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흄세 에세이 1
알베르 카뮈 지음, 박해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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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에세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에세이는 작가의 소설을 이해하는 데 더 많은 힌트를 주기 때문이다. 막상 책을 받고 조금 당황했는데 한 손 안에 들어오는 콤팩트한 사이즈에 그에 딱 맞는 정말 얇은 두께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에세이 중 .... 가장 어려운 에세이였다. 지금까지는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작가의 에세이를 찾아 읽곤 했는데 카뮈의 에세이를 보고선 이 글을 읽으려면 작가의 소설을 더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책에는 모두 4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티파사에서의 결혼>, <제밀라의 바람>, <알제의 여름>, <사막>으로 모두 여행지에서 적은 이야기들이다. 한 여성의 이름이 아닐까(무식한 것! ㅋㅋ)했던 티파사나 제밀라 등은 모두 알제리의 도시들이라고 한다. 프랑스 태생인 알베르 카뮈가 지중해를 건너 알제리까지 여행을 다녀왔나보다 하며 읽다가 카뮈의 생애를 찾아 읽다 보니 프랑스령 알제리 태생으로 그당시는 프랑스의 한 지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니 자신이 사는 곳에서 글을 쓰기 위한 영감을 얻기 위한 여행을 자주 떠났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모두 여행을 떠난 내용에 대한 에세이들이지만 신기하게도 이 에세이들에는 그 지역에 대한 자세한 묘사나 여정 등이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그곳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에 대한 글이 가득할 뿐이다. 그러니 아마도 이런 생각들을 내가 쫓아가기가 힘들었나보다. 공부가 더 필요함을 느끼게 하는 책!


알베르 카뮈는 습작을 위해 에세이들을 썼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글들 안에는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침묵과 황폐함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떤 풍경을 보고 어떤 감정을 느끼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될까 궁금해져서 언젠가 시간이 되면 이런 지역을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이상도 하지. 풍경에 대한 묘사 없이 가보고 싶게 만들다니~. 그것이 대작가의 힘이 아닐런지.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결혼 #알베르카뮈 #휴머니스트 #에세이 #알제리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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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2022-11-06 0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이란 게 꼭 어디 먼데를 가야하는 건 아니군요. 대작가는 가까운 곳을 여행하면서도 사유를 쏟아내는군요. 소설 읽다보면 소설 밖의 작가가 궁금해지기 마련인 거 같아요. 에세이나 서간문같은 게 있으면 꼭 찾아보고 싶어지거든요. 이 책도 그렇군요. 궁금해지네요.

ilovebooks 2022-11-06 21:29   좋아요 0 | URL
그저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네요^^
 
밀리몰리맨디 이야기 3 - 티 파티를 열어요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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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에 출간되었다는 <밀리몰리맨디 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물론 읽다 보면 뭔가 미묘하게 다름을 깨닫긴 하지만 '아~ 조금 옛날 이야기구나'정도이다. 100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을 알면 정말 깜짝 놀라게 된다. 이렇게 전혀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밀리몰리맨디가 우리 아이들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소소한 행복을 깨달을 줄 아는 아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어른들도 함께 읽으며 힐링되는 느낌을 받는다.


1, 2편에 이어 3편의 큰 제목은 "티 파티를 즐겨요"이다. 12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3권에서 밀리몰리맨디는 앞의 그 어떤 이야기보다 모험 가득한 일이 펼쳐진다. 삼촌이 무심한 듯 전해진 선물(티 팟 세트)로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깨닫는가 하면 숲에서 우연히 찾게 된 고슴도치를 돌보며 생명의 소중함도 깨닫고 누군가에게 새로 생긴 자전거나 캠핑 장비 등을 막연히 부러워하지 않고 자기들 스스로 대안을 만들면서 최대한 즐거움을 누린다.


이런,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들은 이 책을 읽는 나에게도, 아주 큰 즐거움을 준다. 아주 작은 것에도 즐거워할 줄 알고 친구의 자랑에도 질투하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할 뿐이다. 그런 마음들이 어찌나 이쁘던지! 아이들의 입장에선 자신들이 요구하면 뚝딱! 나오던 것들이나 자신들이 전혀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던 곳에서 느낌는 밀리몰리맨디의 감정들을 읽으며 새로운 시각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 싶다.


<밀리몰리맨디 이야기>는 "빨간 머리 앤"이나 "하이디"를 잇는 걸 클래식이라고 하는데 정말로 읽고나면 가끔 생각나는 책이라서 왜 고전 클래식이라고 불리는지 잘 알 수 있다. 어쩌면 요즘 아이들이 읽을 땐 조금 밋밋하다고 느끼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즐거움, 행복이야말로 정말로 너희가 갖고가야 할 즐거움, 행복이라는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밀리몰리맨디이야기 #주니어RHK #조이스랭케스터브리슬리 #걸클래식 #소확행 #진정한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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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
김의기 지음 / 다른세상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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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한 건 이렇게 많은 책들 중에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서였다. 다른 사람들, 특히 책까지 낼 정도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책을 읽으면 실패할 일이 없지 않을까 싶어서였는데 어느새 책에 대한 책을 읽고 나면 내가 읽은 책과 그가 읽은 책을 비교하게 되었다. 그만큼 내가 읽은 책이 많아지기도 했고 나름의 생각이 깊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리라. 내가 읽고 해석한 것이 다르다고 실망하지 않는다. 각자가 경험하고 살아온 것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므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며 오히려 시각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아직도 "책에 대한 책"을 좋아한다.


