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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반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8
페터 한트케 지음, 안장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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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쪽에는 76번 국도에서 주인공이 이야기하는 내용이 나온다. 편집하는 분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
76번 국도 이야기가 76쪽에 나올 확률은 얼마가 될까. 76번 도로 장면은 75쪽에서 시작하여 몇장에 걸쳐 나오는데, 편집자나 번역자가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하다. 설마 의도했을까? 귀무가설이 기각되지 않을 것이다. 우연히 일어났다는 이야기 되겠다.

문제는 내 기억에는 76번도로 맞는데 책을 금방 처리해버려서 확인불가하다. 내 기억을 믿어보는 수 밖에. 중요한건 페이지와 내용에 나온 미국 도로 번호가 일치했다는 사실.

읽어보면 어떻게 하면 언어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중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사건이나 스토리의 긴박함이나 긴장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보인다. 그냥 인물 특히 주인공의 내적 갈등, 내적 독백으로 소설이 진행된다. 뒤에 붙어있는 해설에는 러시아 형식주의에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형식주의는 잘 몰라서 이 사조가 영향을 준 신비평을 생각해보면 예술지상주의라고 할까. 예술을 위한 예술, 작가와 예술의 분리인 것 맞나 모르겠다. 고정석의 읽기에는 신비평이 그렇다고 나온다.

다음 백과에 찾아보았다. 형식주의라는 것은 "낯설게하기"가 핵심적인 개념인 듯 보이는데.

(......)사회학적 비평에 반대하는 형식주의자들은 문학(특히 시)이 평범한 언어를 예술적으로 변모시키거나 '낯설게' 만드는 방법을 분석함으로써 '예술 표현의 수단'에 중점을 두었다. 이들은 내용보다 형식과 기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형식주의는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들로부터는 항상 미움을 받았는데 1929년 정치적 통찰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난당하기 전까지는 소련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그후 러시아 형식주의는 주로 구조주의 언어학자인 로만 야콥슨의 저서를 통해 서방 세계에서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특히 영국과 미국의 신비평에 많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신비평도 때로는 형식주의라고 한다.

출처: [Daum백과] 형식주의 ,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25h1114a

낯설게 하기를 잘 적용한 듯 보인다. 일상적이고 떠나간 아내를 찾아가는 여정, 비루한 일상과 저열한 삶과 인식을 통해 이야기를 서술하고 그 의미를 내적 갈등을 통해서 아내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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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레이드 러너>의 원작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 애완동물 전기양이 나온다. 



















릭은 경찰의 끄나풀 살인청부업자다. 대상은 안드로이드다. 청부살인이 아니라 청부살안드로이드의 대가로 번 돈은 즉시 써버려서 진짜 양을 살 수 없다고 푸념한다. 옥상에는 몇 마리의 전기양이 있을 뿐이다.


태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에는 디지언트들이 나온다. 디지언트는 애완동물이기도하고 안드로이드이기도 하며 사이버 스페이스의 논리덩어리이기도 하다. 애완동물이기에는 지적이다. 학습에 시간을 들이면 진화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인공지능은 아직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 나오는 안드로이드의 것처럼 완전하지 않다.

소설 속에는 여러회사가 만든 호환되지않는 사이버스페이스가 존재한다. 예전에 유행했던 국산 SNS, 싸이월드를 들어가면 첫 화면에 아바타가 나온다. 싸이월드 속 아바타는 실제 인간을 대신하여 상징한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속 인간은 아바타를 통해서 사이버 스페이스의 디지언트와 만난다. 디지언트는 창조된 사이버 스페이스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다. 싸이월드에 키워논 아바타가 그것을 창조한 세계와 운명을 같이 하듯 소설에 나온 디지언트 또한 해당 사이버 스페이스와 운명을 같이 한다.


사장되어가는 사이버 공간 속 디지언트와 인간의 교감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직 완전한 형태의 안드로이드는 나오지 않은 가까운 미래, 디스토피아 세계가 배경이다. 소설 속 인물 애나는 동물을 기르는 사육사였다. 교감을 풀어내기에 적절한 직업이겠다.


이 책은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읽을 때는 잘 읽히지 않고 생경한 점도 있었지만 읽고 난 후 머리 속 잔향이 깊이 이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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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05-10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블레이드 러너> 이제 곧 2049가 나온다고
하니 책을 한 번 더 읽어봐야지 싶습니다.

dellarosa 2017-05-10 11:44   좋아요 0 | URL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쓴 글인데, 확인해 보니 <브레이드 러너> 공식 트레일러가 5월 8일 공개되었네요. 아무튼 기대됩니다. ^^
 


















피터 한트케라고 하면 관객모독과 같은 아방가르드 희곡을 떠오르게 되는데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처음 읽은 그의 글이 <관객모독>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두편의 자전적 중편 소설이 실려있다. 

해설에 나온 작가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관객모독>의 스타일에 비해 너무 평이한 이 자전적 이야기가 그의 본류인지도 모르겠다. 1960년대 실험적 작품 시기를 지나 1970년대 전통적인 서사 작업에 천착했다고 한다. <소망 없는 불행>은 1972년작으로 작가의 어머니에 대한 글이며 1981년작 <아이 이야기>는 작가의 자식에 대한 이야기로 피터 한트케의 자전적 소설의 대표작으로 출판사는 수미상관적으로 묶어 놓았다.


