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굳은 사람일수록 살이 빠지는 스트레칭 - 몸이 유연해지면 통증은 사라지고 체지방은 준다!
이와이 다카아키 지음, 이해수 옮김 / 좋은날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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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굳은 사람일수록 살이 빠지는 스트레칭>이라니~! 제목을 보고 혹!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운동을 습관처럼 하지 않아 뻣뻣한 몸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말 이 한 권의 책에 기대를 하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그랬는데, 결혼, 출산, 육아에 몸은 부을 대로 부었다가 심한 다이어트를 거쳐 꾸준한 운동을 시작했지만 아이 방학 때는 쉬었다가 다시 했다가를 반복, 일을 시작하고 다시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다 보니 운동 근처에도 못 가본지가 어언 5년이 된 것 같다. 그러는 사이 내 몸은 극도로 뻣뻣해져 갔다. "다이어트"는 언제나 나의 관심사. 워낙 운동을 싫어하는데다 핑계거리도 많다 보니 몸은 자꾸만 거대해져 갔다. 어떻게 하면 시간 대비 효율적으로 건강과 체력, 몸매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책의 가장 큰 장점은 25~30분 사이의 짧은 스트레칭 만으로 2주만 노력하면 직접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은 직접 체험해 보지 않아 진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믿어보고 싶다. 책의 앞부분엔 이 스트레칭의 효과 원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근육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과 혈액순환을 돕는 근육 기능을 살린 스트레칭을 통해 유산소 운동 이상으로 지방을 연소시킨다는 것. 때문에 다이어트에서 실패하기 쉬운 요요현상이나 굵은 근육이 붙는 것, 통증 등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도 한다.

 

아주 어릴 때부터 수족냉증이 있었고 임신 때에는 손, 발 저림 현상과 쥐가 자주 나서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기초대사량이 적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남들보다 운동이 더 필요한 상태인데도 워낙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다 보니 내 몸을 잘 보살피지 못한 것 같다. 여러 번 시도는 해봤었는데 일단 재미를 느끼지 못하다 보니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런데 스트레칭 만으로도 근육을 유연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기초대사를 높일 수 있다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된다.

 

스트레칭을 설명하며 두 가지를 알려주고 있는데 하나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정적 스트레칭. 어떤 포지션을 만들고 일정 시간동안 유지시켜 주어 근육을 최대한 이완시켜 주는 것이다. 이 정적 스트레칭은 근육의 이완을 통해 활동 범위를 늘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일정 행동을 반복하는 스트레칭인데 이런 스트레칭을 통해 튼튼한 근육으로 만들어 준다고 한다. 책에는 사람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원하는 목적에 따라 다른 스트레칭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래서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우선은 6개의 기본 스트레칭이 있다. 정적 스트레칭이고 이 스트레칭 만으로도 체지방이 쌓이기 어려운 몸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직접 따라해 보며 가장 좋았던 점은 굳은 사람과, 보통 사람, 유연한 사람마다 다른 포지션을 알려 주어 단계마다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실수할 수 있는 방법이나 좀 더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tip 같은 것도 다양하다. 다만 이 스트레칭을 따라할 때 집중해야 할 근육 부위를 그림으로 각 장마다 그려주었다면 앞장을 찾아보지 않고 좀 더 집중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기본 스트레칭 이후에는 좀 더 다양한 각 부위에 따른 스트레칭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혹은 좀 더 집중하고 싶은 부위에 따라 자신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짜서 하더라도 30분을 넘지 않도록 권하고 있다. 또한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융통성을 두고 무리하지 않도록 조언하고 있다.

 

 

