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골드 스캔들
장현도 지음 / 새움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앞뒤로 아름다운 여성들이 금박, 은박으로 만들어진 체스 말들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 미묘한 미소와 차가운 표정이 대비되면서 무척 궁금증을
자아낸다. <골드 스캔들>이라는 다소 평범한 제목이지만 이렇게 강렬한 표지를 보니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게다가 뒷표지 속 "세계 경제를 조종하는 두 여자의 숨 막히는 두뇌게임"이라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는 있었다. 다만 저 뒷표지 속 글에 속아 도대체 이 두 여자가 언제 두뇌게임을 하는지 기다리느라 지쳤다는 점, 한
편에 짜잔~! 하고 끝맺음을 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다음 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여 약간의 짜증을 불러일으켰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설마 이렇게 끝내놓고 후속작은 없다라고 하지는 않겠지~. 저 문구는 분명 두번째 권에 있을 거라 예상해 본다.
평소에 경제, 정치에 전현 관심이 없고 일자 무식이라 이 책을 읽는데 조금은 망설여졌다. 내가 제대로 이해나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솔직히
말하면 군데군데 이해되지 않는 곳 투성이고, 검색이라도 해봐야 하나~ 하고 생각했지만(책을 모두 읽은 후에 결국 검색할 수밖에 없었다는...)
끝까지 읽을 수 있는 힘을 준 것은 작가의 서사성이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 영화를 보는 듯 눈에 그려지듯 묘사해 놓은 힘, 벌여놓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마무리 하는 힘까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지금 내가 모르는 게 나왔다고 한숨이나 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표지에서처럼 매력적인 두 여자가 있다. 한 여자는 세계 경제를 주름잡기 위해, 모든 이들을 자신의 무릎 아래 놓기 위해 존재한다. 한
여자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어느새 다른 이들의 프로젝트에 끌려들어가 자신이 정말로 행동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사실 <골드 스캔들>에서 주인공처럼 보였던 서연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캐서린 올리에에 맞서기 위한 모든 이들을
하나로 묶어 '착한 편'이라는 이름이라도 붙여 주인공으로 삼을 수 있겠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금본위제". 책을 다 읽고 찾아봤던 검색어다. 나, 이렇게 멍청했나~? 싶을 정도로 경제에 대해선 문외한이다 보니 그 어려운 IMF
시절을 몸소 겪고도 그냥 나몰라라 살면서 누군가가 알아서 하겠지 했다. 그러니 나로선 책 속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IMF에 숨겨진 뒷이야기가
진짜인지 허구인지 알 수가 없고 그냥 모두 사실이려니 싶다.
작가는 금융계에 있었던 자신의 캐리어를 십분 발휘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것 같다. '팩트와 픽션을 넘나드는 금융팩션의 귀재'로
주목받는다는 그가 거대한 음모, 그것을 막으려는 일련의 사람들을 데리고 사실 같은, 그리고 영화같은 소설로 독자들을 쥐락펴락할 것이다. 그나저나
서연과 캐서린의 싸움은 언제쯤? 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