피터 한트케의 책들을 통하여 어떤 작가를 평가할 때 어떤 작품을 읽었는지  혹은 읽은 작품의 수와 범위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한다. 


이 순간 궁금해지는 1972년의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를 찾았으며 집어 들었다.


비록 다른책의 책등에 가려있었지만 지금은 내 책상 위에서 읽혀지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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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인의 귀향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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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인의 귀향이라는 제목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젤라즈니가 썼으니까 먼 우주로 출장 같은 것을 나간 교도 행정관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이야기 일거라고 내 마음대로 상상해 보았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가 집행인이라고 하면 교도관 중 한명 일테니까

집행인은 영어로 hangman이다. 영어 원어민 교사들이 학생과 자주하는 단어 맞추기에 나오는 그 행맨 되시겠다. 이름은 이렇지만 사실은 Hangman(고유명사다)으로 프로젝트 이름 혹은 그 프로젝트로 창조된 안드로이드 이름이다.

로봇에서 telefactor(원거리 조정 로봇, 로봇, 안드로이드의 중간형) 그리고 Hangman으로 이어지는 발전과정에서 일어나는 로봇의 정체성에 관한 것을 추리적 기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서평의 제목에서 눈치챘겠지만

이스터 에그(의도적으로 숨겨놓은 메세지 혹은 버그)일까?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옥의 티 되겠다. 책의 판권이 나와 있는 부분을 살펴보면 작가가 "테드 창"이라고 되어있다.

다음에 테드 창의 작품이 계획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실제 시리즈 6번째로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가 나왔다.
초판 1쇄니 개정판은 수정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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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로 칼비노는 1983년에 이작품을 발표한다. 그가 이 세상을 떠나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다.

처음에는 칼비노는 위쪽, 이상을 추구하는 팔로마르씨와 아래쪽, 어두움을 추구하는 모홀씨의 대립구도로 소설을 구상하였다고 한다.

팔로마르는 천문대가 있는 캘리포니아의 팔로마산에서 따왔고 모홀은 지각의 깊은 곳까지 도달하기 위한 프로젝트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계획은 계획일뿐

 

"나는 사람의 납치와 관련된 대화를 써 보았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범죄가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이 되기 시작하던 중이었다 모홀 씨는 모두에게 적대적인 사람들만이 안전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따라서 상호 증오만이 사회를 유지하게 하는 토대이며, 반면에 애정과 연민은 바로 그런 감정을 이용하는 범죄의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 시점에서 나는 내가 쓴 것을 다시 읽어 보고는 조만간 후회할지도 모를 것을 쓰고 있다는 의혹이 들 때면 늘 그랬던 것처럼 종이를 구겨서 던져 버렸다."p10

 

칼비노는 이 책을 팔로마르 씨의 생각으로 쓰고 후속편으로 모홀씨 중심으로 쓰려고 계획한다.

결국 모홀씨이야기, "모홀 씨와의 대화"는 나오지 않는데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나는 모홀 씨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팔로마르가 바로 모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드라면 이정도야 하면도 열심히 섰을 것이다. 아니 이미 섰지 않는가?

 

 

 

 

 

 

 

 

 

 

 

 

 

미셸 푸코는

 

 

 

 

 

 

 

 

 

 

 

 

둣치오 뜨롬바도리와의 대담에서 글쓰기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푸코는 자신이 글을 쓸 때는 마지막의 책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한다. 글을 쓰는 도중에 길이 정해지고 그 점들이 이어져서 책이 완성된다고 했다. 칼비노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겪었다.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스티븐 킹이 말 한 등장인물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놔두라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아닐까.

 

이 글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철학적 에세이다. 밀란 쿤데라식 픽션인데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오히려 서사적이다. 주인공은 이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혼자 중얼거리기를 계속한다. 칼비노는 이 작품을 1975년에 일간지에 조금씩 발표했으며 1983년에 책으로 출간했다. 쿤데라는 1984년에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출간했으니까. 이런 에세이 형식의 픽션은 내가 알고 있던 상식과는 달리 칼비노가 먼저 쓴 것이 되겠다. 칼비노는 이미 그 당시 유명한 작가였을 것이니까 쿤데라가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고 합리적 추론을 해 본다.

 

글이 추상적인 영역에서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의 예전 스타일인 우화를 통해 작가의 생각을 개진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작가는 길게 늘이기 보다는 함축적, 압축적으로 표현하게 되었다고 서문에서 말한다. 그래서 팔로마르의 생각을 통해 전개되는 이 소설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며 곱씹어 보게 만든다.

 

또 서문에서 칼비노는 이 책이 철학임을 선언한다.

 

팔로마르의 이야기가 두줄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사람이 현명함에 도달하기 위하여 조금씩 나아간다. 그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p14

 

개인적 생각인데, "현명함에 도달하기위한 노력"이 철학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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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05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도 그렇습니다. 원래 계획한 내용대로 쓰지 못합니다. 전혀 엉뚱한 전개로 이어지다가 처음에 의도한 것과 다른 결말을 지을 때도 있어요. ^^;;

dellarosa 2017-04-05 12:01   좋아요 1 | URL
네 ^^ 그리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dys1211 2017-04-0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신 내용이 철학 같습니다.

dellarosa 2017-04-06 03:17   좋아요 0 | URL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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