한때 요가를 하면서 뚱뚱해도 몸은 좀 유연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나였는데, 이 기본 프로그램 6개를 따라하며 그동안 내가 내 몸을 얼마나 돌보지 않았는지 깨닫게 되었다. 특히 위의 동작의 경우는 도저히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조언에는 그럴 경우 두 손이 아니라 한 손으로 잡아도 좋다고 하지만 이 굴욕감이란~.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외우기도 쉽지 않고 무리하면 더 좋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 6가지 스트레칭을 책을 보지 않고도 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한다. 겨우 첫 날이지만 근육들에 집중하며 했더니 추천 시간 1분이 아니라 겨우 20초였지만 저녁이 되니 근육들이 조금씩 자극받았음을 느끼게 된다. 예쁜 몸매까지 만들어진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보다는 이곳저곳 아팠던 통증들이 사라지고 유연한 몸으로,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져 건강한 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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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게 권하는 문자 이야기 - 문자의 기원과 가치를 집중 조명한 첫 청소년 책! 10대에게 권하는 시리즈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HK문자연구사업단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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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문자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개인적으로 책이 없으면 살 수 없는 활자 중독증이라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책이라면 도리질을 하는 청소년들도 아마 진짜로 우리 생활에 문자가 사라진다면 그 답답함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문자에 둘러싸여 산다. 그런 문자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떤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생각해 봤는지. 생각해 보니 그 어떤 인문 책보다 가장 앞서야 하는 것이 문자가 아닌가 싶다.

 

<10대에게 권하는 문자 이야기>는 그런 문자의 중요성, 기원에서 발전까지와 가치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전문 선생님들이 직접 이야기해 주는 식으로 설명해 주고 있어 마치 강의를 듣는 듯한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 

 

역사를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구분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문자의 유무이다. 문자가 없던 시절을 선사시대, 문자가 발명되고 기록이 가능해졌던 시기를 역사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문자는 인류의 역사에 정말 큰 역할을 한다. 여기까지는 역사를 조금만 공부해도 모두 아는 사실일 것이다. 책에는 역사시대 이후 인류가 문자를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무척 새롭고 재미있었다. 4대 문명에 존재했던 상형문자, 갑골문자, 그림문자와 설형문자에서 발전한 단어문자(대표적으로 중국의 한자)가 표현하려는 개념이 많아질수록 문자의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어 문자를 아는 사람들은 숭배되어지고, 한계가 되었다는 사실. 조금 더 발전하여 "소리"에 집중했던 인류가 음절문자와 음소문자로까지 발전시켰다는 사실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문자의 전체적인 역사와 기원, 구성 등을 이야기한 책은 대표적인 언어인 한자와 영어, 한글에 대해 나누어 설명한다. 우리 생활권에도 깊숙히 들어와 있는 한자는 아직도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한동안 한자 표기에 대해 말들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우리에게 한자어가 아직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 한자를 어느 정도는 배워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영어의 경우는, 알파벳 문자가 서양 전반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특히 얀 후스의 종교 개혁과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 사이에 있었던 인쇄술의 발명이 두 사람의 개혁을 어떤 결과로 이끌었는지를 보면 정말 극적이다. 독일의 구텐베르크의 금속 활자 발명 보다 앞선 우리의 금속 활자를 무조건 지지하고 우수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래와 위로부터의 발명 때문에 갈린 사회의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독일의 인쇄술도 인정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라고 이야기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과학적이고 우수한 문자라는 사실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어떤 소리도 표현할 수 있는 문자. 이 사실이 그 어떤 문자보다 훌륭한 것 같다. 세상에 오랜 기원을 가진 문자가 많지만 그런 문자보다 우리 한글에서 자부심을 무한히 느끼게 된다.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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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다 1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신화 여행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다 1
토마스 불핀치 지음, 노태복 옮김, 강대진 해설 / 리베르스쿨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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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는 우리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도 잘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다. 들어본 듯한 이야기지만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다 보니 정작 필요한 때(책을 읽다 은유나 비유로 나온 대목이라든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도)에 적절히 매치시키지 못해 얼렁뚱땅 넘어가게 된다. 최근 딸 또한 어릴 때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를 읽지 못하게 해서 자신만 잘 모른다고 탓했던지라 어떻게 하면 이 유럽, 세계사의 근간이 되는 이야기들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보다> 시리즈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토머스 불핀치의 <신화의 시대>에 그리스 로마신화를 주제로 한 명화를 얹어 이해를 돕고 다양한 궁금증 등을 함께 해설하여 우리 문화의 입장에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띄엄띄엄 읽어왔던 신화 내용들도 있지만 새로운 시도 때문인지 무척 새롭게 읽혔다.

