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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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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예전에 우리 집도 가계라는 것을 했기 때문에 그 가계라는 데 온 가족이 매달리게 된다는 것에 격한 동감을 한다. 친구들이 너는 무슨 가계해서 좋겠다고 사정 모르는 소리를 하면 별로 그렇지 않다고 한마디에 수십마디 대거리를 했던 기억이 난다. 또 명절이라는 것은 가계를 하지 않는 친구들과 달리 다른 의미에서 대목이라는 것, 쉬면 평소에 그렇게 하는 것 보다 많은 수입을 놓친다. 집안 일은 물론이고 가계일로 2배로 바빠지는 게 명절이다.

글에 나오는 제일서적이라는 것도 지인의 친구 아버지가 사장이었으나 사고로 세상을 떠나시고 결국 점포도 사라지고 가는 세월 앞에는 엔트로피의 법칙 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절실히 느낀다. 내 아버지도 그 보다 한참전에 돌아가시고 사놓으신 메킨토시 오디오도 수명을 다해서 프리엠프라는 놈은 어디로 떠나 보내고 파워엠프는 무거워서 집에 모셔놓고 있다.

전인권과 동네 이웃이라니? 내 생각에도 광화문 근처는 별천지, 우주 같다. 작가들이 살고, 살았던 삼청동이라니. 작가 분들은 다들 서울에 살기 때문에 나는 구경도 못했지만 야구 선수들을 몇번 만났던 기억이 나는데 아주 어릴 때는 같은 아파트에 살던 김명덕 야구 감독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기억이 있고 또 양준혁 선수때문에는 혼난 적도 있다.

저녁 쯤인가 트랜치 코트 같은 것을 입었던가 모자를 섰던가 아무튼 덩치가 큰 사람(티비에서 보다 실제가 덩치가 작았다.)이 부모님이 하고계신 가계로 들어와서 물건을 골랐다. 무엇 찾냐고 물으니까 본인이 찾겠다고 했다. 다시말해 덩치 큰 그 사람과 바로 옆에서 대화는 했다는 것이다.

가계에는 또 한 여성이 있었다. 그러니까 나랑(부모님은 어디 잠깐 가셨나? 기억이 가물 가물), 덩치 큰 남자분 그리고 한 여성 이렇게 셋이 있었는데. 갑자기 같이 있던 여성이 혹시 양준혁씨 아니세요?라고 묻고 그 남자가 고개를 드는데 양준혁이 맞았다. 그런데 그 여성분이 나에게 뭐라고 혼내는(?) 것이다. 양준혁을 바로 옆에서 있으면서도 모르냐고. 모를 수도 있지 ^^; 기분 나빠던 기억은 아니고 초등학교 이후에 야구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튼 전인권과 동네 주민사이였다고 이야기하니까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혼난기억을 되살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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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1211 2017-05-14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렸을때 비슷한 기억이 있네요.

dellarosa 2017-05-14 18:15   좋아요 1 | URL
하하하 ^^:

cyrus 2017-05-15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여성분이 의도하지 않게 델라로사님을 무안하게 만들었네요.. ㅎㅎㅎ
그런데 정말로 연예인이나 공인의 팬이 아닌 이상 옆에 지나가면 모를 거예요. ^^;;

dellarosa 2017-05-18 10:40   좋아요 0 | URL
많이 무안하지는 않았습니다. ㅋ 팬덤이랄까 뭐 그렇게까지는 아닐테지만 ㅎㅎ 바로옆에 있었는데 모르니까 그냥 한 말이겠죠. 재미있었던 기억입니다. ^^
 
아주 오래된 서점
가쿠타 미츠요.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이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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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니까 아련한 어린시절 아지랭이 솟는 이런 책들이 좋다

어린 시절은 헌책방을 순례하는 것이 보물섬을 찾아가는 모험에 버금가게 나를 흥분 시켰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로 먼거리도 아니지만 어린 마음에는 먼 곳을 항해하는 선장이 된 마냥 헌책방을 기웃거렸다. 1980년대 그 시절에는 헌책방이 많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고 그 당시에 헌책방이 있던 자리에는 조명기구상이 들어서고 새로운 곳에 또 새로운 헌책방이 들어섰지만 대구 시청에서 칠성시장 굴다리까지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어린시절의 추억의 장소이다. 심지어 칠성시장의 서쪽 끝에는 손수레에 책들을 쌓아놓고 팔기도 앴다. 헌책방이라기 보다는 벼룩시장에 가깝다고 하겠다.
그곳엔서 과학잡지 사이언스, 쥘베른 소설, H.G. 웰즈 소설과 같은 책들을 찾아 다녔었다. 맞다. 지금과 달리 그외의 소설이나 에세이는 거들떠 보지 않았다. 과학을 숭상하는 아이였고 과학의 정확성과 사이언스의 미래사회에 대한 일러스트만이 나에게는 남들과 다르게 보이게 하는 무언가였다. 헌책방에서 나는 과학을 찾았고 미래와 호킹 아저씨의 우주 ,유전공학을 만났다.
이 책은 이런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장소로 안내한다.

