인공지능'의 진화가 우리 세상에 어떤 격변과 위험을 가져다 줄지 통찰을 선사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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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나답게! 자기방어 수업 발견의 첫걸음 6
박은지(데조로)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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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문장이 인상적이다.

자기방어에 대해서 알고, 배우기 위해서는 그 정의를 제대로 짚어보는것이 중요한데, 이 책에서는 자기방어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자기방어의 궁극적 목표는, 나를 다치게한 상대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다치게 했던 곳에서 물러나 다시 '안전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


'나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자기방어라면, 가장 쉬운 방법은 더 많이 다치기 전에 한발 물러서 가급적 멀리 도망치는 것이다. '회피'라고 할 수 있고, '외면'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농담으로 말하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의 재해석이 '피할 수 있으면 되도록 피해라'가 되는것도 자기 방어술의 일종이다. 그러나 되도록 미뤄두고, 되는데까지 외면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도망간다 하더라도 결국 다시 되돌아오는 막다른 ''을 만나게 되는데, 때문에 피하는 것만이 좋은 해결을 가져다 줄 순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뿐이다.

대체로 그렇게 만나게 되는 벽을 '임계점'이라고 부르는 책들을 많아 봤다.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에서 어떤 똑같은 문제로 바꾸 부딪치게 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될때가 있다. 습관적으로 회피하게 되는 구간이 있다. 스스로는 잘 맞이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구석. 그것이 임계점이다. 임계점을 딪고 넘어가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자꾸 '반복'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서서히 자신을 지치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왜 자꾸 이런일이 벌어질까, 나는 운이 없어, 인복이 없어, 내가 그렇지 뭐' 그런말들을 내뱉게 되었다면, 그 지점이 임계점인것이다.

그 임계점을 알아보는 힘이 필요하다. 피할수 있다면 피하는게 맞겠지만 그리고 그것을 '예방'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면 좋겠지만 만약, 막지 못했을때는 '대피' 해야 한다. '재난대비 훈련'처럼 나에게 다가올 수있는 관계에서 맞이할 수 있는 '재해'들을 완전히 막을 수 없더라도, 안전하게 보호하고 돌보며 다시 '일상'으로 '복귀' 할 수 있게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문제적 언어(거짓말, 비아냥, 폭력성 등의 말), 문제적 행동(원치않는 터치, 공격, 폭력 등의 가해)들로 일상에서 마주칠수있는 위험한 상황을 대응하기 위해서 '자기' ,'방어', '훈련'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접근한다.


① '자기' 는 '자기 발견'을 말한다.

'오해, 편견, 고정관념'은 타인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나 자신을 제대로 심리적, 신체적으로 파악하며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② '방어'는 '판단' 및 '안전거리 확보'를 말한다.

어떤 상황이 내게 공격과 폭력으로 다가오는지 그것이 더 악화되려 하는 지 빠르게 그 '경계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나를 다치게 하지 않아', '이건 나를 다치게 해'라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그 다음 단계로 자신만의 '방어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이다. 파악이 먼저다, 그리고 방어를 한다는 이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자칫 자기방어를 핑계삼은 무조건 적인 '공격' 이 될 수도 있다.

③ '훈련'은 '대응'에 대한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지난 시간에 날 아프게 했던 경험을 바둑처럼 '복기'해 보며,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대응해 볼지 상상해보는 것이다. 이것 또한 '자기 발견'을 할 때처럼 심리적, 신체적으로 대응 방법을 모두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방어 수업,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남의 시선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고

그 방식을 여러차례 반복하여 '훈련'하는 것


종합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혹은 숨겨놓았던 자기 마음을 알아보는 자기 발견을 통해 진정한 '나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자기 '존중감'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알아차리기 기술과 방어적 안전거리 확보와 대응 자세를 기르고, '온전한 자신'으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마주' 하고 '경계'할 뿐만아니라 '협력'하여 해결 하려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감정 연습'과 '호신술'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쉽게 감정에 좌지우지되는 '오용'을 겪으며 위기를 맞지만,

감정이 원하는 바를 알아채고 '대답'할 줄 안다면 '관리' 할 수 있으며,

이를 '조절'해 낼 줄 안다면

비로소 감정을 '조종'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앞서 자기 방어에 대해 정의했던 것 처럼 이 훈련의 목적은, 위험 상황으로부터 적절한 행동법으로 대처하여 '자기의 평소 상태로 돌아와 평정심을 되찾는 것', '온전한 자신으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아 가는 것' 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살아가면서 통념적인 사회적 '정상'의 범주와 기준이 정해지면 그것은 어느 순간부터 나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 그때부터 우린 '비'참해지거나 '교'만해 지거나 둘 중 하나의 경험을 하게 된다.