 

신들이 기거했다는 올림포스 산에서부터 주요 신들의 탄생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주로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나 베르길리우스의 시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각 장의 시작 부분에 대표하는 명화와 인용 문구, 지도 등을 통해 이번 장에서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배경지식을 대강 알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 어떤 책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장의 끝에는 "생각해 보세요" 장이 있는데 이 장을 통해 신화를 읽으며 생각하고 궁금하고 의문점이 들었던 점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해소할 수 있어 좋았다. 또다시 찾아볼 수 있는 수고를 덜었기 때문이다.

 

 

신화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림의 존재를 알았더라도 그 그림이 신화를 주제로 한 것인지 몰랐다고 해야겠다. 얼마 전 읽었던 <그리다, 너를>을 통해 알게 된 번 존스나 존 워터하우스의 작품들은 특히 마음에 더 와 닿았다. 이미 본 그림들이지만 그 그림들에 이런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을 몰랐다니, 역시나 그들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지 못하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

 

 

그림 뿐이 아니다. 많은 작가들이 시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유하고 은유하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시를 즐겨 읽지는 않지만 유명한 시인들의 시 속에서 언급된 이 많은 신화 속 존재들에 또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티스베와 피라모스의 이야기에선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을 수 있고, 에로스와 프시케 이야기에선 <미녀와 야수>, <콩쥐팥쥐>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뿐인가. 미다스 왕의 귀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닌가. 우리의 전래동화 이야기 조차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부터 유래된 것이라니, 정말 놀랍기 그지 없다.

 

"헤파이스토스가 다리를 저는 것은 그리스인들의 균형 감각을 보여 주는 사례다. 몸이 가장 불편한 신에게 가장 좋은 재주를 주었기 때문이다. 이따금 헤파이스토스는 신들 중 가장 못생겼다고 묘사된다. 그런 그에게 가장 아름다운 여신 아프로디테가 아내로 주어졌으니 이 역시 균형 감각의 반영이라 할 만하다."...41p

 

그 어떤 신보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신들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질투, 복수, 욕망, 사랑에 철저하다. 그런 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자신을 반성하고 다짐하는 것은 아닐런지. 때문에 가장 널리, 가장 많이 읽히면서 모든 문화의 근본이 되는 것일 테다. 인간적인, 이 이야기를 읽으며 신화 이야기에 푹~ 빠져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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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모른 척해 줘 라임 청소년 문학 17
A. S. 킹 지음, 전경화 옮김 / 라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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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죽은 아이를 미워해도 되는 걸까? 그것도 단짝 친구였는데?" ...7p

 

강렬한 첫 시작이다. 단짝 친구가 죽었는데 어떻게 그 아이를 미워해도 되는 거냐고 물을 수가 있을까. 뭔가 대단한 사연이 있지 않는 한은 말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도 전에 단짝 친구 찰리가 죽은 후의 베라의 일상이 나온다. 장례식 후 평범한 듯 다른 일상을 보내는 베라. 숨겨진 사연을 밝히기라도 하듯 베라의 주위에는 수십, 수백, 수천의 찰리들이 떠다니며 베라를 압박한다. 유령은 아니다. 베라 마음 속의 해결해야 할 무언가가 만들어 낸 찰리들이다.

 

찰리와 베라는 작은 숲을 경계로 이웃하여 살았다. 양쪽 집에서 나는 소리가 들릴 만큼 가깝고도 적당히 먼 거리였다. 때문에 각자의 집에서 일어난 일들을 속속들이 알고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 줄 만큼 친한 단짝 친구이다. 찰리네 집에서 가끔 들리는 끔찍한 소리들이 들릴 때마다 베라의 아빠는 모른 척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서서 참견할 일이 아니라고. 어린 베라로서는 당연히 찰리의 엄마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어른들은 모른 척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때론 상대방이 모르는 척 해줄 때 고맙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일이 너무나 심각하고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면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아무도 아는 척을 하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모른 척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생길까.

 

"학교에서 괴롭히는 아이? 그냥 무시해. 헛소문을 퍼뜨리는 여학생? 그냥 모른 척 해. ...(중략) ...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휩쓸리지 마. 납작 엎드려 있어. 어쩔 수 없잖아, 베라.

