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방 - 나를 기다리는 미술
이은화 지음 / 아트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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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걸린 방은 생각이 걸린 방, 세상을 비추는 거울



뮤지엄 스토리텔러 #이은화 의『그림의방』책을 읽게 되었다. 그림은 창작자의 세상을 보여주는 거울이자 감상자의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창문이다. 쉼표가 되고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어주기도 하는 명화들을 5개의 방에서 차분히 감상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발상의 방

어떤 시선과 평가에도 관여치않고 습관적, 관습적 삶에서 벗어나 최초가 된 화가들 : 세잔, 루소, 뒤러, 클랭, 오펜하임 등

자유는 저절로주어지지 않기에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행복의 방

무뎌지는 삶속에서 자연,동물,일상을 따뜻한 시각으로 들여다보며 새롭게 포착한 화가들 : 컨스터블, 요제프 보이스, 모네 등

오만한자는 아름다운 본성을 볼 수 없다.


✔관계의 방

인간관계 속 사랑,갈등,상처,질투,용서 등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 사연있는 화가들 :젠틀레스키, 고갱, 뭉크, 클림트 등

숨쉬고 느끼는 살아있는 인간을 그린다.


✔욕망의 방

부, 명예, 사랑, 젊음, 전쟁, 정치 권력의 역사 속에 치열하고 괴로운 삶을 다룬 화가들: 벨라스케스, 카라밧조, 쉴레, 프리드리히 등

인간의 양심은 세상과 맞서싸우는 천개의 칼이다.


✔성찰의 방

개인과 사회의 기억에 상처와 고통으로 지친 삶을 표현한 화가들 : 고흐, 콜비츠, 칼로, 마네 등

우리는 무엇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가, 내가 그린것은 나 자신의 현실이다.


이 책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하라고 한다면, 나는 책의 머릿말을 읽어보라고 할것이다. 그림이 가진 힘과 그림을 감상하는 이유가 공감이 되도록 쓰여있다.


예술이 세상을 바꾸거나 구원하지는 못하겠지만, 내 삶을 바꾸거나 더 풍요롭게 만들 수는 있다고 믿는다.

'그림이 걸린 방은 생각이 걸린 방(조슈아 레이놀즈)'이라고 했다. 나만의 방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소개된 명화들이 지친 일상에 쉼표가 되고 용기있게 살아가는데 힘을 준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다.  그림의 방, 이은화


명화는 시대를 반영하고, 개인을 반영하고, 그렇게 역사가 되어가며명화가 그려진 시대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 남아왔을 것이다. 그러한 명화들은 미술시장에서 거래되며 소유품이 되기도 하고 미술관, 박물관에서 공유되기도 한다. 소장품이라는 명목이 있지만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이미지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니까 작품을 꼭 소유하지 않아도, 미술관에 발걸음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각자의 자기만의 방에서 자기에게 가닿는 작품을 언제든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팬데믹 시기를 보낸 우리들에게는 어떤 그림이 어떤 의미로 와 닿을 수 있을까.


이 책은 5개의 방으로 초대하기 때문에 쉽게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당신은 어떤 방에 가고 싶습니까?"


일상이 지루한가요, 관계에 지치셨나요, 사소한 행복을 잊고 있지는 않은가요, 무엇에 쫓기고 있고 무엇을 쫓고 있나요.

작가 피셜, 가장 높은 비중으로 이시대의 사람들은 성찰의 방을 뽑았다고 한다. 나 역시 눈에 들어왔던 그림 두점을 뽑으라면 성찰의 방에서 뽑을 수 있다. 인상깊었던 마지막 챕터 성찰의 방에서의 두 얼굴, 우는 철학자와 미소를 밝히는 여인.


깨어 있는 자는 공통의 세계를 공유하지만 잠든자는 사적인 세계로 돌아선다.  

헤라클레이토스


개인적인 슬픔이 아니라 세상을 걱정하며 비탄의 눈물을 흘리는 백발의 고대 철학자의 모습에서 눈물이 슬픔, 고독, 절망에만 한정되어 있찌 않음을 보여준다. 나만의 감정때문이 아닌 세상과 타인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사랑이고 공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가장 최근에 울어본 일은 언제인지 생각하게 한다. 나를 위한 정화였던가 타인에 대한 연민이였던가.


인생은 힘들면 힘들수록 웃음이 필요하다. 

빅토르 위고


숨길수 없는 세가지도 기침과 가난, 사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감정은 숨기기 어렵고 생각보다 쉽게 번진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 보이는 것이다' 라는 마지막 구절은 웃음과 짜증이 쉽게 전염됨을 알려준다. 그리고 생각하게 한다. 은은하게 미소짓거나 활짝 웃는 사람이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본다면 따라 웃게 된다는 것을. 그리고 의외로 활짝 웃는 인물을 그린 그림은 많지 않다는 것을.


미술이 기적이 되기도 삶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펜데믹시대 자신에게 맞는 방에서 자신에게 가닿는 그림을 감상하며 시간과 행복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는 책이다. '가장 행복한 오늘을 살기를'바라는 작가가 초대하는 5개의 방 중에 독자들은 과연 어디에 머무르게 될지 궁금해진다.


그림의 방
그림의 방
저자
이은화
출판
아트북스
발매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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