오래된 서점은 우리 헌책방과는 얼른 보면 관계가 없다. 일본의 다양한 헌책방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약도도 나와서 그곳에 찾아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놓았다. 그러나 완전히 관계가 없는것도 아니다. 사이사이에 저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 헌책방에 파는 책이외의 다양한 물건에 관한 이야기나 남미에 교과서와 여러가지 종이로된 각종 물건을 파는 이야기와 책방 주인들의 심드렁한 모습들은 어찌나 우리의 모습과 비슷한지. 그대로 나를 옛날 그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다시 한번 가고 싶다. 그 때 그시절 그 책방을, 이 책은 잠시 우리를 어린시절 그곳으로 데려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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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s1211 2017-03-13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갑자기 그때가 너무 그립습니다.

dellarosa 2017-03-14 02:56   좋아요 1 | URL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
 
고맙습니다 (일반판)
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알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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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때면 항상 불편하다.

Memento mori......

몇분이면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이고 죽음과 그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라

짧지만 강하다. 그래도 너무 짧아서 별 셋.

그의 책들의 편린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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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로 - 사유의 유격전을 위한 현대의 교본
발터 벤야민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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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단편적인 글의 제목을 읽고

그 해당 내용을 읽어보고 고개를 갸웃 거렸다.

뭐지. 설마, 편집상 실수로 제목과 글이 잘못 넣어서 밀린것 아닐까?

예를 들면 1의제목에 2의 글 2의제목에 3번글 이런식으로.
아니다. 그렇게 하면 더더욱 제목과 글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글의 내용을 곱씹어 보면 교차점이 있다.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 그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서 제목을 붙인 것 같다.

때로는 직접적인 제목을 붙인 경우도 있다. ˝예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압니다.˝ 같은 경우인데 이탈리아 학생 둘이 벤야민 앞에서 귓속말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벤야민이 이탈리아어를 모른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 학생들이 그걸 어떻게 알겠냐만은.
그는 아픈 부위에 차가운 붕대를 감고 있는 것 같이 느끼고 있다.

어렵게 쓰여진 글은 아닌데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반복해 읽다보면 아하! 그렇구나. 그런 지점이 있다.

이 책 자체를 잘 표현한, 또 벤야민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이
`예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압니다.` 다음 글에 나온다.
---------------------------------------------------------------------
응급 기술 원조

생각된 대로 표현된 진리만큼 궁핍한 것도 없다....... 소동에 의해서든 아니면 음악에 의해서든 또는 도움을 요청하는 외침에 의해서든 진리는 화들짝, 돌연 일격을 당한 듯 자기 침잠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진정한 작가의 내면에 갖춰져 있는 비상 경보기의 숫자를 다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P151)

이 글 하나만으로 별 다섯개 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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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15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벤야민의 글이 단상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은유적 표현이 많은 편이에요. 저는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 있으면 그냥 넘겨요. ^^

dellarosa 2016-08-15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어요^^ 데리다의 법의힘에서 그의 이름 첨 접하고 이제시작했네요.ㅋ
 
일상의 인문학 -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
장석주 지음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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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득 찬 느낌. 깊은 속을 들여다 보는 안목

오랜동안 들고 읽었다.

밀란쿤데라의 느림 속 우화가 나오는데(그책은 내가 읽은 책이고 본문에서는 출전을 나중에 밝한다)

이야기가 낯이 익었는데 .... 그렇다 읽은책이었다)

헛웃음을 혼자, 한편으론 안도를.

완전히 망각한 것은 아니니까.

몇달 전 새로구입한 책들이 바닥에 쌓이면서 정리를 하고

읽은 책과 읽어야 할 것들로 분류하면서 쿤데라의 `느림`을 보고

무슨 내용이었더라라고 잠시 생각한 적이 있었고

뭐 쿤데라의 다른 작품에 비해 인상적이지 않았겠거니 했다.

이 책 덕분에 일부 회상해 내었다. 글을 쓰는 순간 ....다시 기억이 가물가물

술을 너무 많이 먹었나.

다시 ,
`느림`을 들어야하나? 분량이 얼마되지 않으므로..

`호모 사케르`도 읽다 말았는데 이 책으로 다시 봐야 할것 같다.

읽다가 만 것들이 왜이리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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