미안하지만 나도 모르겠다. 우리가 살면서 잘못된 일들을 모두 무시하고 모른 척하기로 한다면, 앞으로 그런 일들을 어떻게 바로잡아 나갈 수 있을지......."...34p

 

찰리와 베라의 가정 환경은 그리 좋다고 말할 수 없다. 찰리네는 가정 폭력에, 베라네는 엄마의 가출 상황에 놓여 있다. 하지만 베라네서는 노력하는 아빠가 있고 엄마와 같은 삶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베라가 있는 반면, 어느 누구도 아는 척 해주지 않아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찰리는 그런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차이가 이 책의 시작을 만든 것은 아닐지.

 

<모르는 척>이라는 책이 있다. 학교 폭력을 모르는 척 한 아이들도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 그림책이다. 우리는 심각한 일에 끼어들어 나 또한 손해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능하면 모르는 척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도움 받지 못한 누군가는 벗어나고 싶어도 멋어날 수 없어 폭력의 수레바퀴 속에서 대물림을 한다. 우리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모르는 척 살아선 안 될 것이다. 책 제목 <제발 모른척 해 줘>는 어쩌면 제발 나를 도와달라는 찰리의 외침, 진실을 밝힐 수 있게 도와달라는 베라의 외침일 수 있다. 베라가 다시 자신을 낳아 새로운 베라가 되듯이 우리도 그냥 모르는 척 해선 안될 것이다. 조금의 관심이, 폭력의 굴레에 갇혀있던 많은 아이들을 도와 좀 더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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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스캔들
장현도 지음 / 새움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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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로 아름다운 여성들이 금박, 은박으로 만들어진 체스 말들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 미묘한 미소와 차가운 표정이 대비되면서 무척 궁금증을 자아낸다. <골드 스캔들>이라는 다소 평범한 제목이지만 이렇게 강렬한 표지를 보니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게다가 뒷표지 속 "세계 경제를 조종하는 두 여자의 숨 막히는 두뇌게임"이라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는 있었다. 다만 저 뒷표지 속 글에 속아 도대체 이 두 여자가 언제 두뇌게임을 하는지 기다리느라 지쳤다는 점, 한 편에 짜잔~! 하고 끝맺음을 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다음 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여 약간의 짜증을 불러일으켰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설마 이렇게 끝내놓고 후속작은 없다라고 하지는 않겠지~. 저 문구는 분명 두번째 권에 있을 거라 예상해 본다.

 

평소에 경제, 정치에 전현 관심이 없고 일자 무식이라 이 책을 읽는데 조금은 망설여졌다. 내가 제대로 이해나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솔직히 말하면 군데군데 이해되지 않는 곳 투성이고, 검색이라도 해봐야 하나~ 하고 생각했지만(책을 모두 읽은 후에 결국 검색할 수밖에 없었다는...) 끝까지 읽을 수 있는 힘을 준 것은 작가의 서사성이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 영화를 보는 듯 눈에 그려지듯 묘사해 놓은 힘, 벌여놓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마무리 하는 힘까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지금 내가 모르는 게 나왔다고 한숨이나 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표지에서처럼 매력적인 두 여자가 있다. 한 여자는 세계 경제를 주름잡기 위해, 모든 이들을 자신의 무릎 아래 놓기 위해 존재한다. 한 여자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어느새 다른 이들의 프로젝트에 끌려들어가 자신이 정말로 행동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사실 <골드 스캔들>에서 주인공처럼 보였던 서연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캐서린 올리에에 맞서기 위한 모든 이들을 하나로 묶어 '착한 편'이라는 이름이라도 붙여 주인공으로 삼을 수 있겠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금본위제". 책을 다 읽고 찾아봤던 검색어다. 나, 이렇게 멍청했나~? 싶을 정도로 경제에 대해선 문외한이다 보니 그 어려운 IMF 시절을 몸소 겪고도 그냥 나몰라라 살면서 누군가가 알아서 하겠지 했다. 그러니 나로선 책 속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IMF에 숨겨진 뒷이야기가 진짜인지 허구인지 알 수가 없고 그냥 모두 사실이려니 싶다.

 

작가는 금융계에 있었던 자신의 캐리어를 십분 발휘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것 같다. '팩트와 픽션을 넘나드는 금융팩션의 귀재'로 주목받는다는 그가 거대한 음모, 그것을 막으려는 일련의 사람들을 데리고 사실 같은, 그리고 영화같은 소설로 독자들을 쥐락펴락할 것이다. 그나저나 서연과 캐서린의 싸움은 언제쯤? 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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