이번에 읽은 책은 <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읽기>이다. 그 어느 때 읽은 책보다 우리가 "명작"이라고 부르는 책들이 많았다. 때문에 읽지 않은 책보다 읽어봤던 책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때문에 내가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복기하고 함께 비교해 보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많~이 들게 했던 책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 책에는 각 책에 대한 줄거리가 너무 많다. 책에 대한 설명이 너무 자세하고 길다 보니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마치 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책에 대해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왜 스포일러냐고 고개를 돌릴지도. 나 또한 읽지 않은 작품은 일부러 제쳐두고 읽었던 작품만 읽으며 차근차근 돌아보았다. 읽지 않은 작품들은 언젠가 꼭~ 읽고 다시 비교해 봐야지~하면서.


생각도 못했던 포인트를 발견하면 기쁘다. 왜인지 줄거리만 파악하거나 주인공에 공감하려고 급급했던(아마도 조금 공감이 안 됐기 때문에 일부러 더 공감하려다 보니 그랬나 보다) 작품들이 특히 그렇다. 아름다운 문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막 반성도 되고..ㅋㅋ


책을 시작할 땐 언제나 차분히,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야겠다~ 하다가도 막상 책장을 열고 읽기 시작하면 여러 여건 때문에 후다닥 읽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그래서 중간중간 이런 책에 대한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다. <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읽기>는 특히 우리가 고전 명작이라고 부르는 인생에 도움이 되고 꼭 읽어야 하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라 훨씬 더 도움이 되고 독서에 대한 열망이 뿜뿜했다.


#어느독서광의유쾌한책읽기 #다른세상 #김의기 #고전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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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이 아니라 분홍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우수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정현혜 지음, 전명진 그림 / 오늘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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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었던 "눈높이 아동문학상 당선작" <눈물 파는 아이, 곡비>도 정말 훌륭한 책이었는데, 우수작이라는 <진홍이 아니라 분홍> 또한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다. 어쩌다 올해 당선작이 모두 역사를 배경으로 했을까 싶었는데 읽어 보니 너무나 좋은 책이어서 역사를 배경으로 했든 말든 상관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홍이 아니라 분홍> 속 주인공 란이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는 과정에 폐족이 된 가문의 딸이다. 폐족이기에 오빠인 학무는 과거에 응시할 수도 없어 어머니의 삯바느질로만 근근히 살아갈 뿐이다. 란이는 너무 어렸기에 자신의 가문이 그렇게 대단했었는지 얼마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아름다운 옷을 입을 수 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지금은 배가 고플 뿐이다.


"사람은 밥으로 살아지는 게 아니다.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다."...13p


란이는 의지니 떳떳함이니 하는 것들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어떻게 살면 이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그것만 고민한다.


<진홍이 아니라 분홍>엔 "염장"이라는 직업이 나온다. 천을 다양한 색으로 물들이는 직업, 그 중 장인의 경지에 이른 홍염장 할아범은 대부분 홍화꽃으로 붉은 염색을 한다.


책은 폐족이 된 가족의 분함, 억울함으로 시작하지만 곧 "란이"라는 주인공의 당당함, 어리지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생명력으로 옮아가며 긴장감이 더해진다. 거기에 성실함과 영특함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함께 응원하며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뒷부분 태종과의 만남과 견제, 또다른 만남 등은 한 인물을 다각도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역사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마지막 진홍이 분홍이 되는 과정 또한 숨은 뜻을 숨겨두어 커다란 깨달음을 얻게 한다.


스토리가 굉장히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읽었다. 자세한 역사 설명이 덧붙여지지는 않기 때문에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읽기 전 조금의 배경지식을 습득 후 읽으면 훨씬 더 재미있게, 깊이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진홍이아니라분홍 #오늘책 #정현혜 #눈높이아동문학상당선작 #동화우수상 #초등도서 #고학년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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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 아저씨의 개 책마중 문고
세실 가뇽 지음, 이정주 옮김, 린느 프랑송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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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고는 그저 이웃집과의 소통을 그려낸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사실 거의 막판에 이르기까지는 그렇게 흘러간다. 막판에 알게 되는 진실은 훨씬 더 큰 감동과 뭉클함,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어린이 책이고 80페이지 정도의 저학년 책이지만 사실 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야기를 나누려면 중학년 이상은 되어야 할 것 같다.


계단에 앉아 엄마와 이웃집 아줌마가 하는 말을 듣는 아이는 어느날 파벨 아저씨의 개가 죽었다는 소식을 알게 된다. 자신과 언제나 함께였던 고양이 푸푸피두를 잃었던 경험이 있는 아이는 파벨 아저씨를 위로해드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파벨 아저씨는 아이의 위로를 받고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이의 독백체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는 아이의 시점으로 들은 대로, 본 대로 이해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잘못 듣기도 하고 오해도 생기는데 그럼에도 아이가 이웃 아저씨를 위로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과정이 이미 감동을 준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감동에서 끝나지 않는다. 난민 신청을 하고 딸까지 불러오려던 파벨 아저씨의 상황에 반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강한 감정에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이라면 조금 힘든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민 이야기는 바로 우리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알려주고 꼭 알아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나라의 정책이니 아니니 하는 건 둘째치고 우리 곁에 살고 있는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삶을 이 책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파벨아저씨의개 #세실가뇽 #어린이작가정신 #난민 #이웃 #감동 #초등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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