외모, 경제, 성에 따른 역할 등 '~해야 해' , 혹은 '~도 모르니', '요즘은 이게~', '이 나이에~ 벌써/아직도~' 등의 말을 듣거나 하게 되면서 자신의 '결함'을 계속해서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에 대해 불만을 품거나 타인에 대해 쉽사리 동경을 품게 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그 속에서 나와 다른 것에 대해 무례하거나 우월하게 행동하기도 쉽다. 대게는 '노출'이 많은 것들에 의한 침투로 외향적인 것들이지만 경험, 관계, 생각, 품성, 가치관 등 내향적인 것들에도 우리는 결국 타인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사회적인 기준에 의하여 인정받는것도 좋겠지만 남의 기준에 휘둘리기보다 타인의 인정 없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자기만의 기준이 있어야한다.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좋아하는 부분, 나만의 특징을 찾아 지금까지의 통념적 기준과는 다르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기준'과 '감정'이 오롯이 나의 것인지 빠르게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나를 둘러싼 환경이 어떠한가. 해야할 과제/업무가 밀려있어 여유가 없는가, 홀로 있는가 누군가와 함께 있는가, 집인가 밖인가, 밤인가 낮인가, 밖으로 쉽게 나갈 수 있는가, 주변에 기분을 해소시킬 수 있는 여건이 되는가 등을 살펴보고 살펴본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될 수 있는 문제인지를 파악한다.

다음으로 자신의 상태를 온전히 살펴본다. 피곤하고 예민한 상태여서 쉬어야 하는가, 컨디션이 좋고 건강한 상태여서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 있는가, 당장 누군가를 만나거나 전화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태인가 홀로 두는 것이 필요한 상태인가 등

마지막으로 공격대상이 명확하다면 그와의 관계성을 살펴본다. 나와 얼마나 친밀한가, 그 친밀감을 지속해야 하는가, 나와의 거리감은 얼마나 확보되어 있나, 떨어져 있을 수 있는 사이인가 싫어도 매일 마주쳐야 하는 사이인가, 나에게 지시/요구를 쉽게 할 수 있는 사이인가 내가 거절/요구를 쉽게 할 수 있는 사이인가, 그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반대로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며 그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등.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파악하과 나면 감정선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숨구멍이 보인다. 예를들어 우리를 지배하는 큰 감정의 두줄기는 결국 긍정적/부정적이라는 인식인데, 그 감정의 뒤에 숨겨져 있는 '행복'과 '분노'라는 감정 속에 더 꼭꼭 숨겨져 있는 이면을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제대로 파악하고 가다듬을 수 있다.


감정 대응 방법은 3가지 단계를 거친다.

자기노출, 자기연민의 단계에서 자기와의 거리두기로 넘어가야

'중립적 관찰자'가 될 수 있으며 그제야 비로소

자기를 잘 사용하여 상황을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부정적인 시선의 뒤에는 알수없는 불편함과 분노가 늘 섞여 있는데 그 분노는 다시 후회를 동반한다. 기반성 후회(미실행), 대담성 후회(위험감수), 도덕성 후회(정의실현), 관계성 후회(선연락,용기) 등이 그 예이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파악해야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재구성하고 새시나리오를 써내려갈 수 있고 거기에 우리의 대응방법이 나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발견한 나의 힘을 마음의 근육으로 길러내고 호신술의 원리인 '밀기, 당기기, 비켜돌기, 주저앉기' 를 자기방어 원칙으로 적용해 볼 수 있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시 빠르게 벗어날 수 있게하는 '생각하고, 고함치고, 벗어나고, 싸우고, 말하라' 스킬을 자기 방어적으로 발휘해 보는 것이다.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생각), 긴장 해소를 위한 행동(고함치고)과 즉각적으로 후퇴하는 것(벗어나고), 신체적으로 거부하거나(싸우고) 단호하게 주장하는 것 (말하라) 중 어떤것이 좋은 방법인지 생각해보고 대응하는 것이다.


살다보면 방어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살다보면 종종 다른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살면서 어떤일이 우리에게 닥칠지 미리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일이든 이를 맞이하는 나의 태도는 내가 결정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가장 좋았던 마무리는 바로 이부분이였다.

결국 '나의 태도'의 중요성, 거기에는 '나'만이 있지 않았다.

'모두 함께'라는 말로 마무리 짓는다.


어떤 폭력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실체없는 '부당한 세상'이나 실체가 확실한 '가해자', 신체적 접촉이 없는 '대체 공격 (가스라이팅, 은따, 소문, 조롱, 악플 등)' 등이 폭력적으로 다가오지만 관계를 망칠까봐 혹은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혹은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폭력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 곁에 내어줄 수 있는 관계를 이어나가야

내게 힘든 시간이 찾아왔을때 그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다.

내 주변에 누가 사는지 평소에 누구와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지가 우리의 건강과 안전에 많은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방어에는 연대가 필요하다. 그 부당한 세상을 부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는 서로 함께 노력하는 힘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또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관계를 풍요롭고 건강하게 맺어가야만 자기 자신을 올바로 돌볼 수 있게 된다.

다시한번 정리하자면,

자기 방어 기술은 결투에서 승리하거나 남을 해치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진정한 방어는 나와 우리 이웃을 온전하게 살펴보고 '돌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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